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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新연중시리즈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로컬 크레에이터 발굴에 '진심'인 대구경북…부울경까지 영향력 퍼뜨린다
대구경북(TK)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발굴 사업의 전초기지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다. TK지역 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울산까지 아우른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영남권역(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로컬 크리에이터 주관기관으로 지정됐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화 자금 지원부터 네트워킹, 제품 및 기업 홍보, 판로 확보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성공 사례도 많이 남겼다. △대구 '케이센스'(천연 한약재를 현대적으로 승화한 전통문화 융화산업) △문경 '리플레이스'(지역 문화자원 발굴과 유휴공간 활용한 지역상생) △의성 '안사우정국'(우체국 건물을 활용한 6차산업 체험형 농가 레스토랑) △울릉 '노마도르'(숨겨진 자연 및 설화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 소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영남권 소상공인 35개사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한다. △사업화 자금 지원(최대 7천만 원) △로컬크리에이터간 네트워킹 기회 제공 △로컬페스타 개최를 통한 성과 공유 등이다.경북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로컬 크리에이터 간 '파트너십'도 구축한다. △북부권(문화관광자원) △동해안권(융복합 관광 브랜드화) △남부권(도시농촌 재생사업)에 인프라 거점을 두고 맞춤형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전국 최초로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중점 현안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경북 로컬체인지업'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22개사 매출 11억6천600만원, 신규 고용 7명, 지식재산권 출원 및 등록 24건, 경북 내 소재지 이전 및 신규창업 6건 등의 실적을 이뤄냈다.대구시는 지역 대학과 협업 중이다. 청년 인구 증진은 물론, 대학생에게 로컬 크리에이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올 초 지역 9개 대학에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교육과정 (총 61개)을 신설, 1천 400여명이 참가했다. 향후 프로그램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또 행정안전부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성장지원사업'에 참여해 로컬 크리에이터 14개사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대구시 관계자는 "여러 기관·대학·로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로컬 생태계 구축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청년, 소상공인, 창업자 등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발굴하고, 이들을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혁신 주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로컬페스타'에서 올해의 로컬 크리에이터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므므흐스 부엉이버거 가게 내부 모습.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대구·경북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실적.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4.07.16
모종린 연세대 교수 "창조경제, 로컬경제로 재탄생하다"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왔다. 정부의 다양한 지역 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로컬경제와 로컬산업이 지역 혁신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며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경제는 문화, 산업, 기술을 아우르는 융복합적 모델로 강릉 커피, 양양 서핑, 안동 전통, 제주 환경, 완주 로컬푸드, 순천 생태 등 다른 지역이 복제할 수 없는 로컬산업을 창출한다. 로컬 콘텐츠를 사업화하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로컬산업의 주역이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활약과 함께 창의성과 혁신이 로컬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로컬경제의 기원은 2010년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창의성과 IC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하는 창조경제는 문화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창조경제의 범위를 대기업과 연계된 벤처와 기술 창업으로 좁게 설정함에 따라,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환점은 2010년대 후반, 크리에이터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찾아왔다. 1인 미디어 플랫폼의 대중화, MZ세대의 부상으로 개인의 창의성과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크리에이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크리에이터 활동은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인해 지리적 한계가 사라지면서, 지역 크리에이터들의 창의력이 꽃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지역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는 인플루언서이자 창작자다. 온라인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SNS, 이커머스, 오프라인에서는 공간과 상권이 그들의 주요 활동 무대다. 창조경제가 이들이 만드는 매력적인 로컬 콘텐츠를 통해 지역에서 실현되고 있다. 로컬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을 통한 로컬산업 육성에 있다. 