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팔 길도, 연금 받을 길도 막혔다…일부 대구·경북 고령농 ‘3년 이상 대기’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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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7 21:19  |  수정 2026-09-08 09:26  |  발행일 2026-09-07
대구·경북 가입 대기 930명…최근 하루 5~10명씩 늘어
대구 농지 거래량 4년 새 70.9%↓…매수자 찾기 ‘하늘의 별 따기’
농지 처분 막힌 고령층 연금으로 몰려…지역 맞춤형 규제 개선 시급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영남일보 DB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 사는 70대 A씨는 나이가 들면서 농사일이 버거워졌다. 자녀들도 땅을 물려받을 형편이 아니라서 농지를 빨리 처분해 노후자금을 마련하고 싶었다. 하지만 매수자는 당최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땅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 농지연금에 기대를 걸고 최근 한국농어촌공사 달성지사를 찾았다. 그러나 신청자가 밀려 실제 연금 수령까지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는 "땅은 있는데 당장 생활에 쓸 돈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농지 거래 절벽에 농지연금 가입 지연까지 겹치면서 대구경북 지역 고령농의 노후가 흔들리고 있다. 평생 일군 땅을 팔아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데다, 마지막 대안으로 찾은 연금마저 순서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 농지를 보유하고도 생활비가 부족한 이른바 '농촌형 랜드 푸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농지연금 신규 가입자는 2023년 567명에서 2024년 637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94명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8월 21일까지 189명이 계약했다. 자료: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그래프= 챗지피티

대구경북지역 농지연금 신규 가입자는 2023년 567명에서 2024년 637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94명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8월 21일까지 189명이 계약했다. 자료: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그래프= 챗지피티

7일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 기준 대구경북지역 농지연금 가입 대기자는 930명에 달했다. 여기엔 정식 신청서를 제출한 농민과 전화·방문을 통해 가입 의사를 밝히고 후속 절차를 기다리는 인원이 포함됐다.


최근엔 하루 5~10명씩 신청 희망자가 늘고 있다. 공사 측은 현 추세라면 올해 상담·신청 규모가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농지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마저 끊기자 땅을 현금화하지 못한 고령농들이 매달 일정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연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홍성진 농지은행관리부 과장은 "올해 농지연금 관련 문의가 이례적으로 많다"며 "농지가 과거 가격에 거래되지 않다 보니 연금을 통해 생활자금을 마련하려는 농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대구경북지역 농지연금 신규 가입자는 2023년 567명, 2024년 637명, 지난해 39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8월 21일까지 189명이 계약을 맺었다. 공사는 한정된 재원으로 더 많은 신청자를 수용하고자 신규 약정을 하반기에 집중하고 있다. 연초에 가입하면 한 사람에게 12개월분을 지급해야 하지만, 연말에 계약하면 당해 연도 지급액이 줄어 수혜 인원을 늘릴 수 있어서다.


예산은 지역별로 고정되지 않아 수요가 많은 곳에 추가 배정할 수 있다. 다만 930명 중 가입 요건을 충족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연말까지 몇 명이 계약을 마칠 수 있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농지 매각에 실패해 당장 생계비가 필요한 고령농에게는 심사와 계약에 걸리는 시간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지연금 수요가 급증한 배경엔 얼어붙은 거래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전국 농지 거래량은 2021년 66만2천381필지에서 지난해 31만4천144필지로 쪼그라들었다. 4년 새 52.6%가 감소했다. 대구는 같은 기간 8천201필지→2천383필지로 70.9% 급감했다.


이는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매수 기반이 약해진 데다, 2021년 LH직원들의 투기 사건 이후 취득 심사까지 강화된 영향이다. 이에 투기 방지를 위해 농지위원회 심의를 도입했지만, 개발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과 농지 살 사람이 부족한 인구감소지역에 동일 잣대를 적용하는 건 지역 여건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종양(창원시 의창구) 의원은 "투기 우려가 낮은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농지 매매 절차를 간소화하고 농업진흥지역 규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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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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