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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추석 연휴 안전과 나눔 실천으로 모든 국민이 넉넉하게
오늘(28일)부터 6일간 모처럼의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이후 평상시로 온전히 회복된 첫 명절이어서 가족 간 정을 나누고 여행과 휴식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명절 연휴에는 각종 사건·사고가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시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또한 행정·치안·소방·의료 당국도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자칫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나눔도 필요하다.이번 추석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크게 늘면서 연휴 기간 4천여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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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영장기각' 여야 모두 誤讀(오독)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으로 대치 정국이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와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법원 결정을 겸허히 수용 못 하는 국민의힘이나, 구속영장 기각이 '면죄부'가 아님을 뻔히 아는 민주당의 억지 호들갑이 피장파장이다. 한치도 누가 낫고 못함이 없을 정도로 국민 눈에는 다 못난이다.민주당이 '영장 기각'을 사법 리스크 탈출로 본다면 오독이다. 영장 기각은 수사의 한 과정일 뿐 무죄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 '영장..
[사설] 대구 아파트 미분양, 부동산 바닥…현실 직시 연착륙시켜야
정부가 지난 26일 주택 관련 정책을 새로 발표했다.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급물량을 늘려 올해 47만가구, 내년까지 100만가구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업대출(PF)보증을 확대하고 중도금 대출도 지원키로 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지만, 수도권을 비롯해 수년간 공급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대책이다. 반면 이 같은 정부 대응은 수도권 중심 대책으로 대구의 부동산 경기나 아파트 분양시장을 감안하면 전혀 결이 다른 정책이다. 공급이 넘친 대구만의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구는 수성..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백승운
박규완
신현정
정성화
이재동
김준형
최신칼럼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칼럼
오늘(28일)부터 6일간 모처럼의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이후 평상시로 온전히 회복된 첫 명절이어서 가족 간 정을 나누고 여행과 휴식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명절 연휴에는 각종 사건·사고가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시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또한 행정·치안·소방·의료 당국도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자칫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나눔도 필요하다.이번 추석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크게 늘면서 연휴 기간 4천여만 명이 이동할 전망이다. 말 그대로 '민족 대이동'이다. 대구지역 대중교통 수요도 전년보다 25% 증가한 63만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동하게 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게 교통길 안전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동안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평상시보다 20% 더 많다. 들뜬 마음에 교통법규를 무시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을 위험에 빠트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또 명절 때마다 대형 화재와 강력 사건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올해 추석은 소외 받은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 상당수가 운영난으로 문을 닫은 게 큰 문제다. 연휴 동안 독거 노인, 노숙인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국민 모두에게 안전하고 넉넉한 추석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으로 대치 정국이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와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법원 결정을 겸허히 수용 못 하는 국민의힘이나, 구속영장 기각이 '면죄부'가 아님을 뻔히 아는 민주당의 억지 호들갑이 피장파장이다. 한치도 누가 낫고 못함이 없을 정도로 국민 눈에는 다 못난이다.민주당이 '영장 기각'을 사법 리스크 탈출로 본다면 오독이다. 영장 기각은 수사의 한 과정일 뿐 무죄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 '영장 기각'은 역설적인 요소를 감추고 있다. '리스크'는 되살아났고, 오히려 더 장기화하고 심화하게 됐다. 민주당의 '안심'은 이르다. 이때다 하고 총반격에 나서 '대통령 사과' '내각 총사퇴' '국정기조 대전환' '법무부 장관 탄핵' 등 무리수를 동시다발 추진한다면 정국은 혼돈 속에 빠져든다. 특히 '반동 색출'의 감미로운 유혹에 넘어가 반(反)민주적 행태를 자행한다면 자해(自害)가 될 뿐이다.국민의힘도 '영장 기각 사유'를 더는 오독 말아야 한다. '이재명 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던 태도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이재명 의혹'은 '정치의 시간'을 접고 '사법부의 시간'으로 넘겨야 한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정치 회복과 정상화가 다급한 과제다. 국민 삶을 지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정부 여당의 존재 이유다. 부디 '영장 기각'을 전면전의 빌미로 삼지 말라. 정치가 언제까지 국민에게 계륵(鷄肋)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인가. 여야 모두 목을 곧추세울 게 아니라 스스로 부끄러움을 품고 '겸손한 귀성길'에 나서길 바란다.
