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절차·안보 무시한 광주군공항 분산배치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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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13 17:53  |  발행일 2026-09-14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명목으로 광주 군공항의 전력을 경북 예천, 충남 서산, 충북 충주 3군데 지방기지로 분산배치키로 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수용 예정지로 거론된 지자체와 지방의회는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며 맞서고 있고, 국회에서도 예산 낭비와 국방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성일종(서산·태안)·이종배(충주)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광주 군공항 이전을 즉각 중단하고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예천군의회도 이날 '예천 군공항 복수활주로 건설·광주 군공항 전력 예천배치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군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공감대 없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특정 지역의 개발을 위해 타 지역 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국가 안보마저 흔드는 졸속 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분산배치안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용 지역 주민과의 최소한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미 수십 년간 군 비행장 소음과 개발제한으로 고통을 받아 온 지자체에 사전 협의도 없이 타 지역의 전투비행단 기능까지 떠안으라는 것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자 희생 강요이다.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군사시설 배치를 지역민에 대한 배려 없이 산업단지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정치적·행정적 편의주의로 밀어붙이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지역 자치권과 지역민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부 계획을 지자체가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안보 측면에서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의원들의 지적처럼 전력 분산배치를 위한 임시 격납고와 간이시설 구축 등에는 엄청난 혈세가 소요됨은 물론이고, 이렇게 급조된 임시 시설은 미사일이나 드론, 화생방 공격 등 현대전의 방어체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안보의 핵심인 공군 전력을 허술한 임시 기지에 분산시키는 것은 유사시 국가방위 역량을 약화시키는 위험천만한 모험인 것이다. 정부의 국정 과제나 산업 육성이 아무리 시급하다 해도, 안보 확보와 국민적 동의라는 국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방부는 광주 군공항 전력 분산배치 구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광주 군공항 이전은 광주만의 일이 아니다. 국가안보와 여러 지역 주민의 삶이 동시에 걸린 국가적 사안이다. 지역민 동의 없는 분산배치로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안보 공백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민주적 절차와 안보 원칙을 바탕으로 공항 이전 대책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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