[시시각각(時時刻刻)] 세계 약리학 올림픽이 여는 대구·경북 의료바이오의 내일
대구가 약리학 분야의 올림픽인 '2034 세계 기초 및 임상 약리학 총회(WCP)'를 유치했다. 이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행사로 90여 개국에서 3천여 명의 석학과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대구로 모인다. 2027년 세계대사체학회, 2028년 아태약리학회 유치에 이은 성과로, 메디시티 대구의 의료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유치의 의미는 단순히 국제행사를 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민선 9기 대구 핵심 미래산업인 의료바이오를 도약시킬 기회다. 국제회의는 며칠 열리고 끝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구와 산업, 투자와 시장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글로벌 무역과 전시컨벤션 현장에서 확인한 사실도 이와 같다. 경쟁력 있는 산업이 도시를 키우고, 성장한 도시가 다시 산업을 견인한다. 이 선순환 구조야말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제학회 유치를 지역 의료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이를 위해 네 가지 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대구·경북만의 의료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의료바이오 산업은 의약품·의료기기 제조 기반에 병원과 의료데이터가 결합해, 정밀의료와 항노화, 웰니스로 확장되는 융합산업이다. 수도권을 단순히 따라가는 전략으로는 승산이 없다. 지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연구개발 역량을 연결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지역 산업계와 병원,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이 함께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둘째,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산업 성장의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 메디엑스포 코리아를 AI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웰니스를 아우르는 아시아 대표 전시회로 발전시켜야 한다. 바이어 상담과 해외 의료인 연수를 연계하면 국제회의는 학술행사를 넘어 기업과 연구, 투자와 수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된다. 대구에서 교육받은 해외 의료인은 지역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연결고리가 된다. 셋째,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의료바이오 산업은 내수시장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국제 인증과 투자, 판로를 연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공적개발원조(ODA) 등 개발협력 사업과 연계해 병원 서비스와 의료기기의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국제학회에서 맺어진 네트워크를 공동연구와 수출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넷째, 의료와 관광, 마이스(MICE)를 연계한 체류형 산업을 키워야 한다. 국제회의 참가자와 의료관광객, 해외 연수생이 지역의 의료서비스를 경험하고 역사·문화 관광으로 이어진다면 소비와 일자리가 늘어난다. 의료 AI, 바이오 연구, 국제마케팅 분야의 양질의 일자리는 청년의 정착 기반이 된다. 의료바이오는 한 기관의 힘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지자체와 대학, 병원, 기업, 연구기관, 유관기관이 협력해야 한다. 국제회의에서 시작된 만남이 투자와 공동연구로 이어지고, 의료관광과 수출, 개발협력으로 확장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메디시티 대구'는 이름이 아니라 실질적 경쟁력을 갖게 된다. 2034년 세계 약리학총회 유치는 출발선이다. 중요한 것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아니라 의료바이오 생태계를 자산으로 남기는 일이다. 국제학회는 며칠이면 끝나지만 산업 생태계는 도시의 미래를 바꾼다. 이번 총회가 대구에 남겨야 할 큰 유산도 바로 의료바이오 생태계다. 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