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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국민의힘은 대통령 아닌 '국민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전당대회 승리로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구축한 한동훈 대표가 25일 첫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생정책의 출발을 알렸다.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국민명령'을 상기시키면서 당이 더욱 유능해져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정치권이 하나같이 민생을 떠벌리고, 민심을 운운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실용적 민생정책이 실종돼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국민연금 개혁에서부터 의사증원까지 민생과 국가적 명운을 건 사안들이 끝모르게 표류하고 있다. 한동훈호(號) 집권여당은 이제 실타래처럼 얽힌 민생 난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한 대표는 이날 당장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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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企 파산 속출하는데 정부는 지켜만 볼 것인가
코로나19 이후 몰아치는 경기 한파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까지 더해져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탓에 영세기업의 '줄파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고는 987건으로 1년 새 36% 급증했다. 대구경북 상황은 더 심각하다. 상반기 파산 신고는 65건으로 1년 전(39건)보다 66%나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지난해 법인 파산은 1천..
[사설] 은행권 비대면 영업강화, 금융소외 계층 불편 최소화해야
은행 점포는 물론,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해를 거듭할수록 생활 주변에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비대면 영업이 강화되면서부터다. 신속·정확·효율성을 앞세운 이 같은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어르신을 포함한 금융 소외 계층의 불편 역시 덩달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권 영업 및 성장 전략에 이들에 대한 배려가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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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매너워터
'매너워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지.국가통계포털 KOSIS가 2020년에 발표한 '반려동물 보유 유형별 가구'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는 총 312만8천962가구로, 그중 '강아지'를 기르는 가구는 226만8천514가구다. 이렇게 수많은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또 그 수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 반려인과 비반려인은 서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절 등을 철저히 해서 '공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반려동물을 기르는, 특히 '강아지'를 기르는 반려인이 지켜야 하는 예절에는 '펫티켓'이 있다. 펫티켓이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예절을 뜻하는 (etiquette)의 합성어로, 자신의 반려동물을 공공장소에 동반하거나 타인의 반려동물을 마주쳤을 때 갖춰야 할 예절을 말한다. 통상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거나 외출할 때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일컫는 데 사용된다. 이 펫티켓에는 목줄 또는 가슴줄 사용, 인식표 부착, 배변 봉투 지참 등이 있다. 필자는 이 중 '배변'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반려견이 '대변'을 보면 지참한 배변 봉투로 치워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비반려인들은 대변뿐만 아니라 '소변'에도 고통을 호소한다. 주로 얼룩이 지고 냄새가 나는 등의 이유다. 반려인의 입장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런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매너워터'다.반려견이 산책 시에 '마킹'을 하며 소변을 누면 그 자리에 물을 부어서 씻어내는 행위가 새로운 펫티켓으로 등장했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물이 바로 매너워터다. 보통 작은 생수통에 담아가서 부어준다. 최근 젊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물총'에 물을 담아 뿌리면 물 낭비도 적고 훨씬 편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물을 뿌리며 치우는 것이 마치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느껴져서 재미가 있다는 반응도 있다.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당연히 '내 새끼'니까 어떤 행동을 해도 사랑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비반려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내 강아지, 내 고양이를 사랑하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 소수의 경우지만, 이유도 없이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손가락질하고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비반려인도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해야겠다.이렇게 서로 배려하다 보면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간극이 좁아지고 조화로워지지 않을까.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주진오의 한국현재사] 카레예츠의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