정부가 지난 26일 주택 관련 정책을 새로 발표했다.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급물량을 늘려 올해 47만가구, 내년까지 100만가구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업대출(PF)보증을 확대하고 중도금 대출도 지원키로 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지만, 수도권을 비롯해 수년간 공급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대책이다. 반면 이 같은 정부 대응은 수도권 중심 대책으로 대구의 부동산 경기나 아파트 분양시장을 감안하면 전혀 결이 다른 정책이다. 공급이 넘친 대구만의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구는 수성구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거의 소진되고, 일부 지역에 가격 회복 조짐이 보이지만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전국 최다이다. 신규분양은 완전 중단될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권이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현재 1만1천가구로 전국 최대 규모다. 분양가 할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입주예정 물량도 쌓여 있다. 다음 달 10월 6천200여 가구로 2008년 이후 월별 기준 최다 물량이다. 올 들어 대구는 3만가구의 입주물량 폭탄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켰다. 내년에도 2만여 가구가 쏟아진다.부동산 경기는 사이클이 있다. 침체와 호황이 반복되는 구조다. 그렇다고 해도 대구의 공급 과다와 시장왜곡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정책적 대응을 통해 다른 경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는 완공이 가능하도록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한시적인 양도세 면제 정책도 검토해볼 만하다. 대구시도 신규분양 승인을 적절히 조절해 궁극적으로 지역 부동산 경기가 연착륙하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영남타워] 전선문화관에 대한 우려는 기우다
일부 문화계에서 대구 중구 향촌동에 조성 중인 '한국전선문화관'(이하 전선문화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걱정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이웃한 향촌문화관과의 차별성이 있느냐이다. 둘째는 콘텐츠의 지속성 여부다. 전선문화관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일부의 우려는 단언컨대 기우다. 그럼, 하나하나 따져보자먼저 '향촌문화관의 차별성이 있느냐'의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향촌문화관과 전선문화관은 정체성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향촌문화관은 6·25 전쟁 피란시절 문화예술인들이 머물며 교류했던 향촌동 일원의 모습을 재현한 곳이다. 한마디로 생활상 중심이다. 하지만 전선문화관은 생활상이 아닌 작품 중심이다. 전쟁 당시 문화예술인들은 포연에 휩싸인 전장 속으로 종군하며 시대의 참상을 기록했다. 더러는 전란의 심연 가까이에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받아들이며 펜을 들었다. 문학은 물론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 장르 불문이었다. 그들의 작품은 지금 명징한 기록으로 남았다. 전선문화라는 독특한 장르로 대한민국 문화사에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 있던 당시의 작품을 집대성하고 재조명해 콘텐츠화하는 곳이 바로 전선문화관이다.일부에서 제기하는 또 다른 문제는 '소재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지속성이 있느냐'이다. 이 역시 기우일 뿐이다. 1950년에서 1953년 사이, 3년여간 문화예술인들이 발표한 작품은 무궁무진하다. 문예잡지 '전선문학' '전선시첩'은 기본이다. 당시 출간된 출판물들이 거대한 산맥을 이룬다. 전상렬의 '피리소리', 유치환의 '보병과 더부러', 김동리의 '귀환장정', 박양균의 '두고 온 지표' 등 이미 대구문학관에서 수집해 소장하고 있는 작품집만 수십 권이다. 향후 대구문학관과 협업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신문매체에 발표한 작품도 무한하다. 전쟁 당시 하루도 휴간하지 않고 발행된 영남일보에는 그들의 작품이 셀 수 없을 만큼 실려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스크랩한 작품만 수백 건이 넘는다. 영남일보뿐만 아니다. 전쟁이 소강기에 들어가면서 휴간했다 다시 지면을 발행한 전국의 신문에도 상당수의 작품이 남아있다. 대부분 대구 피란문화예술인이 보낸 작품들이다. 전선문화관이 들어서 당시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한다면 무한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실제 대구시는 전선문화관을 통해 구상, 박두진, 박목월, 유치환 등 유명 작가들의 미발굴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는 장도 마련한다.뿐만 아니다. 전쟁기에 대구에서 창간된 청소년잡지 학원도 전선문화의 한 축이다. 청소년 잡지지만 피란문화예술인들이 대거 필진으로 참여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학술적인 자료도 방대하다. 그동안 전선문화를 깊이 있게 연구한 논문이 상당하다. 논문자료를 근거로 학술의 장을 연다면 이 역시 무한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문학에 그치지 않는다.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한 작품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전선문화관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면 대구는 무한한 자산을 갖게 된다. 이 시대의 작가들이 선배 세대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해 또 다른 작품이 나온다면 금상첨화다.매번 강조하지만 전선문화는 '대구만의 독특한 콘텐츠'다. 서울에도 없는 우리 지역에만 있는 자산이다. 그 자산이 전선문화관을 통해 빛을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지적하고 우려하기보다는 응원해야 할 때다. 백승운 문화부장백승운 문화부장
