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타 기지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광주 군공항을 2년 내 이전하고 부지를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 활용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 지 단 하루 만에 나온 반응이다. 광주의 거침없는 속도전을 바라보는 대구·경북민의 마음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대구 K-2 군공항 이전 사업은 재정 난항 속에 멈춰 서 있기 때문이다. 광주와 대구의 군공항 이전은 태생과 성격이 똑같다. 국가 안보 시설을 옮기고 기존 부지를 개발하는 대형 국책 과제이자,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다.
정부는 지금 동일한 사안을 두고 판이하게 다른 잣대를 대고 있다. 광주에는 대통령의 직접 지시와 함께 국가 예산 투입,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단 조성이라는 미증유의 국가적 지원 사격이 더해졌다. 반면 대구 K-2 이전은 여전히 지자체가 위험을 전적으로 짊어지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늪에 갇혀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 확보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보증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구조다. 대구시가 TK신공항 건설을 국가 주도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대구시가 요청한 3천억 원 규모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지원에 대해서조차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 군사시설을 옮기는 책임을 오롯이 지방정부와 민간 자본에 떠넘겨온 기존 방식 자체가 비정상이다. 광주에 적용한 '국가 주도 추진'의 논리라면, K-2 사업 역시 마땅히 국가가 책임지고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정상이다. 정권의 정치적 셈법이나 지역에 따라 국책 사업의 잣대가 달라진다면, 국론 분열과 지역 갈등을 정부가 스스로 부추기는 최악의 행정이다. 이 정부가 말하는 균형발전이 지역 차별인지 묻고 싶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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