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업 친화 도시’ 외치지만 기능대회엔 영주가 없다…기술인재 뿌리부터 ‘흔들’
경북교육청이 발표한 올해 경북기능경기대회 결과는 화려했다. 수상자 135명 가운데 111명이 직업계고 학생이었다. 경북은 8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7연속 종합우승을 기대한다. 그런데 경북 주요 입상 학교 명단에서 영주 소재 학교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신라공고 16명, 금오공고 14명, 구미전자공고 9명, 의성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10명 등은 있었지만, 기업 유치와 첨단산업을 내세우는 영주의 직업계고 존재감은 희미했다. 더 뼈아픈 대목은, 영주가 원래부터 기술교육 기반이 약한 도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금의 영주제일고 전신은 영주농업고, 영주종합고를 거쳐 1978년 영주공업고등학교로 바뀌어 기계·전기·토목·화공 계열을 갖춘 지역 공업교육의 축이었다. 그러나 2001년 실업계(공업계)를 일반계로 전환하면서 영주의 대표 공업계 공립고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영주제일고는 학교 공시상 일반계 공립고다. 당시 전환은 단순한 교명 변경이 아니었다. 지역사회 반발 여론을 보면, 영주공고의 인문계 전환은 영주중앙고 폐지·통합 논란과 맞물려 추진됐고, 동문과 학부모들은 "실업교육 경시"라며 반발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 결정은 영주에서 기계·전기·금속 계열 기능교육의 공공 기반을 약하게 만든 분기점이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지역 산업이 다시 제조업을 외치기 시작한 뒤에도, 그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물론 영주에 직업계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영주시는 지난해 경북형 마이스터고 추진 협약을 맺으며 경북항공고, 한국철도고, 한국국제조리고, 한국미래산업고 등 4개 특성화고를 지역 기반 직업교육 자산으로 내세웠다. 다만 이들 학교의 결은 항공정비, 철도, 조리, 서비스·미용·보건 쪽에 가깝다. 베어링·기계·첨단제조업과 직결되는 공업계 기능인재 양성 축은 예전 영주공고 시절보다 얇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구조는 기능경기대회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대회에는 경북 28개 직업계고에서 252명이 출전했고, 기계·전기·전자·정보기술·디자인·요리 등 38개 직종에서 경쟁했다. 그런데 입상 학교로 부각된 곳들은 금오공고, 신라공고, 상주공고, 경주디자인고,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등이다. 이 결과로 볼 때 영주는 기업 유치 담론은 큰데, 기능경기 메달로 확인되는 '현장형 기술인재 저수지'는 약한 도시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문제는 이 공백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단지는 도로를 깔고 부지를 닦으면 들어서지만, 기술인재는 한두 해에 길러지지 않는다. 영주가 정말 '기업 친화 도시'를 말하려면, 투자 유치 기사보다 먼저 어떤 학교에서 어떤 기술자를 얼마나 길러낼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나와야 한다. 권기웅기자 zebo15@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