[자유성] 일대일로
시진핑 주석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직후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듬해 그가 중화민족 부흥의 기치를 내걸고 야심 차게 내놓은 카드가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다. 한무제 때 중동 및 로마와 교역했던 고대 실크로드를 복원·확장해 '대국굴기'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2049년까지 중국과 중앙아시아·유럽을 5개 노선(내륙 3개, 해상 2개)으로 연결하는 거대 경제·무역벨트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현재 일대일로 참여·관계국은 150여 곳이다. 양적으로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주요 참여국 중에 선진국이 별로 없는 데다 독재 국가도 상당수여서 미래가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일대일로는 중국이 참여국에 도로·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투자가 핵심이다. 중국이 벌이는 글로벌 사업의 현재 성적표는 어떨까. 중국은 무역흑자의 40%를 일대일로에서 벌어들인다고 한다. 꽤 짭짤한 수입이지만 문제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현지 사업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스리랑카를 비롯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대일로의 위기는 불량채권 급증뿐만 아니다. 미국 주도하의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이 더 큰 위협 요인이다. 중국은 다음 달에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탄생 10주년 이벤트를 거창하게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참석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가진다고 한다. 일대일로가 세계 1·2위 독재자들을 연결하는 공식 통로도 되는 셈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취재수첩] '다시 뛰겠습니다'
경북 예천군은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등 정치권에서는 앞다퉈 수해 현장을 다녀가는가 하면 일손돕기에도 동참했다.예천에는 지난 6월26일부터 7월18일까지 23일 중 4일을 제외하고 비가 내렸다. 특히 7월14일부터 이틀 동안 연 강수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집중 폭우가 쏟아지면서 예천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인명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온 힘을 다한 이웃들의 따뜻한 사연도 전해졌다.하지만 폭우로 17명의 소중한 인명이 피해를 보았다. 이 가운데 실종자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수해로 인한 총피해액은 1천75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과 농경지·농작물·농기계 등 사유 시설 248억원, 도로·하천·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827억원이 손해를 입었다.예천군은 이달 초 안전한 예천을 만들기 위해 자연재난 피해복구지원단을 꾸렸다. 피해 발생 두 달여 만이다. 항구 복구에는 총 2천6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예천은 국비 1천686억원을 지원받아 장·단기 복구계획을 마련해 항구 복구에 돌입했다.수해 이후 예천군의 모든 행정은 수해 복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군의 역점사업들도 대부분 미뤄졌다. 하지만 이젠 잠시 멈췄던 각종 역점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현재 가장 시급한 사업은 대한육상연맹 교육훈련센터 건립이다. 사업비 195억원이 투입돼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은 내년 말 완공되면 예천이 명실상부한 육상 중심도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와 함께 원도심 경기 활성화를 이끌 예천한우특화센터도 다음 달 착공한다. 안전한 산후조리와 신생아 돌봄을 위해 공공산후조리원도 사업비 95억원을 들여 설계에 들어갔다.앞서 예천군은 올 상반기 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준공과 패밀리파크 개장에 이어 읍내 원도심에 4층 규모의 아이사랑안심케어센터를 열어 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올해 김학동호(號)가 숨 가쁘게 달려오며 각종 성과를 냈지만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폭우로 모든 일상이 잠시 멈춰 섰다. 폭우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소중한 예천군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안전 예천'을 위한 예천군의 도전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장석원기자〈경북본사〉장석원기자〈경북본사〉
[박규완 칼럼] 엉뚱한 데서 샌다