카자흐스탄의 전 수도인 알마티까지 4천㎞를 날아가는데 6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1937년에 연해주에서 이곳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던 고려인들은, 열차에 실려 훨씬 더 먼 거리를 두 달 가까이나 이동했습니다. 알마티에서 국내선으로 1시간 반 거리의 크질오르다에 도착해서, 먼저 홍범도 장군님을 뵈었어요. 장군님을 마주하니, 작년에 국내에서 벌어졌던 소동 때문에, 더욱 송구스러웠습니다. 민족교육을 위해 애쓰셨던 계봉우 지사님께도 인사를 드렸어요.현지 고려인협회 회장단이 나와서 환영해 주셨습니다. 박 데니스 회장은 고려인의 피가 25%라는, 푸른 눈의 잘생긴 청년이었어요. 한국어도 고향도 모르지만, 밀양이라는 본관은 알았고 스스로 고려인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당시 소련 정부가 이곳으로 강제이주 시킨 이유에는, 이 지역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지요. 고려인들은 농사를 잘 짓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르다리아 강을 따라 고려인들의 집단농장인 콜호즈가 이어지고 있었다고 해요. 크질오르다에는 홍범도 거리도 있었습니다. 장군이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고려극장은, 현재 지역을 위한 극장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아쉬운 것은 1951년에 건립했던 비석의 행방을 현지 고려인들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슈토베는 알마티에서 차량으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지역인데, 고려인들이 처음 도착했던 곳이지요. 그들이 최초로 정착했던, 지금은 공동묘지가 되어 버린 바슈토베 언덕을 찾았습니다. 허허벌판에 움집을 짓고 첫 겨울을 지내야 했던 곳이지요.알마티에는 '고려일보'가 있습니다. 1923년 '선봉'으로 시작하여, 강제이주 후에는 '레닌기치'라는 이름으로 전 소련 지역에서 배포되었던 유일한 한글 신문이었는데요. 요즘은 러시아어와 함께 발간하고 있습니다. 고려극장은 강제이주 후에 크질오르다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가 1942년에 우슈토베로 이동했지요. 1968년부터 알마티로 옮겼는데,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 음악 및 코미디 극장'이 공식 명칭입니다. 최근에는 국가 최고의 위상인 아카데미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이번 여행을 통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몇 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고려인들을 흔히 카레이스키라고 하는데요. 이는 '한민족의'를 뜻하는 형용사로서, 고려인을 의미하는 경우에는 카레예츠가 맞다고 합니다. 고려인들 대부분이 사막 한가운데 내려서 토굴을 파고 살았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것은 소련공산당의 명령을 단 3개월 안에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 무질서의 결과로, 극히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일이었답니다. 그 후 고려인들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농업 면에서 가장 큰 성과를 올린 소수민족이 되었지요. 콜호즈와 '고본지'라 부르는 계절농업을 통해 성공한 고려인들은 점차 유라시아 전역으로 이주해 나갔습니다.현재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은, 전 인구의 0.6%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고려인협회의 회장들은 대부분 30~40대의 젊은 세대였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다른 민족과 혼인을 통해 외모가 다른 경우가 많아요. 고려인 박물관의 건립이 시급하다고 느꼈습니다. 강제이주 1세대들은 거의 다 세상을 떠났고 2세들도 고령이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기억과 유물들을 보존하고 전시할 공간이 필요해요. 이들의 역사도, 우리 민족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상명대 역사콘텐츠 학과 명예교수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 학과 명예교수
전당대회 승리로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구축한 한동훈 대표가 25일 첫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생정책의 출발을 알렸다.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국민명령'을 상기시키면서 당이 더욱 유능해져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정치권이 하나같이 민생을 떠벌리고, 민심을 운운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실용적 민생정책이 실종돼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국민연금 개혁에서부터 의사증원까지 민생과 국가적 명운을 건 사안들이 끝모르게 표류하고 있다. 한동훈호(號) 집권여당은 이제 실타래처럼 얽힌 민생 난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한 대표는 이날 당장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들고 나왔다. 