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 본점. <영남일보DB>
대구백화점(이하 대백)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역외 자본' 세경인베스트가 최근 연이틀 보도자료를 내고 본점 활용 방안 및 개발 계획 등을 공식 발표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장기간 침체된 동성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가 아니냐는 우려감이 공존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경인베스트는 전날 일본 최대 할인잡화 브랜드인 '돈키호테'를 대백 본점에 유치하겠다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본점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하는 방안과 함께 주상복합·시니어레지던스·오피스텔 개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동성로 상인들은 침체된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020년 대백 본점 폐점으로 동성로는 수년째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다만 여러 차례 본점 개발 계획이 무산된 전력이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도 상당수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그간 대백 본점 활용 여부를 두고 유야무야 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본점이 제대로 개발돼 동성로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백 내부에서는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고용승계 여부와 백화점 본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세경 측이 직원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기간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았다"며 "대다수 직원이 서비스업만 해왔는데, 갑자기 다른 부서로 발령난다면 사실상 근무가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순수한 사업적 투자라기보다는 부동산 투기성 행보가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백이 보유한 핵심 요지의 부동산 가치를 이용하려는 인수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경인베스트가 유통업과 거리 먼 투자 및 자산개발 목적 법인이라는 점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사들인 뒤 개발호재나 용도변경 등을 통해 부동산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려 단기 시세차익만 노리고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백 본점이 대형 임대사업장으로 전락해 지역 상권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백이 지닌 향토기업으로서의 상징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단순한 부동산 개발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발안과 책임 있는 운영의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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