지역 고유의 특색과 자원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산업을 일컫는 로컬산업은 지역 특산물, 라이프스타일 기반 생활산업, 지역 자원과 연결된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로컬상권은 로컬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전주 한옥마을, 경주 황리단길,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 등 로컬산업이 집적된 골목상권은 일자리 창출, 청년 유입, 관광 활성화 등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윤석열 정부는 로컬경제와 로컬산업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기부, 행안부, 국토부, 문체부 등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브랜드 육성,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자체, 기업, 대학,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도 로컬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활동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로컬 콘텐츠 진흥원'과 같은 전담기구를 설립해 로컬 콘텐츠 사업화, 브랜드 상권 조성,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공급해야 할 때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역 고유의 창조성에 기반한 로컬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정부와 지역 사회가 합심해 로컬 콘텐츠 생태계를 육성할 때, 로컬경제는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모델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중앙과 지방, 민간이 협력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로컬경제를 통해, 지역이 자생적 혁신의 주체로 우뚝 서는 그날을 꿈꿔본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모종린 연세대 교수.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반야월 연근으로 만두피 만든 육일손만두
지난 4일 오후 3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육일손만두. 주방에 들어서자 반죽기, 만두 성형기 등의 기계와 고기를 다지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눈길을 끌었다. 예상보다 규모가 컸고, 기기도 다양했다. 주방 한편에선 김진훈 6일손만두 대표가 구슬땀을 흘리며 만두소를 빚고 있었다. 소를 다 빚은 뒤에는 미역 한 바구니 분량을 채반 위에 얹어 물을 빼는 작업을 진행했다. 만둣집에서 미역을 씻는 '생소한' 광경이었다. 김 대표는 "새로 개발 중인 만두소에 들어갈 울진 고포마을의 특산품인 미역"이라고 귀띔했다.육일손만두에서는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만두를 개발해 왔다. 지역 특산품과 접목해 만두를 만들기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할머니,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육일손만두를 맡게 된 김 대표는 줄곧 새로운 제품 개발에만 몰두했다. 일반적인 만두와 차별성을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그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활용해보기로 하고 먼저 동구 반야월 지역의 특산품인 '연근'을 택했다. 반야월은 국내 연근 최대생산지로 유명하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연근을 넣은 만두피 개발에 성공했다.출발은 신제품 개발이었지만 점차 지역 생산품을 활용한 제품을 늘려가며 김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로 변모했다.김 대표는 "대구경북에는 특산품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충분히 활용할 만한 원재료가 굉장히 많다"며 "특히 식품의 경우 유통 과정이나 신선도 등을 고려했을 때 굳이 다른 지역의 제품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로컬 재료로 제품을 바꾸면서 제품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져 매출도 일정 부분 늘었다"고 밝혔다.지역에 더 많은 로컬 크리에터들이 활동하고 로컬 콘텐츠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발전에 로컬 브랜드가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이미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가격이라던가 홍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로컬 브랜드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제품의 품질 보장 등을 해주면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김진훈 육일손만두 대표가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남영 기자김진훈 육일손만두 대표 사진.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대구 근대문화와 꽃을 접목한 로지의 공원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꽃가게 '로지의 공원' 대표 이예지씨는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다. 지난 9일 오전 로지의 공원에서 만난 이 대표는 북구 칠성동 꽃 백화점에서 사온 꽃으로 다발을 만들고 있었다. 이 대표는 주로 대구에서 생산된 꽃들만 취급한다. 신선함이 생명이기에 다른 꽃집 사정도 비슷하다. 다만, 이 대표는 중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면서 대구관광 홍보에 지역 식물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관광과 지역 상품을 접목한 로컬 크리에이터인 셈이다.이 대표가 곧바로 로컬 크리에이터가 된 것은 아니다. 2019년 문화예술 관련 회사를 다니면서 대구에 정착했고,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해 2022년 말 꽃집을 열었다. 지역 문화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점차 커진 그는 같은 해 중구 문화해설사까지 도전하게 됐다. 이 대표는 대구 근대 골목과 근대 인물들에 관련한 이야기를 꽃, 나무 등 식물을 활용해 전달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이 대표는 "1890년대 초 미국 선교사들이 대구에 선교 활동을 하러 오면서 사과나무 세 그루를 처음으로 청라언덕에 심어놓았다는 설명을 하면서 사과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꽃바구니에 꽂거나 만들 수 있는 활동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관광객들이 지역의 흥미로운 사실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때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굉장히 보람 차다"고 미소를 지었다. 