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맡아온 교통과태료 체납관리 업무가 국세청으로 단계적으로 이관된다. 이미지=ChatGPT
대구지역 교통과태료 체납액이 매년 4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수납액이 이월되고 신규 체납이 더해지면서 총체납액 규모가 줄지 않은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것. 이처럼 교통과태료 체납액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되자, 경찰이 맡아온 체납관리 업무를 국세청으로 단계적으로 넘기는 작업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 대구 교통과태료 체납액 매년 '450억'
18일 대구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대구지역 교통과태료 체납액(누적 기준)은 2021년(446억원)부터 2025년까지 매년 450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체납자는 10만여명에 달한다. 대구지역 교통과태료 체납액 징수율은 최근 5년간(2021~2025) 10%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징수율은 13%다. 경찰이 해마다 체납액을 거둬들이지만, 그만큼 신규 체납이 더해지며 '도돌이표'에 갇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원인으론 만성적인 전담 인력 부족과 징수 한계가 꼽힌다. 통상, 체납관리 인력은 임기제로 채용된다. 지원율이 낮다 보니, 직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경찰청이 올해 체납관리 임기제 직원 100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60여명에 그쳤다. 대구경찰청도 배정된 5명 가운데 1명만 채용했다.
체납관리 방식에도 제약이 적잖은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수집 당시에 정한 목적 범위 내에서만 이용·제공할 수 있다. 즉, 운전면허 발급이나 적성검사 과정에서 확보한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체납액 징수 목적으로 활용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대구경찰청 체납징수팀 박혜원 행정관은 "다가구나 다세대주택은 동·호수가 빠진 채 주소가 등록돼 우편물이 반송되는 경우가 많고, 압류 뒤에야 과태료 체납 사실을 알았다는 민원도 적잖다"며 "경찰은 세외수입인 과태료 체납자의 예금이나 계좌를 조회하는 데 한계가 있어 징수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국세청이 발송한 교통과태료 체납액 안내 문자. 독자 제공
◆ 체납관리 업무 '국세청' 업무 이관 본격화
이는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말 기준 교통과태료 체납액은 1조1천447억원, 체납자는 255만명에 이른다.
결국 경찰청은 교통과태료 체납 관련 업무 중 전화·방문 안내를 국세청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국세청은 감춰둔 재산내역을 꿰뚫고 있는 상태에서 징수를 할 수 있어서다. 현재 국세청은 지난 6월30일 첫 안내를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터 전국 133개 세무서 체납관리단을 통해 전화·방문 안내를 시행 중이다.
실제 가시적 효과도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이후부터 평소 하루 10여억원 수준이던 교통과태료 납부액이 30여억원으로 늘었다.
서대구세무서 한 직원은 "국세청 명의로 안내가 나가자 체납자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납부하는 분위기가 있다. 감사원 사전컨설팅에 따라 경찰이 운전면허 업무 등으로 확보한 체납자의 전화번호를 국세청에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향후 완전한 업무 이관을 통해 경찰은 단속과 부과를, 국세청은 압류와 징수를 담당하는 방안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정태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대표발의해서다.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국세청이 교통과태료 체납자의 재산을 직접 조회 후, 압류·공매하는 강제징수가 가능해진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과)는 "징수가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며 "국세청의 전문적인 인프라를 토대로 기관 간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체납징수율을 높이고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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