부동산과 국가부채. 이게 뭘까. 문재인 정부의 2대 실정(失政)을 웅변하는 키워드다. 문 정부 5년간 아파트 가격이 두 배 올랐다는 건 익히 아는 사실. 나랏빚도 엄청 늘었다. 2017년 660조원이었던 국가부채는 2021년 말 1천69조원으로 불어났다. 순증액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의 351조원보다 많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도 36%에서 49.7%로 높아졌다. 방만 재정운용의 후과다. 5년 새 공무원 인건비만 연간 9조원 늘었다니…. 윤석열 정부는 결이 다르다. 건전재정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을 2005년 이후 최저인 2.8%로 결정했다. 재정준칙 도입도 서두른다. 관리재정수지 기준으로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제한한다. 이른바 '3% 룰'이다. 문 정부가 2020년 입안했던 재정준칙보다 단순하고 빡세다. OECD 38개국 중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윤 정부가 빛의 속도로 늘어나던 나랏빚에 제동을 건 셈이니 상찬할 만하다. 한데 엉뚱한 데서 샌다. 멀쩡한 민방위복 교체가 일례다. 왜 바꿨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청록색이 더 세련돼 보여서? 민방위복은 재난상황에 입는 옷이다. 숲속이나 바다, 어두운 데서도 눈에 잘 띄는 노란색이 청록색보다 더 적합하다.행정안전부는 기존 민방위복이 방수 및 난연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댔는데 색깔을 바꾸지 않고도 새 제품의 기능을 개선해 나가면 될 일 아닌가. 민방위 복제 개편을 위한 회의가 14번이나 열렸는데도 회의록이 없다? 석연찮다. 괜히 교체 배경의 궁금증을 자극한다.돈이 새는 곳이 이뿐이랴. 대통령실 용산 이전비용은 기하급수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이전을 밀어붙일 때 "이전비용이 496억원"이라며 "다른 문제는 없다"고 흔쾌히 말했다. 그런데 웬걸. 496억원은 이제 왜소해 보인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밀려난 합참 이전에 투입되는 예산만 수천억 원에 이른다. "합참 이전 비용을 2천억~3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합참이 국방부에 제시한 이전비용은 2천393억원이다. 합참은 2026년까지 과천 남태령으로 옮겨간다. 영빈관 같은 난제도 불거졌다. 뜨끔한 여론에 신축 계획을 철회했지만 청와대로 돌아가지 않을 요량이라면 영빈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신축비용 878억원은 언젠가 집행돼야 할 예산이다. 용산 대통령실 사이버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통합검색센터 신설에 들어간 비용이 74억원이다. 윤 대통령이 5년 내내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통통제와 경찰인력 동원 등 기회비용이 만만찮아서다. 용산 대통령 관저 신축이 불가피하단 의미다. 새 관저 건축엔 또 얼마를 써야 할까. 정부가 비영리재단법인 '청와대 재단'을 신설할 모양이다. 청와대 관리 및 운영, 공간 활용사업, 문화재 보존연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재단 설립 비용으로 330억원을 책정했다. 청와대 리모델링에도 2년간 176억원이 투입된다. 대통령실을 이전하지 않았다면 대부분 절감할 수 있는 예산들이다. 굳이 어공(어쩌다 공무원), 늘공(늘 공무원)을 따진다면 대통령은 임시직 어공이다. 5년 기한의 임시직이 백년대계 국가 중대사를 독단으로 결정한다? 국민은 그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 용산 대통령실과 관련한 추가 비용이 불어날수록 졸속 이전이란 비난이 커질 수밖에 없다.논설위원논설위원
[더 나은 세상] "I am thankful for…" 추석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20년 전 처음 캐나다에 갔을 때, Thanksgiving (혹은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이 10월 초라 놀랐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네 번째 목요일이라 크리스마스·연말분위기와 이어지는 느낌인데, 10월 두 번째 월요일인 캐나다의 Thanksgiving은 한국 추석과 비슷한 시기이다. 북미에서도 Thanksgiving은 대가족이 모이는 큰 명절이다. 어느 해 미국인 친구를 따라, 하와이의 빅 아일랜드에서 Bed & Breakfast(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숙박시설)를 운영하는 그 애 부모님 댁에 가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1년에 한 번 추수감사절 때는 자식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도록 숙박시설 문을 닫는다고. 가족들과 손님들이 모여 식사하기 전 돌아가며 "I am thankful for…(나는 …에 대해 감사해요)"라고 한마디씩 감사를 나누는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명절도 풍성한 덕담과 인사가 오가지만, 상대방에 대한 축복이 아닌 자신이 감사한 것을 가족모임에서 공개적으로 나누는 것을 본 기억은 없어서. 한국 지인들이 흔히, 캐나다에서 '교수씩이나' 하는 싱글여성의 삶은 화려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달리, 너무 추운 날씨, 처음 접하는 북미 중서부 문화, 학문적 지향점이 다른 직장문화 등 사스카툰에서의 지난 10여 년은 내게 낯설고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이란 기억이 강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페이스북의 기록을 보니, 나는 사스카툰에서 그간 참으로 풍성한 추석과 Thanksgiving 명절을 보냈었구나. 기억이란 왜곡되기 마련이다. 어느 해는 한국지인 댁에서 직접 송편을 만들어 먹고 그 다음 날은 중국인들 중추절(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 행사에 가서 전통악기 연주를 듣고 문케이크(월병)를 먹었다. 어느 해는 집에서 전 부치고 잡채 하여 두 번의 추석 파티를 열었고 결혼하여 아기를 데리고 온 졸업한 외국인학생 가족 등과 참으로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 해는 캐나다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직접 구운 칠면조 요리와 크랜베리 소스, 호박파이 등으로 북미식 Thanksgiving 파티를 집에서 열었다. 