관광객의 반응만큼 그의 '지역 사랑'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미래 창업자들에게도 지역의 자산을 활용한 사업을 적극 추천했다. 로컬 콘텐츠의 가치에 더해 지역 소상공인으로서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로컬 자원이 지역에 한정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독특함, 유니크함을 전달할 수 있고, 공급자로서의 시각도 넓어질 수 있다"며 "과거 근대문화예술이 꽃 피었던 대구에서 또 다른 이야기 꽃을 피우며 로컬 문화 콘텐츠를 전개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이예지 로지의 공원 대표가 9일 대구 중구 로지의 공원 매장에서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로컬 미래, 지역 청년 중심으로 설계해야"
지난달 경주 '황리단길' 일대에서 로컬 크리에이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로컬브랜드페어 2024'이다. 황리단길은 경주지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로컬 콘텐츠 생태계로 꼽히는 곳이다. 로컬브랜드페어는 지역의 자원과 가치를 활용해 새로운 정체성을 구현하는 로컬 브랜드,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해 로컬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도 띈다. 2022년 시작해 올해로 3회차를 맞이했다.올해 행사의 주요 테마는 '로컬×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였다. 로컬의 가치가 지역 경쟁력 강화를 넘어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로컬 비즈니스의 현황을 파악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 로컬브랜드페어의 메인 프로그램인 컨퍼런스를 통해서다.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로컬 브랜드와 ESG' 강연을 통해 "로컬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선 로컬 브랜드가 잉태하고 성장할 수 있게끔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로컬의 미래는 지역에 남겠다고 말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가능성이 있다"며 "균형 발전보다는 각 지역의 개성을 살린 자립 발전이 로컬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적합한 지역발전 개념"이라고 했다.박민아 포틀랜드스쿨 리서치 디렉터는 '로컬브랜드와 로컬콘텐츠 생태계' 세션에서 "정부의 다양한 사업이 신설되면서 소지역 단위로 로컬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이승택 콘텐츠복덕방 대표는 "'로컬'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공 지원뿐 아니라 민간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국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합심해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서로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이청수 사무관은 '지역의 새로운 미래 라이콘(기업가형 소상공인) & 글로컬 상권 정책 소개' 주제 발표를 진행하면서 로컬 크리에이터와 스몰 브랜드를 육성하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로컬 브랜드 창출 사업부터 라이콘 타운, 우리동네 크라우드 펀딩, 매칭 융자 립스(LIPS), 라이콘 특별 보증, 라이콘 펀드 등이다. 이 사무관은 "지방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중기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지난달 21~23일 경주에서 열린 2024 로컬브랜드페어의 한 컨퍼런스에서 초청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외국인 전문인력 TK 곳곳에서 '활약'
대구경북(TK)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농·어업과 제조·건설업에서 벗어나 로봇·IT·2차전지 등 첨단업종에서 근무하거나 문화, 예술, 교육 분야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었다. 젊은 인재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외국인 전문 인력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이미 세계 각국은 국경 없는 인재 유치 전쟁에 뛰어들었고, 그 양상은 도시 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4~5면에 시리즈 법무부의 '등록외국인 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대구경북에 등록된 외국인은 10만1천928명이다. 체류자격별로 살펴보면 교수, 회화강사, 연구 등 전문인력으로 활동하는 외국인(E1~E7)은 4천615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구 1천877명, 경북 2천738명이다. 2020년에 비해 각각 23.8%, 91.3% 증가한 규모다. 노동집약적 업종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대학교 이상 고등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고, 한국어 능력도 우수한 편이다. 실제 국내 외국인 체류자격별 한국어 능력 급수 취득률을 살펴보면, 유학생(57.2%)에 이어 전문 인력이 26.9%로 가장 많다. 특히 전문인력의 대졸 이상 비율은 74.8%로 압도적이다. 결혼이민(35.0%), 유학생(34.8%), 재외동포(29.3%), 비전문취업(27.1%)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전문인력은 원활한 소통을 토대로 지역사회 일원으로 녹아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와 지역 사회 간 연결고리 역할도 가능하다. 전문인력이 늘어나면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쏠려있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 편중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인력의 절대적인 수는 여전히 미미하다.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수(대구 7천30명·경북 2만1천165명)에 비하면 25% 수준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지역별 전문인력 비율을 살펴보면 대구경북권은 8%에 불과, 수도권(50.2%)과 동남권(15.9%)은 물론, 충청권(9.7%), 호남권(9.5%)에 비해서도 적다. 이에 지자체 차원에서도 전문 인력 유치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능한 인재 유치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류형철 경북연구원 공간환경 연구실장은 "정부와 지자체, 기업체가 외국인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지역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인재로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지역별 전문 인력 비율