폐지 여론이 더 높게 조사되고 있다며 야당도 함께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야당이 극렬하게 밀어붙이는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방송4법도 중대 이슈이기는 하나, 따지고 보면 이런 사안들이 일반 민생과 얼마나 연계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를 마치면 보다 진취적 차원에서 국정현안을 살펴봐야 하는 의무가 함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당·정 관계의 복원도 주목된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를 언급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 만찬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자"고 했다. 그동안 우려돼 왔던 불편한 관계를 불식시킨 발언으로 보여 일단 고무적이다. 당·정관계가 불협화음을 보인다면 국정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덧붙인다면 당·정관계는 한 대표가 말한 건강함과 동시에 긴장관계도 내포돼야 한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원칙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몰아치는 경기 한파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까지 더해져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탓에 영세기업의 '줄파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고는 987건으로 1년 새 36% 급증했다. 대구경북 상황은 더 심각하다. 상반기 파산 신고는 65건으로 1년 전(39건)보다 66%나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지난해 법인 파산은 1천657건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지만 올해는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설 게 확실하다. 한계기업들이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것도 주된 이유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816곳으로 파산 신청보다 적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회생 절차에 드는 비용조차 마련하기 힘들거나 재기 의지를 상실한 기업들이 곧바로 회사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기업 파산이 제조업에서부터 건설업, 벤처업,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지난 1분기 중소기업 부채 비율이 6년 만에 최고치인 114.3%로 치솟았다. 한계기업들의 부실 폭탄이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게 없다.우리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실효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한계기업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출 부채 관리가 요구된다. 아울러 옥석을 철저히 가려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 위주로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은행 점포는 물론,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해를 거듭할수록 생활 주변에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비대면 영업이 강화되면서부터다. 신속·정확·효율성을 앞세운 이 같은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어르신을 포함한 금융 소외 계층의 불편 역시 덩달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권 영업 및 성장 전략에 이들에 대한 배려가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철거된 ATM은 전국적으로 1만4천대가 넘는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각각 745대와 706대가 사라졌다. 우리은행이 3천453대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이 3천189대로 뒤를 이었다. 은행 점포도 같은 기간15.4%(885개)가 줄었다. 은행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철거 및 폐쇄 이유는 경제성과 효율성이다. ATM 중심의 무인점포 1곳을 운영하는데는 임대료 등 연간 수천만 원이 든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경영합리화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은행이 가진 공적·사회적 기능과 책임도 그에 못지않다. 엄청난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인 은행권에서 내놓은 이유치고는 궁색하고 구차하다. 금감원의 날 선 비판 등을 의식한 은행권이 다양한 해법을 찾느라 분주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시니어 특화점포 운영과 이동점포 확대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소비자를 불편케 하는 은행을 외면하는 것은 상식이다.
[자유성] 부메랑 효과