또 어느 해는 우리대학 학부학생들 대상의 글로벌 K-컬처 클럽이란 동아리를 새로 만들어, 다양한 지역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서 성대한 추석행사를 열기도 했다. 삶이란 이렇게 머무는 곳마다 주인 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뭔가를 나눌 때 충만함과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한국은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다들 바쁘게 사느라 만나기 힘든 가족들이 모여 기쁘고 행복해야 할 명절이 더 이상 명절증후군 등의 스트레스란 이름으로 불리지 않기를 바란다. 과도한 가사노동이나 정치 관련 가십으로 갈등과 논쟁을 부르는 피상적인 시간 말고,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끼리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엇에 대해 감사하는지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듣고 나누는, '정서적으로 친밀한'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요즘 듣고 있는 어느 온라인 수업에서 2주간 매일 감사 기도하기 과제가 있는데,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에게 감사하기'로 주제를 정하고, 불안하고 조마조마 걱정 많은 성격에도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아 여기까지 온 나에게 감사하고 있다. 오늘 기도 때는 눈물이 왈칵 솟았다. 내 삶과 그 길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한다. 내 의식이 가는 곳으로 내 에너지가 흐른다. 당신은 지금 무엇에 감사하나요? 독자님들 모두 해피 Thanksgiving. 해피 추석.신현정 캐나다 사스카추안대 교수신현정 캐나다 사스카추안대 교수
[기고] 대구의 수영 발전을 위한 제언
지난 9월25일 대구시청 소속 지유찬·이호준 선수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유찬은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 72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기록하며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호준은 남자 자유형 계영 800m 결선에서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과 함께 7분 1초 73의 신기록으로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호준은 두 번째 영자로 중국에 이어 2위로 출발하였다. 치열한 선두 경쟁과 역영으로 300m 구간을 1위로 통과하며 3분 32초 19로 1위를 지켰다. 이어 김우민, 황선우 선수의 활약으로 아시안게임 단체전 첫 금메달을 땄다.나는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어려운 환경과 역경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딴 지유찬·이호준 선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편으론 걱정도 있다. 선수들은 수영 전용 훈련장 없이, 두류수영장에서 타 종목과 같이 훈련했다. 최근에는 전국체전을 앞두고는 인근 50m 수영장에 장소 협조를 구했으나, 거절당한 적도 있을 정도로 레인이 부족하다. 아시안게임 메달 선수가 수영장 레인 부족으로 전국체전에서 최상의 콘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이번 동시 금메달을 발판 삼아 대구수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용수영장 건립과 더불어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협조 및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엘리트 수영을 위해서는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가 중요한데, 그동안 개인이 갈고닦은 기량을 대중 앞에서 드러내고 자신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마추어 수영대회를 통하여 기량을 확인 점검하고 그에 따른 동기부여를 통해 체력증진 및 기량을 연마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지만, 수영대회는 타 종목과 달라 심판, 운영진 등 많은 인력과 예산이 수반된다.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는 유일한 800m, 1,500m 경기를 개최하는 대구시수영연맹회장배 생활체육 장거리수영대회에 매년 250명 이상 수영동호인이 참가하고 있다. 또 대구시장배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는 엘리트선수와 동호인 선수가 함께하는 대회로 엘리트선수 150여 명, 동호인 선수 800여 명으로 약 1천명이 참가하는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수영대회다.그러나 내년부터는 대구시가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어쩔 수 없이 2일간 열리는 대회를 하루 대회로 축소해 개최하면, 참가 선수도 1천명에서 500명으로 줄고, 지금껏 지역의 생활 체육의 밑거름이 된 대회가 반쪽자리 대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대구시 수영동호인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타지역의 동호인 수영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영동호인 수는 줄어들고 선순환 구조가 무너져 엘리트 수영선수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대구시수영연맹은 학교 운동부 감소로 인해 대구 최초로 수영전문 스포츠클럽인 사단법인 대구성서스포츠클럽을 재작년 설립했다. 