2024.06.17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고급 외국인 인력 유치에 팔 걷어붙인 대구경북
세계적인 인재 유치 경쟁 속에서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고급 인력 확보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로 메우는 방식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유치해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유도할 방침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고급 인력을 흡수하기 위한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과 '숙련기능인력(K-POINT E74) 사업' 등을 시행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치다.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은 외국인 근로자가 인구 감소 지역에 거주 및 취업하는 조건으로 영주권에 준하는 비자(F-2)를 발급해 주는 제도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쳤다. 단순 노무직보다 사무직이나 연구직 등 고급 인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만큼 지원 자격도 까다롭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 국내 전문학사 이상의 학위 취득자로서 2년제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 등이 대상이다. 대구 서구와 남구는 지역 우수 인재(법무부 장관이 정한 요건을 갖춘 합법 체류 외국인) 쿼터로 각각 20명, 50명을 배정받았다. 경북도는 총 700명(15개 시·군)을 배정받아 모집 중에 있다.경북도는 경북형 초청장학사업(K-GKS)을 통해 외국인 우수 인재가 취업·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4년간(2024~2027년) 금오공대·안동대·대구대·포항공대 4개 대학과 연계해 40명 안팎의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를 선발, 지원한다. 또 글로벌 학당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지역 문화 및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E-9(비숙련비자), H-2(방문취업) 등 단기 비자를 통해 체류 중인 외국인이 장기취업비자인 E-7-4(외국인 숙련 근로자)로 갈아타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숙련기능인력(K-POINT E74)을 5천명→3만5천명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단순직 근로자 중심에서 전문기술직 근로자로의 대전환을 예고한 셈이다.올해 대구와 경북에는 각각 95명, 329명의 숙련기능인력이 배정된다. 구자희 경북도청 외국인공동체과장은 "경북도도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가가 외국인 유치에는 공을 들이지만, 정작 들어온 후에는 지원책이 열악해지는 경향이 있다. 도에서는 촘촘한 외국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밀착행정을 통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간 국가가 독점하다시피 한 외국인 정책을 이제는 지방과 적극적으로 나눠서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12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첨단사업지원센터에 있는 의료 예후 예측 기술 솔루션 기업인 바이오 링크에서 외국인 직원들이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세계는 지금 고급 인재 유치 '전쟁'
세계 각국의 인재 유치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물밑 작업이 더욱 가속화 하는 모양새다. 총성 없는 전쟁이다. 반면 한국은 우수한 인력 확보 경쟁에서 한발 뒤처져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선입견과 유연하지 못한 정책들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놓고 있다. 인재 유치는 고사하고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세계의 인재 유치전은 국가가 아닌 도시 간 경쟁으로 확전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도 보다 유연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 정책을 통해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고급두뇌 유출지수'는 4.81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63개국 평균(4.78)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는 4.15로 63개국 중 49위에 머물렀다. 유능한 인재들을 유치하기는커녕 '있는 인재'도 유출될 위기에 처해있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 8.97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7.61·5위) 상위권에 포진했고, 중국도 (5.35·35위) 한국을 앞질렀다.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유럽연합(EU)의 이주민 정책인 '블루카드'(Blue Card) 제도다. 블루카드를 소지한 외국인 취업자는 가족을 초청할 수 있고 카드를 발급받은 지 18개월이 지나면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자유롭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2012년 첫 도입 당시 3천664건이던 블루카드 발급 건수는 2019년 3만6천803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EU 내에서도 블루카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블루카드 발급기준을 유연하게 하면서 고급인력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최소 연봉 기준을 기존 5만8천400유로(8천618만원가량)에서 지난해 4만3천800유로(6천464만원가량)로 낮췄다. 