정치와 경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는 부메랑효과다. 어떤 행동이 행위자의 의도를 벗어나 불리한 결과로 되돌아 오는 것을 말한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78세의 트럼프가 81세의 바이든을 고령이라 인지능력도 떨어진다고 공격한 것은 먹혀들었다. 총기 피습 때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트'를 외치던 트럼프의 모습에서 고령 리스크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바이든이 물러나고 올해 60세인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고령 리스크는 이젠 트럼프가 안게 됐다. 해리스 측이 트럼프의 나이를 공격할 것이며, 바이든을 향해 던진 고령 리스크 공격이 트럼프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에 대한 정산 지연사태도 관련업계에서는 부메랑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인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해당 플랫폼 내 셀러(판매자)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구매한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환불도 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큐텐은 지난 2년 동안 티몬·위메프뿐 아니라 인터파크쇼핑·위시·AK 몰 등 5개 회사를 잇달아 인수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큐텐이 무리하게 외형을 키운 것이다. 무리한 확장이 결국 정산지연에다 환불까지 막히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보통 사람의 일상조차 부메랑효과가 나타난다. 오늘의 일이 내일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김진욱 논설위원
[하재근의 시대공감] 결국 터지고 만 '사이버 렉카' 문제
최근 먹방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협박 등 교제폭력을 당해왔고, 그 후엔 이른바 '사이버 렉카'라고 불리는 이슈폭로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큰 충격을 안겼다. 쯔양은 구독자 수가 1천만 명이 넘고 한국 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튜버'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정도의 스타마저 사이버 렉카로부터 고통 받아왔다는 것이다.교통사고가 터지면 견인차(레커)가 신속히 출동한다. 그처럼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신속히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한다는 의미에서 누리꾼들이 '사이버 렉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번에 '렉카연합'의 일부 유튜버들이 쯔양을 협박했다고 한다. 그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수사를 통해 진상이 가려질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과 별개로, 이번 일을 계기로 폭로 유튜버 문제의 심각성을 우리 사회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인터넷엔 수많은 소문이 넘쳐난다. '지라시'라며 휴대폰으로 유포되는 소문도 있고, 누군가가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정상적인 언론은 그런 정보들을 섣불리 알리지 않는다. 개연성이나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신중하게 보도할 것이다. 반면에 일부 폭로 유튜버들은 무조건 빨리 영상으로 알린다.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도 '아님 말고'다. 보통 시간이 흐른 후에야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식어버렸을 때가 많다. 일부 폭로 유튜버들은 기존 사건의 문제는 도외시한 채 또 다른 폭로로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제보를 받았다면서 방송할 때가 많은데, 사실무근으로 드러나도 '나는 제보를 전했을 뿐이다'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폭로들이 설사 사실이라도 '사적 제재' 등 중대한 문제가 있는데, 심지어 허위 사실이라면 더 심각한 문제다. 거기에 더해 폭로 대상자를 협박해 뒷거래까지 시도했다면 정말 엄중한 사안이다.이게 특히 엄중한 이유는 폭로 유튜버들이 권력이 됐기 때문이다. 언론 윤리는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다. 언론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적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합의가 진즉에 이루어졌다. 요즘은 유튜버들이 기존 언론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므로 그런 유튜버의 윤리 문제는 엄중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성언론이 받는 만큼의 감시와 견제는 받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폭로 유튜버들을 권력으로 만들어준 건 대중이다. 수많은 대중이 폭로 유튜버의 영상을 클릭해서 보고 거기에 영향 받기 때문에 유튜버의 영향력이 커졌다. 폭로 유튜버들은 대중이 원하는 자극적인 폭로를 제공하면서 큰 환호를 받아왔다. 심지어 정의의 구현자로까지 추앙 받기도 했다. 쯔양 협박 의혹이 드러나자 대중은 이름이 거론된 유튜버들을 질타하고 있지만, 다른 폭로 유튜버들은 건재하다. 대중은 여전히 그런 영상을 클릭해주고 있다.대중의 미디어 소비 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언뜻 봐도 신뢰성이 떨어져 보이는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고 심지어 맹신하기까지 한다. 결국 기성 시스템을 불신하게 되는데 이건 우리 사회 신뢰 약화로 이어진다. 학교에서부터 인터넷과 미디어 소비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진행해서 정상적인 '인터넷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 그리고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유튜버들을 어떻게 감시하고 견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개인방송 유명인들이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영향력만 키워간다면 장차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토대까지 위협하게 될 수 있다.하재근 문화평론가하재근 문화평론가
[이재윤 칼럼] 美, 다시 트럼프 선택? 세계의 불행이다
