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지역 예술의 팬이 되어주길
얼마 전 대구의 대표 축제 중 하나인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연극과 뮤지컬만큼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장르도 드물다. 음악, 무대, 조명, 대본, 연출 등 수많은 예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몇 년 전 필자는 무용과 재즈 빅밴드를 결합한 융복합 공연의 기획에 창작진으로 참여하며 다른 장르의 공연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접한 것이 연극과 뮤지컬이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지난해에는 뮤지컬 극작가로도 데뷔해 관련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평생 재즈 신에서 활동해온 필자의 눈에 비친 지역 연극·뮤지컬계는 인상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한 작품에서 함께했던 창작진과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는 일이 잦았고, 서로의 공연을 공부하거나 궁금해서, 혹은 응원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재즈 신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기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는 지역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인력이 반복되는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를 지지하고 성장시키는 건강한 창작 생태계의 모습으로도 읽혔다. 아쉬움도 있었다. 서울의 유명 작품들이 지역으로 유통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지역에서 탄생한 훌륭한 작품들은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채 막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많은 예술인들이 홍보와 유통, 마케팅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역 예술에 필요한 것은 훌륭한 창작자만이 아니다. 정성 들여 만들어진 한 편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작품의 가치를 발견하고, 유통의 문턱을 낮춰주는 문화예술기관의 지원과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좋은 작품이 탄생하고, 효과적으로 유통되며, 관객에게 닿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지역에서 시작된 작품이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나아가 세계로 향하는 일도 더 이상 꿈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예술을 성장시키는 가장 큰 힘은 결국 사람의 관심이다. 지역예술도 마찬가지다. 우리 동네에서 만들어지는 공연 한 편을 찾아가는 작은 발걸음, 좋은 작품이었다고 전하는 짧은 응원, SNS에 남기는 한 줄의 관람평이 지역 예술의 내일을 만든다. 지역 예술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거창한 기관만이 아니라 바로 지역의 관객이다. 다가오는 주말. 우리 지역 예술의, 우리 지역 예술가들의 첫 번째 팬이 되어보자.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