올해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4만5천300유로(6천685만원가량)로 소폭 늘었지만, 한국 일반영주권(F-5-1) 취득 소득 기준보다 낮다. 한국의 일반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선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의 소득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4천405만1천원이다. 즉 8천810만2천원의 소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독일은 소득기준 외에도 적용대상 범위를 확대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직업 초년생과 IT전문가, 인력부족 직종(수학·컴퓨터공학·자연과학·공학·의학 등) 등에 대해 임금기준 하한선을 낮게 잡아 문호를 확대했다. 또 다른 EU회원국에서 발급한 블루카드를 소지한 사람에 대해 장단기적으로 독일로 이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으며, 가족동반 기준도 완화했다. 중국도 30여년 전부터 해외인재 유치에 공들여왔다. 1994년 '백인계획'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세계적 수준의 학자·교수 1천여명 유치를 목표로 한 '천인계획'까지 추진했다. 2019년부터는 '고급 외국인 전문가 유치 계획'을 통해 첨단신소재, 정보통신 등 전략 핵심 분야에서 인재 유치에 나섰고, 2020년엔 해외 고급인재의 영주권 취득 기준까지 완화했다. 일본의 경우 최근 10년 새 외국 전문인력 유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면서 외국인 취업자 중 전문인력 비중은 2012년 18.5%에서 2021년 22.8%로 증가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외국인 전문인력이 5.3%라는 점을 감안하면 4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민자 유입에 민감한 미국 역시 바이든 정부 들어 외국인 신규 취업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요건을 완화했다. 고급인재 유치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 서울도 외국인 인재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외국인 인재와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우수인재 유치와 △포용적인 다문화사회 조성이 핵심이다. 주요 대학과 협력해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1천명을 유치하고, 글로벌 기업·테크 유니콘 등 100대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5년간 투입되는 자금만 2천506억원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월 발표한 '생산인구확보종합대책-글로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인력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비자체계 개선 또는 특화비자 신규 도입 △중소기업 전문인력 인건비 부담 △우수 전문인력 네트워크 관리 △외국인 유학생 활용 확대 △외국인 친화적 생활인프라 확대, 언어 측면 글로벌화 추진 등을 통한 불안정한 해외인력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주요국 고급두뇌유출지수 및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 자료: 한국무역협회 글로벌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인력 활용방안 보고서
[인재가 지역을 살린다] 장흔성 K드림지원센터장 "외국인 근로자 입장에서 정책 발굴 이뤄져야"
"외국인 근로자 유입 속도를 조절하고, 수용성과 균형성 있는 이주 활성화 정책을 발굴해야 합니다." 장흔성 K-드림외국인지원센터장은 글로벌 이주 정책의 핵심은 수용과 균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생산성 부족 등 문제를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해결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이주 정책을 남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또 외국인 근로자 실태 조사를 통한 필요 인력 재구성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던졌다. K-드림외국인지원센터는 외국인도 살고 싶어 하는 경북도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구미에 위치해 있다. 지역 특화 비자·취업 연계 사업과 '희망이음사업' 전담자 역량 강화를 비롯해 취업박람회, K드림헬퍼 채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한국 입맛에 맞춘 외국인 근로자 정책 대신 외국인 근로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정책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내·외국인 간 행정·복지 사회 서비스 동일 제공을 통해 차별 없는 공동체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석·박사 학위 취득차 한국을 찾은 유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기업과 우수 인재 간 '일대일 매칭 프로그램' 등 구인·구직 사업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대학에선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습 침해권을 해소하고, 지자체에선 외국인 관련 담당 공무원들이 장기간 업무를 소화하며 이주 활성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이 힘을 모아 외국인 구인·구직 활성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이주 정책에 있어 임금 문제 또한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조건인 GNI(국민총소득) 70~80% 이상 지급 제도를 고쳐 초기 유입 단계부터 지역 실정에 맞는 최저임금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센터장은 "지방은 영세 기업이 많다 보니 연봉 3천300만원 이상을 맞춰줄 만한 여력이 없고, 임금 차등이 없는 균등 지급으로 외국인 고급 인력 대신 단순 생산직으로만 인력이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차라리 최저임금을 보장하며 외국인 근로자 실태 조사를 토대로 업종별 차등 지급을 통한 연봉 협상으로 성과 창출과 이주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장흔성 K-드림외국인지원센터장이 글로벌 이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드림외국인센터 제공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국경 뿐아니라 마음도 열어주길 바래요."
