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오른쪽 빈 부지 내에 AI데이터센터가 예정돼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수성알파시티 핵심 인프라 'AI데이터센터'의 건립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SK컨소시엄 핵심 운영사인 SK 측이 대구 AI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SK그룹의 투자가 무산된 것을 두고 의혹도 제기된다. 이달 말 SK그룹 측이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광주 근교권 AI데이터센터 건립 등 호남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과 무관치 않다는 것.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패키징(후공정)에 이어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의 공약과 겹치는 '팹(전공정)'까지 호남 투자설이 흘러나오면서 대구 경제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앙정치가 대구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23일 대구시와 이성오 대구시의원 등에 따르면, 수성알파시티 AI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했던 SK 측이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최미경 대구시 미래혁신정책관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연말 (SK 측이) 현장을 방문한 뒤로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였다. 정확하게 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나 지난해 연말 전후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이 (대구 투자 무산의)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 연락 창구가 아예 닫힌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성알파시티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대구시 제공>
이에 따라 대구시는 SK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최 정책관은 "SK가 빠진 기존 컨소시엄뿐 아니라 대구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협의를 요청한 새로운 컨소시엄과도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실무적인 협의 단계일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키를 쥐고 있던 SK그룹이 사업에서 빠짐에 따라 수성알파시티 AI 데이터센터 건립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다른 운영사를 찾더라도 사업 지연은 물론, 사업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I대전환을 통한 대구경제 대개조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오 시의원은 "수성알파시티 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관심을 보이는 두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초 예정된 8천억원 규모의 투자금액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대구시는 2023년 12월 SK 리츠운용, SK C&C, 아토리서치 등 컨소시엄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총 8천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지역 기업의 AI전환을 지원한다는 구상이었다. 전액 민간 자본으로 수성알파시티 내 부지 9천917㎡(약 3천 평)를 확보한 뒤 연면적 2만9천700㎡(약 9천 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야 했으나, SK의 미온적 태도로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올해 2월로 예정됐던 토지 매매계약마저 지연됐다. 이 때문에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SK그룹은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광주 근교권에 구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 산업계는 깊은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계 관계자는 "지역 인프라나 생태계 측면에서 다른 곳에 비해 (수성알파시티가) 우위를 갖고 있는데, 정치적 구도나 정무적인 판단으로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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