바이든 후보 사퇴 당시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굳게 입 닫은 외교부 대신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 뉴탄친(牛彈琴)을 통해 짤막한 논평을 냈다."미국에서 역사적 대사건이 발생했다. 한 국가가 점차 자신감을 잃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내부가 찢어진 채 암투를 벌일 때는 바깥에 적을 만들고 책임 떠넘기기와 먹칠하기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더 치열하고 더 흥미진진한 싸움이 뒤에 남아있다는 것이다."G1에 맞선 G2의 시각이 투영됐을 터이고, 방점이 흐릿한 서술형 논조임을 고려하더라도 곱씹어 보면 꽤 많은 진실이 담겨 있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은 30여 년간 세계 유일 패권 국가 자리를 고수하지만, 지금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명분과 권위를 잃으면 자신감과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미국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이유를 친구 탓으로 돌리고 친구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라"고 압박까지 한다. 이 위험천만한 역주행이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란 구호 아래 자행된다. 이런 흐름을 목도 중인 중국이 "더 흥미진진한 싸움이 뒤에 남아 있다"라고 여유를 부렸다. 그 말속에 꽈리를 튼 음흉한 '중국몽'이 느껴진다.'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트럼프의 출현과 통치 스타일, 팬덤과 무관치 않다. 그는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하고 민주주의 전복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의 등장으로 민주당이 결집하자 공화당 내부에서 "또 패배하면 내전이 있어야 할 것"이란 발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민주주의에 적합지 않은 측근들에 둘러싸여 있다. 수많은 성 추문과 34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신실해야 할 '미국 내 복음주의자들과 보수 기독교인들에게 전례 없이 강한 지지를 받는 것'(AP)은 불가사의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자신을 메시아에 비교하는 것에 익숙'(가디언)할 정도로 비정상적 인격 소유자다. 21세기 최고의 과학기술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위험한 우상화. 레이건이 백인 복음주의자들을 공화당으로 끌어들일 때만 해도 짐작조차 못 한 일이었다. 종교가 세속적 욕망에 오염됐던 중세 말기적 증상이 금세기 최강 미국에서 발현한 건 불길한 징조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같은 이기적 구호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모범과 세계 평화의 수호자 같은 미국의 오랜 이타적 정신의 회복에 있다.단숨에 1천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은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대세를 잡았다지만 '트럼프 우세' 판도를 뒤집기는 녹록지 않다. 미국이 다시 트럼프를 선택한다면 미국의 불행이고 세계의 재앙이다. 대한민국에도 어떤 지옥문이 열릴지 모른다. '트럼프 리스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일주일 만에 28조원 증발했다고 호들갑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호전적 이기주의자는 역사의 조연에 그쳐야 한다. 그런 자, 그런 국가가 위대하게 되는 건 전례도 없고 정의에도 반한다. 11월 대선 이후 미국은 그전의 나라가 아닐지 모른다. 미국의 보통 사람들이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지치고, '정치적 올바름'에 신물이 나 있다니 슬픈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트럼프는 한국의 안보 따윈 관심도 없다. 요행을 바라서도 안 되고, 희망 고문도 소용없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목전에 왔다. 논설위원이재윤 논설위원
[기고] 萬卷堂(만권당)을 아시나요
대구 중구 수창동 아파트숲 속 수창 공원을 마주 보고 있는 대구예술발전소 2층에는 만권당(萬卷堂)이 있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수창동에서 담배를 만드는 공장이었던 연초제조창을 새로이 단장해 만든 예술 공간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근대 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 조성' 프로젝트에 선정돼 2013년에 개관했다. 정방형 철근콘크리트 붉은 벽돌 건물로 생각보다 높고 웅장하다.만권당은 고려 충선왕이 중국 원나라에 있을 때 연경에 세운 '독서당'으로 많은 책을 갖추고 원나라의 수많은 학자와 문화교류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만권당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에게 일상적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하고자 시작된 것이 만권당 프로젝트이다.이제 자신의 예술세계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청년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도전의 장이 되는 '만권당 프로젝트'는 대구예술발전소 2층 도서 공간인 '만권당'을 중심으로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적 기능을 강화해 방문객이 예술의 가치와 역할을 경험하고, 향유하는 범위를 확대하고자 시행되고 있다.다양한 작가들과 예술가들의 책을 깊이 있게 책을 말하고 예술을 만나는 독립출판 프로그램도 있다. '글은 당신이 꾸는 꿈'이란 주제로 나의 내면을 관조하고, 글로 표현해 표현의 기쁨과 창작의 고통을 느끼며 8주간 쓴 글을 원고로 엮어 탈고하는 기쁨도 맛본다.이밖에 예술발전소 풍경 드로잉 및 채색 프로그램 먹지 드로잉 수업이 진행됐다. 