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동귀금속거리, ‘랩 다이아’ 특수로 다시금 활기…“반짝 인기 의존 않는 지속 가능 성장 동력 마련해야”

  • 조윤화·안성태·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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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4 22:06  |  발행일 2026-08-04
고물가에 백화점 대신 교동 찾는 예비부부
실험실에서 배양한 ‘랩다이아’천연의 1/4가격
대구 혼인 4년 연속 증가세와 맞물려 발길 회복
3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의 한 금은방에서 예비부부가 예물 반지를 살펴보고 있다. 조윤화 기자

3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의 한 금은방에서 예비부부가 예물 반지를 살펴보고 있다. 조윤화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불황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대구 교동귀금속거리가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고물가 속 결혼 비용 부담으로 백화점 브랜드 예물보다 '랩 다이아몬드' 등 실속형 예물을 찾는 예비부부들이 늘면서다. 다만, 일시적인 트렌드로 소비 심리가 다시 위축될 경우 반짝 특수에 머물 수 있다는 점에서, 상권 구조를 전면 개선하는 종합적 마스터플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전문가도 육안 구분 불가" 백화점 대신 '실속' 택한 예비부부


대구 교동귀금속거리 한 점포에서 판매 중인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반지. 안성태 수습기자

대구 교동귀금속거리 한 점포에서 판매 중인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반지. 안성태 수습기자

지난 3일 오전 11시 대구 교동귀금속거리에서 취재진과 만난 조서현(여·33)씨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두고 예물 반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조씨는 "백화점 브랜드 예물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육안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교동에 오면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고 가격비교도 가능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조씨가 고른 것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랩 다이아몬드) 반지. 랩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보석이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은 결정 구조와 물리·화학적 특성을 지니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까닭에 최근 국내 쥬얼리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상품이다.


교동귀금속거리에서 20년째 금은방을 운영하는 정용수(45) 대표는 "랩 다이아몬드는 전문가도 육안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구분하기 어렵다"며 "중급 품질의 1캐럿 천연 다이아몬드는 500만원 선이지만 같은 크기의 랩 다이아몬드는 30만~40만원 선부터 구매할 수 있다. 일주일에 평균 20쌍 정도가 반지를 맞추러 오는데, 거의 모두 랩 다이아몬드를 찾는다"고 했다.


랩 다이아몬드 수요가 늘면서 교동귀금속거리에는 아예 '랩다이아 전문점'을 내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에 나서는 업체도 적지 않다. 랩 다이아몬드를 주력으로 금은방을 운영하는 최모 대표(35)는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마진이 적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젊은 고객이 다시 거리를 찾고 교동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혼인건수 4년 연속 증가세…매출 반등


대구시 연도별 혼인건수. KOSIS 데이터 토대로 Gemini 생성

대구시 연도별 혼인건수. KOSIS 데이터 토대로 Gemini 생성

교동귀금속거리는 1970년대 대구역 남쪽 교동시장을 중심으로 시계 판매·수리점이 모이면서 형성된 골목상권이다. 해가 지날수록 순금·18K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자리 잡으며 1980년대 귀금속거리의 면모를 갖췄다. 2005년엔 교동귀금속거리가 패션주얼리특구로 지정되며 예물과 재테크 성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 변화, 시설 노후화 등 구조적 요인과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코로나19 여파, 금값 상승 등 환경적 요인이 겹치며 골목상권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이 와중에 최근 '랩 다이아몬드' 유행으로 인한 매출 상승과 혼인 부부 증가 등의 요인으로 상권 경쟁력이 살아나며 골목상권에 조그나마 숨통이 트여진 상태다.


실제 상권 매출 지표상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교동귀금속골목 업소당 월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9월 순금 1돈당 70만원을 뚫었던 시점(1천91만원) 이후, 금값 폭등 여파가 본격화된 10월(927만원)과 11월(881만원) 연속으로 세 자릿수(1천만원 미만)까지 떨어졌다. 이후, 랩 다이아몬드 등 실속형 예물 수요와 본격적인 봄 결혼 시즌이 맞아떨어진 3월(1천82만원) 1천만원 선을 다시 회복했고, 5월(1천66만원)까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지역 혼인 건수 증가도 상권 회복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국가데이터처(KOSIS)에 따르면 대구의 혼인 건수는 2022년 7천497건, 2023년 8천150건, 2024년 9천289건, 지난해 9천416건으로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황해범 대구패션주얼리특구상인회장은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한동안 교동에서 예물을 맞추려는 손님이 줄었지만, 최근에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처럼 가격 부담이 적은 제품을 찾는 젊은 예비부부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백화점보다 다양한 디자인을 비교하고 예산에 맞춰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교동의 장점이 다시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구지역 혼인 건수가 회복된 영향도 크다. 신혼부부 발길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현 골목 상권 활기를 이어나갈 체질 개선 시급" 한 목소리



지난 3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의 한 매장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민진 수습기자

지난 3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의 한 매장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민진 수습기자

전문가들은 현 교동귀금속거리에 활기를 이끈 매개체로 '랩 다이아몬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수긍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다시금, 위기 신호가 감지되기 전에 상권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과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구과학대 장영달 교수(실용주얼리창업학과)는 교동귀금속거리 상인들이 '랩 다이아몬드'란 반짝 소비 심리에 국한하지 않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예전에는 예물의 희소성과 상징성을 중시했지만, 최근에는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디자인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소비 기준이 바뀌고 있다"며 "랩 다이아몬드가 교동귀금속거리에 젊은 예비부부를 끌어들이는 새로운 상품군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발판 삼아 자생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상인들이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동귀금속거리를 찾는 발길이 꾸준하도록 맞춤 제작과 디자인 상담, 사후관리 등 백화점이나 온라인 판매처와 차별화되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도 나왔다. 대구가톨릭대 김서윤 교수(경영학과)는 "랩 다이아몬드의 인기는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만큼, 더 저렴한 대체재가 등장하거나 유행이 바뀌면 소비자의 관심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며 "방문객 증가로 인한 매출 상승을 특정 제품의 인기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어 "교동은 이미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상권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갖춘 만큼, 매년 열리는 '대구패션주얼리위크'에 주얼리 제작 체험과 개성 있는 제품 전시 등 젊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머물 수 있는 콘텐츠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동귀금속거리 일대 주차난과 노후한 주변 환경 등을 개선해 '머무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구정책연구원 김기완 박사(사회문화연구실)는 "교동귀금속골목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 상인들의 전문성을 갖춘 데다 전국 유일의 패션주얼리특구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며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등 실속형 예물을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것은 상권에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방문객 증가가 지속적인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주차 공간 부족과 노후한 주변 환경, 문화·여가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며 "교동시장과 주변 재개발 지역의 환경 개선까지 연계한다면 귀금속골목과 인근 상권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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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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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성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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