대구성서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 한 종목 스포츠클럽 공모사업에서 최종 선정되어 5년간 국비 4억원 매칭 지원금(1억원, 달서구청지원) 등 총 5억원으로 확보하여 운영 중이다. 2022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동메달, 2023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동메달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현재 50여 명의 초등부 선수가 라온제나 수영장과 두류수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 금메달과 전국적인 수영스포츠클럽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우리 대구시수영연맹도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해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생·발전하는 대구글로벌메세나협회 같은 기업과 체육이 상생·발전하는 대구체육후원협회를 만들어 우수선수를 후원할 것이다.이동건 대구시수영연맹 회장이동건 대구시수영연맹 회장
[기고] 성덕댐, 지역사회와 미래 물관리의 초석 되길
청송은 사과로 유명한 고장이다. 지역 여기저기 사과밭이 펼쳐져 있고 사과 상징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요즘 청송의 고즈넉한 가을하늘은 청송사과의 붉은 때깔을 한층 더 곱게 만들어 준다. 지금껏 먹어 본 사과 중 청송사과보다 더 맛있는 사과를 먹은 기억은 별로 없다. 혹시 아직 청송사과를 맛보지 못한 분들은 꿀보다 더 달콤한 청송사과를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청송은 사과뿐 아니라 달기약수터, 주왕산, 대전사, 송소고택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올가을에는 청송사과도 맛보고 청송의 수려한 풍경도 여유롭게 즐기시면서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한 계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물로 더 행복하고 안전한 지역사회청송에는 또 하나의 가볼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이번에 준공한 성덕댐이다. 성덕댐은 청송 남쪽지역인 안덕면과 현서면에 위치해 있다. 이 댐은 경북 내륙의 안정적인 용수공급, 댐 하류지역의 홍수피해 경감, 수력발전 등을 목적으로 2006년 착공해 2017년부터 본래의 목적대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청송은 청송군의 슬로건이 '산소카페'일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정지역이다. 주변에 큰 오염원이 없어 맑은 물과 공기를 자랑한다. 이런 청정지역에 위치한 성덕댐은 다른 어떤 곳보다 수질이 우수해 맑은 물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고, 하천에서 발생하던 홍수피해도 예방할 수 있어 지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농업용 저수지를 다목적댐으로성덕댐은 국내 최초로 농업용 저수지를 다목적댐으로 재개발한 댐이다. 댐 재개발이란 장래 물 부족이 예상되지만 적절한 댐 개발 적지가 없어 수자원 확보를 위해 기존의 댐·저수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성덕댐이 개발되기 전에는 '수락지'라는 약 80만㎥ 용량의 농업용 저수지가 있었다. 이 저수지를 K-water와 한국농어촌공사가 협의 후 재개발해 약 2천800만㎥ 저수용량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공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 기능도 할 수 있게 돼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효용 증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성덕댐 건설은 2016년 완료됐지만 길안천 취수 정상화와 댐하류 수달캠핑장의 농업진흥지역 해제 문제 등을 해결해 올해 9월19일 행정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성덕댐 준공으로 성덕호 주변을 관광지로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water는 청송군과 협력해 관광·휴식·여가 공간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미래 물관리의 초석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후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있으나 자연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커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호우로 인한 물 재해 피해 규모와 발생 빈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여름 경북 북부지역인 예천·영주 등에서 강우로 수십 명의 인명피해와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이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집중호우 시 물을 가둘 수 있는 댐과 같은 물그릇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마침 정부는 중소규모 신규 댐 10개 건설을 위해 내년부터 1조7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물 수요 등 건설 당시와 변화된 여건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댐을 재개발하면 수몰이나 보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성덕댐이 댐 재개발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다각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효과적인 물관리 및 댐 개발 방안 마련으로 물 재해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는 날을 상상해 본다.김보황 (K-water청송권지사 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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