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2027년에도 표류하나?

  •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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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4 11:08  |  수정 2026-09-04 11:40  |  발행일 2026-09-04
정부 예산안 ‘군공항 이전비 0원’… 가덕도·광주와 지원 격차 논란
대구시, 공자금 융자 무산에 발 묶여… 국방부는 ‘국가재정 전환’ 난색
정치권 재원 확보·법 개정 물꼬 못 트면 사업 장기 파행 불가피
TK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TK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10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건설사업이 2027년에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구시가 요청한 군공항 이전 재원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물론, 국가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에도 국방부가 난색을 보이면서 사업을 움직일 재정·제도적 돌파구가 모두 막힌 형국이다.


정부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7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대구시가 군공항(K-2) 이전을 위해 요청한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3천324억원과 금융비용 지원 80억원은 전액 빠졌다. TK공항 민간공항 부문에는 보상비와 설계비 등 202억원이 반영됐지만, 전체 사업비 약 11조5천억원에 이르는 군공항 이전 부문에는 정부 지원이 사실상 '0원'이다.


반면 정부는 내년도 가덕도신공항 건설비로 4천311억원을 편성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도 총 7천억원 가운데 3천억원을 내년에 투입하기로 했다.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조성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이와 별도로 내년 1조5천억원을 비롯해 향후 4년간 총 6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TK에서는 정부가 지역에 따라 다른 재정지원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구와 광주 군공항 이전은 모두 기존 부지를 개발해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광주는 대통령실 주도의 관계기관 협의체가 가동되고 국가 재정지원 방안까지 마련된 반면 대구는 초기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정부 융자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TK공항은 대구 동구에 있는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로 함께 옮기는 사업이다. 2016년 정부가 대구 군공항 이전을 승인한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막대한 사업비와 종전부지 개발의 불확실성, 민간사업자 참여 부진 등이 겹치면서 착공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대구시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비용 증가로 민간기업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대구시가 직접 시행자로 나서는 방안을 택했으나, 토지 보상 등에 투입할 초기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다시 멈춰 섰다. 이에 따라 공공자금관리기금 확보가 무산될 경우 내년에도 사업은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의 '기부 대 양여' 방식을 대신할 제도적 해법 마련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지난 5월 군공항 이전사업의 시행 주체를 국가로 바꾸고 비용을 국가재정으로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담긴 국방부 의견은 부정적이다. 국방부는 사업을 국가재정 방식으로 전환하면 수십조원 규모의 재정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사업 방식 변경에 따른 후속 조치와 이해관계 충돌로 오히려 사업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TK 군공항 이전의 국가사업 전환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구 출신인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역시 전향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 후보자는 지난 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자금 지원의향을 묻는 질문에 "살펴보겠다"고만 답했다. 현직 재경부 1차관이자 지난 2001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에서 일한 바 있던 그의 답변은 사실상 지원 의지가 없다는 의미에 가까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재경부 관계자는 4일 영남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지자체가 추진하는 기부 대 양여 사업에 3천억원 규모의 공자금을 지원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기획예산처 고위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에 대한 관가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며 "관가에서는 TK신공항이 내년에도 착공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고 귀띔했다.


결국 지역 정치권이 공자금 융자와 금융비용 지원을 정부안에 되살리지 못하고,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에도 진전을 만들지 못한다면 TK통합신공항은 2027년에도 착공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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