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구 수성구 진밭골 초입 대덕지 수변공간에 설치된 산림공원 안내 팻말. 최시웅기자
지난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진밭골 초입 '대덕지' 옆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자 파도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대덕산 골짜기를 가득 채운 나무들이 한꺼번에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소리였다. 산새들 지저귐까지 더해지니 도심 속 피서지가 따로 없었다.
이날 강렬한 땡볕이 대구 공기를 달궜지만, 이곳 진밭골 숲길에 들어서면 오감이 편안해졌다. 울창한 숲이 천연 차양막을 만들어 햇빛을 차단했다. 숲이 기온을 낮추는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진밭골은 방문객을 산 깊은 곳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공간 구조를 갖고 있다. 대덕지 수변공간은 수생식물이 잘 보존돼 있다. 주변 산림공원엔 다양한 체육시설과 벤치가 배치돼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야영장에도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수성구청은 늘고 있는 도심 캠핑 수요에 발맞춰 사업비 20억원가량을 투입, 진밭골 야영장 확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공간을 넓혀 캠핑 사이트를 추가하고, 편의시설을 보강해 시민들이 자연을 더 오래 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뜨거운 여름 뙤약볕이 내리쬔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진밭골 숲길엔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최시웅기자
골짜기 초입은 산 깊은 곳의 오염을 최소화하고, 생태적 건강을 유지하는 '쉼'과 '치유'의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진밭골 숲길을 따라 자주 걷는다는 안영순(72)씨는 "나름 정비를 잘 해서 새벽이나 저녁에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자연미까지 느낄 수 있는 등 조화가 잘된 곳"이라고 했다.
진밭골의 진짜 매력은 방문객을 서서히 산 깊은 곳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는 군데군데 작은 오솔길들이 쉼 없이 눈에 띄었다. 2020년 대덕지부터 수성구청소년수련원까지 총 연장 4.2㎞ 규모 둘레길을 조성한 결과다.
흥미로운 공간도 있다. 백련사 삼거리에서 한 카페로 이어지는 0.4㎞ 구간은 맨발걷기 산책로다. 본래 이곳은 이름 그대로 땅이 질어 걷기 불편했던 '진밭'의 원형이 남아있던 곳이다. 주민들 요청에 따라 점질토를 제거하고 마사토를 깔아 맨발길로 바꿨다. 지난 5월 정비공사를 마쳤다.
수성구청은 '접근성 부족'이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을 마련, 시민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진밭골 가장 깊숙한 종착지엔 향후 조성될 '목재친화도시' 예정지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시설 설계는 연내에 완료된다. 내년 중에는 착공에 들어간다. 주민 휴게 공간과 강당, 체험실(원목키트 등) 설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수성구청 석경욱 산림휴양팀장은 "진밭골은 그 자체로 자연환경이 훌륭해 이미 많은 시민이 둘레길을 잘 이용하고 있다. 향후 자연과 밀접하게 어우러진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게 목적"이라며 "탄소배출 저감, 도시 생활환경 개선, 지역경제 활성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공간이 조성되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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