"외국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서울을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의 혼잡함보다 오히려 지방 도시의 여유로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도권을 피해 대구경북에 정착한 헝가리 출신의 슈웨겔 유딧(여·31) 씨는 유학을 왔다가 취업에도 성공했다.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던 그는 정부 초청 장학금을 신청해 선정됐고, 2016년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대구 계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유딧 씨는 2021년 9월 에코프로에 입사하면서 포항에 정착했다. 지금은 어엿한 대구경북 주민이다. 현재 유딧 씨가 회사에서 맡은 일은 주로 모국 헝가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에코프로 GHU(헝가리법인)의 업무를 지원하고, 현지 출장도 자주 다닌다. 한국어나 헝가리어로 진행되는 교육과 회의 등을 통역하고 필요한 자료도 번역한다. 한국살이 8년 차를 맞은 유딧 씨는 "포항 생활 대부분에 만족한다"면서도 몇몇 불편한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딧 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외국인이 많이 없어 외로울 때가 많고, 대중교통도 불편하다"며 "지역을 떠나 한국 전체로 보면 비자 발급 문제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또 "한국에서 일하려면 특정 활동 분야에서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퇴사하거나 회사를 옮길 자유도 제한돼 있는 것 같다"면서 "유능한 외국인 인재들이 한국으로 오게 하려면 비자 조건을 좀 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시민의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딧 씨는 "아직까지는 낯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걸 가끔 느낀다"며 "국경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열어줘야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딧 씨는 "한국생활이 즐겁고, 더 오래 오래 일하고 싶어 자기계발도 열심히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으로 와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포항 에코프로에 근무하는 헝가리 출신 슈웨겔 유딧씨가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한국은 살기 좋지만, 미래가 불투명해요"
"다들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했지만, 주변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나 둘 안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다른 나라로 떠났어요". 대구의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솔루션 기업 ㈜바이오링크(대표 홍정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란 출신 이잣(39) 씨와 인도 출신 고피(36) 씨의 말이다. 이잣 씨는 AI 개발자로 연구(E3) 비자를 받고 한국에서 8년째 체류 중이다. 2016년 광주 조선대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 3년 과정을 밟기 위해 대구로 왔다. 그는 바이오링크에서 메디컬 데이터와 CT 사진 등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다양한 질병의 예후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숙련공'(E7) 비자를 가진 고피씨는 웹 개발과 데이터 프로세싱 등 업무를 수행 중이다. 2022년 한국에 들어온 그는 영남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아내와 함께 대구에서 살고있다.'고급 인력'인 두 사람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유연하지 못한 정책들과 폐쇄적인 사회 환경을 안타까워 한다. 이잣 씨는 "대구경북은 서울보다 살기 편하다. 덜 붐비고, 주거비용 등 생활 필수 비용들이 수도권에 비해 적게 든다는 점에서 만족한다"면서도 외국인이 오랫동안 정착할 만한 환경을 갖췄는 지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대구경북 주민들은 외국인에 대해 거리감을 많이 두는 편"이라며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환경이고, 외국인에게도 개방(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피 씨 역시 "외국인들은 대구에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어떤 생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며 "지역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외국인 수도 적다 보니 커뮤니티 형성도 활발하지 않다"고 했다. 지자체와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우수인력 확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인재들이 오래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잣 씨는 "많은 나라들이 자국에서 2~3년을 살면 영주권을 주는데 나 같은 경우 한국에서 8년을 살았는데도 주기적으로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열심히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혜택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다 보니 주변의 AI엔지니어들은 이미 한국을 벗어나 호주, 미국, 캐나다 등지로 떠났다. 호주의 경우 과학자나 연구진 등에게는 비교적 쉽게 영주권을 준다"며 "평소 한국이 살기 좋다고 말해왔던 그들이지만 자신은 물론 아이들의 '미래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다. 나 역시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다면 새로운 터전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근무 환경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피 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출산 휴가가 유럽과 인도보다 짧다. 남자에게는 고작 열흘간 휴가를 주는데, 아내와 아이를 돌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잣 씨는 "여름 휴가의 경우 다른 나라는 한 달씩 쉬게 해 주는데 한국은 이런 부분에서 유연하지 못하다. (이란까지) 고작 3일 만에 왔다 갔다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12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첨단사업지원센터에 있는 의료 예후 예측 기술 솔루션 기업인 바이오 링크에서 이잣씨(왼쪽)와 고피씨가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도시 살아난다"
