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기업 경영 전반에서 인간 관리자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그러나 기업은 단순한 데이터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들의 협력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AI가 발전할수록 인간 관리자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첫째, AI는 생산 공정이나 물리적 환경은 최적화할 수 있지만 인간의 심리를 최적화할 수는 없다. 인사평가, 승진, 보상, 구조조정과 같은 인사 문제는 당사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과 상처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의사결정은 단순히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며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직의 신뢰는 논리보다 공감과 배려에서 비롯되므로 이러한 역할은 인간 관리자가 수행해야 한다.
둘째, AI가 제시하는 답은 반드시 인간 전문가의 검증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하거나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AI의 판단 과정은 블랙박스 형태인 경우가 많아 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수록 오히려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인간 관리자의 전문성이 중요해진다.
셋째, AI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인간이다. 기업에서 좋은 전략보다 어려운 것은 실행이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면 구성원을 설득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고객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야 한다. 이러한 실행력과 리더십은 사람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현재의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AI는 훌륭한 참모가 될 수는 있지만, 사람들을 이끌고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실행 조직의 역할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넷째, AI는 위험을 수치적으로 계산할 수 있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고 책임지는 것은 인간이다. AI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패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과 사회적 책임은 관리자가 감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당신의 소득이 20% 감소할 확률은 20%입니다"라고 분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소득이 20% 감소한다는 사실이 개인과 가족에게 얼마나 고통을 가져오는지는 AI가 체감하거나 공감할 수 없다. 확률은 계산할 수 있어도 그 결과의 무게를 AI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부담을 수반한 의사결정은 AI에 맡길 수 없다.
최근의 경영학 연구에서도 AI 시대에 관리자의 역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고 보고 있다. AI의 확산으로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리더십, 창의성, 공감 능력, 협상력과 같은 인간 중심 역량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과도기에는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그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는 관리자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AI 기술이 더욱 보편화될수록 관리자의 경쟁력은 기술 활용 능력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실행적 리더십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AI 시대에도 인문학적 통찰과 리더십, 소통능력, 책임감과 같은 인간 본연의 자질은 여전히 의미 있는 관리자의 역량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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