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5일 2027학년도부터 지역 국립대 신입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국립대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등록금 부담 완화와 재정 확충에 정부가 응답하기 시작한 셈이다. 수도권 쏠림에 제동을 걸고 지역인재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대책이다. 제한된 재원 안에서 지역대학을 살려야 하는 정부로서는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지방 국립대의 등록금 부담이 사라진다고 지방 학생들의 '인 서울(In Seoul)' 선호가 크게 꺾이거나 지역대학 진학과 지역 정주가 기대만큼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등록금 지원이 곧 대학의 교육여건 개선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장학금이 늘어난다고 교수진과 강좌가 늘거나 실험·실습 시설과 연구환경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 재정지원 편중은 심각하다. 대학알리미의 2024회계연도 자료에서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가 6천302만원, 서울 주요 사립대가 3천525만원, 9개 거점국립대가 2천539만원, 지역중심국립대가 약 2천100만원이었다. 사립대만 놓고 한국사학진흥재단의 같은 회계연도 자료를 분석하면 수도권 사립대는 약 1천976만원인 데 비해 비수도권 사립대는 1천637만원에 그쳤다.
지방 사립대의 비중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선명해진다. 2024학년도 지방 사립대 재적학생이 70만5천명으로 비수도권 일반대학생의 66.8%, 전국 일반대학생의 38.4%였다. 지방 일반대학생 세 명 가운데 두 명, 전국 일반대학생 열 명 가운데 거의 네 명이 정부의 재정지원에서 소외된 것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인건비와 교육·연구비, 장학금, 도서와 실험·실습 기자재 구입비 등 대학이 학생의 교육여건 조성에 투입하는 비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결국 부족한 고등교육 재정의 가장 큰 피해자가 지방 사립대와 그 학생들인 것이다. 교육비와 정부지원의 격차가 오랫동안 누적되면서 서울대와 수도권 주요 사립대, 거점국립대, 지역중심국립대, 지방 사립대로 이어지는 교육여건의 격차도 굳어졌다. 이런 격차는 다시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를 높이고 지방대학의 학생 감소와 재정 악화를 불러 교육여건을 더 떨어뜨린다.
물론 서울대와 일부 수도권 사립대, 거점국립대에 상대적으로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니다. 이들 대학은 높은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연구개발과 고급 인재 양성을 담당한다. 대학의 기능과 역할에 따른 차등 지원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고등교육 재정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거듭하다 보니 지방 사립대와 그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기본적인 교육투자마저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데 있다.
이번 지역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은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지방 대학생 다수가 다니는 사립대에는 일부 우수 학생을 중심으로 장학금을 확대하는 데 그친다면 국립대와 사립대 학생 간 지원 격차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어느 지역, 어느 설립 유형의 대학에 다니느냐에 따라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수준이 지나치게 달라져서는 안 된다.
지역 국립대의 등록금 부담을 낮추고 거점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는 정책과 함께 지방 사립대 학생의 장학금과 대학의 기본 교육여건도 끌어올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방대의 교육여건이 나아져야 우수한 인재육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박종문
청류(淸流)와 탁류(濁流) 사이, 시대정신을 고민합니다. Navigating between the clear and the turbid, reflecting on the Zeitgeist.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울릉 최대 국가어항 저동항…하늘에서 담은 동해의 생명항](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8/news-m.v1.20260803.09ea18fc090d4a088479138b7ed57dd1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