기획 공연 'Romance is in the Air'로 인디 아티스트 심상명과 시원한 밴드 음향으로 청춘을 노래하는 쏘노로스의 공연도 이루어졌다.또 '책과 예술로 발견하는 영감의 세계'라는 주제로 책과 음악 중심의 커뮤니티 프로그램, 예술교육 및 체험, 청년 예술가 및 로컬디자인브랜드와 함께하는 예술상점 '예샵'이 마련돼 있다. 기획 공연 및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 꿈의 무대를 선사하고, 문화 소외계층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보이는 오픈 마이크 프로그램 등도 연말까지 풍성하게 펼쳐진다.만권당은 대구예술발전소를 이루는 공간 중에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가진 공간이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가 공간을 매개로 해 전시·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전개하며 시민들이 자신의 자아와 취향을 발견하는 영감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만권당 프로젝트 역시 시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빛을 발한다.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체험 행사와 청년 예술가와의 소통을 통해 각자의 숨은 꿈과 재능을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만권당이 청년 예술가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오상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부장)오상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부장)
[더 나은 세상] 재능은 없지만 좋아합니다
"요즘도 피아노 쳐?"몇 년 만에 만난 친구가 안부 인사로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친구는 예상한 질문을 또 한다. "한 10년 되지 않았어? 이젠 꽤 잘 치겠네?" 어렸을 때 배우고 싶었지만 배우지 못한 피아노를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시작했다. 중고 피아노를 사고 매달 레슨비를 낼 경제적 여유가 생겼고, 시간도 낼 수 있었다. 10년 전 동네 피아노 학원에 등록한 이후로 지금까지 주 1회 1시간 레슨을 쉬어본 적은 거의 없다. 지난해 손가락 관절에 염증이 생겨 생수 병뚜껑을 열지도 못할 만큼 손가락에 힘을 줄 수 없었을 때 의사의 조언에 따라 한 달 정도 쉰 적을 제외하면 말이다. 바빠서 연습을 거의 못한 경우에도 레슨은 빠지지 않았다. 여행을 갈 때는 요일을 조정해서라도 학원에 갔다. 그러니 내가 피아노 배우는 사실을 아는 지인들은 대부분 저 친구처럼 묻는다. 그런데 피아노를 배우면서 명확하게 알았다. 난 정말 피아노에, 나아가 음악에 재능이 전혀 없다는 걸. 악보는 잘 읽지만(이건 배움과 노력의 영역이다), 악보가 없으면 한 소절도 못 친다. 피아노를 어느 정도 배우면 누구나 어떤 노래라도 대충 반주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그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나는 음계를 알고 조성을 알고 코드 진행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는데도 코드 적힌 악보가 없으면 피아노 건반을 누르질 못한다. 그뿐이랴? 당최 외워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단 한 곡도 없다. 물론 반복해서 연습하면 저절로 외워지긴 하고, 그동안 많은 곡을 외워봤다. 그런데 새로운 곡을 연습하기 시작하면서 그전에 친 곡을 하루 이틀 안치면 손가락에서 모래가 술술 빠지듯 머릿속에서 그 곡이 빠져나간다. 어찌나 쉽게 사라지는지, 그 곡이 무슨 조인지, 몇 분의 몇 박자인지 그런 기본적인 것마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외우고 있는 곡은 있어도 '언제나' 외우고 있는 곡은 없다. 흔히들 몸으로 배운 건 잘 안 잊어버린다고 하지 않던가. 자전거를 한번 배워두면 몸이 기억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전거 타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듯 피아노도 일단 건반 앞에 앉아서 첫 음을 떠올리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기억이 난다고 하던데, 안타깝게도 내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그래도 자전거 타는 건 안 잊어버렸긴 하다). 재미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아노를 좋아하며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잔잔하게 꾸준하게. 내가 음악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이 좀 실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예 당당하게 말한다. "있잖아, 피아노 치는 내게 세 가지 놀라운 점이 있어. 첫째, 정말 재능이 없다." 이 대목에서 친구들은 대개 '풋'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두 번째는 알겠다. 그래도 꾸준히 한다." "맞아! 그럼 세 번째는 뭔지 알아? 재능이 없어도 즐거울 수 있다." 어릴 때 선망하던 걸 늦게라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좋고,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더 감탄하며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들이 띵까띵까 쳐대는 시끄러운 피아노 소리마저도 음악을 알아가는 아이들의 활기찬 소리로 느껴져 좋다. 내 말을 들은 친구가 총평을 했다. "성실함도 재능이래." 그런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재능은 없지만 좋아하니까. 정혜진 변호사정혜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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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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