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발 반도체 계약학과 열풍, 서울대 자연계열 합격손 넘어 대구권 의대도 긴장…지역 인재 유출 새 변수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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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2 18:40  |  수정 2026-06-22 18:42  |  발행일 2026-06-22
평균 합격선 96.2점, 서울대 자연계 추월
일부 대구권 의대와 비슷한 수준 형성
수도권 집중 속 지역 인재 유출 새 변수 부상
2026 대구지역 주요 의약학계열 합격선.<종로학원 제공>

2026 대구지역 주요 의약학계열 합격선.<종로학원 제공>


반도체 계약학과가 서울대 자연계열을 뛰어넘는 합격선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이과생들의 새 선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삼전닉스'발 반도체 호황 여파로 보인다. 이에 의대 중심이던 최상위권 입시 지형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대구권 대학들의 우수 인재 확보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종로학원은 최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2026학년도 정시 합격선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각 대학 최종 등록자 70% 컷 기준으로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을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채용을 보장하는 전국 주요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합격선은 96.2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자연계열 평균 합격선(95.8점)을 넘어선 수치다.


반도체 계약학과 상승세는 대구권 의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경북대 의예과 일반전형은 99점, 영남대 의예과는 98점으로 반도체 계약학과보다 높았다. 반면 계명대 의예과는 96점, 대구가톨릭대 의예과는 95점으로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합격선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았다.


2026 자연계 최상위권 정시 입시 결과.<종로학원 제공>

2026 자연계 최상위권 정시 입시 결과.<종로학원 제공>

합격선 격차가 줄면서 입시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 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그간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들은 의대와 서울대 공대 사이에서 진학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젠 서울대 공대를 갈지 반도체 계약학과를 갈지 고민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이 아닌 실제 합격선은 97~98점대까지 형성되는 곳도 있어 의대에 지원 가능한 수준의 학생들이 상당수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대 위상이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의사라는 전문직 특유의 안정성과 지역의사제 도입 효과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학문당시스템학원 차상로 입시연구소장은 "반도체 계약학과가 최상위권 학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의대나 약대 등 전문직 계열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다"며 "의대가 적성에 맞지 않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새 선택지가 생기면서 일부 분산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8면에 계속


◆최상위권 선택지 확대…입시지형 변화 조짐


대구권 등 지역 대학들은 반도체 계약학과 선호 확대가 입시지형에 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여긴다. 과거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들은 의대 진학을 제외하면 서울대 공대나 수도권 주요 공학계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반도체 계약학과가 유력한 선택지로 떠오르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 일부가 반도체 계약학과를 선택할 경우 서울대 공대와 상위권 공학계열, 지방 의대·약대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상위권 학생층의 이동이 상위권 학과 전반의 지원 패턴 변화로 이어지는 이른바 '도미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현재로선 지역 의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은 분명하다"며 "향후 반도체 계약학과가 확대되면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 인재 유출 우려


반도체 계약학과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가 누적되면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유출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7학년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계 반도체 계약학과는 전국 10개 대학에서 총 4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중 서울 소재 대학 선발 인원만 280명에 달한다. 대구경북권은 디지스트(DGIST) 30명, 포스텍 40명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 이외 분야를 포함하면 대구권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는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 정도가 유일하다. 지역 대학들은 기업 수요 부족과 재정 부담, 학생 모집 문제 등으로 신규 계약학과 신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대 모바일공학전공도 2027학년도부터 삼성전자와 연계한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개편된다. 이에 학부 선발 인원은 30명→20명으로 조정됐다. 다만 교육 기간을 학사 중심에서 석사 과정까지 확대하고,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맞춰 교육과정과 학생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지역 대학들이 신규 계약학과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계약학과도 단순 학부 인력 양성에서 고급 연구인력 양성 체계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이는 그만큼 신설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한 대학 입학처 책임자는 "의대를 선택하지 않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수도권 계약학과라는 새 선택지가 생기면서 지역 대학의 우수 인재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도권 대학에 계약학과 집중 상태가 지속되면 수도권과 지역 간 인재 격차도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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