"젊은 인재들이 다양한 이들과 만나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도시가 살아납니다." 12일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인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마 교수는 이날 대구그랜드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대구경제포럼' 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마 교수는 영남일보 연중 기획시리즈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의 자문위원이다. 마 교수는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인재'를 꼽았다.그는 "사람은 자신이 사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인재가 커가는 매커니즘도 비슷하게 작동한다"며 "어떤 이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식과 생각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또 "편안한 장소에서 편안한 이들과 생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얻은 지식을 '암묵지(tacit knowledge·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라고 하는데 현재 사회는 구성원의 암묵지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기업이나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라며 "특히 암묵지를 가진 인재를 유치하려는 경쟁으로 도시 공간의 형태마저 바뀌고 있다. 대구의 미래 역시 암묵지를 가진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마 교수는 미국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를 예로 들며 "예전에는 유형자산을 가진 기업들이 시총 상위권에 포진했다면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이 미국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商議 '21세기대구경제포럼' 마강래 중앙대 교수 특별 강연 상황 맞게 어울릴 다기능공간 서울 '팁스타운' 등 사례 소개 도시계획 '외곽 개발'엔 신중론"인구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곳 원도심 되살려야 도시 살아나"인재 유입을 위한 방안으로는 "기본적으로 인재들은 재미있고,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이에 맞춰 도시 공간 설계에도 이를 반영하는 추세인데 서울시의 경우 다기능복합 용도 공간을 조성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대구시도 이처럼 상황에 맞게 청년들이 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기능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 사옥과 카카오 아지트 내부와 서울 역삼로 '창업가 거리', '팁스(Tips)타운'의 사례도 소개했다. 창업가 거리는 스타트업 지원 특화 거리이다. 이곳에는 팁스타운(중소벤처기업부)을 비롯해 마루(아산나눔재단), 체인지업 그라운드(포스코) 등 스타트업 지원센터가 모여 있고, 약 170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보이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연결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마 교수는 "암묵지를 습득하고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배우고 싶은 분야에 종사하는 이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라며 "4차 산업 혁명시대 빅테이터, AI 등은 수단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연결이다. 초연결 사회에서 다른 이들이 가진 다양한 지식이 결합할 때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결과 값이 나타난다. 개인의 아이디어가 기업의 부가가치 증대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했다.도시계획에 있어 외곽 개발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쳤다. 마 교수는 "한 도시가 힘을 잃는 과정 중 하나가 외곽을 너무 많이 개발하는 것이다. 인구가 늘어날 땐 성장관리 차원에서 외곽을 개발해도 되지만 인구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곳에선 역으로 원도심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도심에 인구가 빽빽하면서 다양성은 확보되고 소통은 원활한 '3박자'가 갖춰질 때 도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한편 21세기대구경제포럼은 1995년 대구상의가 설립한 지역의 대표적인 조찬 모임이다. 대구상의는 포럼을 통해 30년 가까이 지역 기업들에게 다양한 경영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12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 대구경제포럼 제275차 세미나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12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 대구경제포럼 제275차 세미나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24.06.12
정용교 영남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장 "지역사회 원하는 일꾼 성장 길 터줘야"
"다문화 시대를 맞아 외국인 노동 인력의 고급화를 꾀해 양적·질적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정용교〈사진〉영남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장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업군별 인적 관리 향상'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따른 사회적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경을 넘나들 준비가 덜 된 상태인 근로자들을 받아들이다 보니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임금'만을 목적으로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떨쳐 내고, 인격을 높여 주는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건설업, 농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다수의 아시아·아프리카권 노동자가 이를 메꾸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먼저 베풀고 받아들이며 수용하는 자세를 갖춰 외국인 근로자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민국 사회가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유입하는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근로자 개념에서 벗어나 석·박사 학위가 있는 외국인들이 이공계에 몰리는 현상도 완화해야 한다"라며 "해외 우수 인문·사회계열 인력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다. 언어 장벽이라는 걸림돌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고립감이 덜하고, 농촌 사회에서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2024.06.04
제조업 생산라인·농사일 걱정도 덜어…베테랑 인력 탈바꿈
베트남 출신 숙련공의 미소공정 전반 누비며 업무처리지역 제조산업 이끄는 첨병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천일금형사 1공장. 베트남 출신 근로자 태두옹(36)씨의 손길이 분주했다. 공장 내부는 여러 기계가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부산했지만 태두옹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가 하고 있는 작업은 기계로 잡아내지 못한 금속판의 거친 면을 골라내 다듬는 것으로 자동차 부품 사출 금형 제작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전문 기술과 고도의 집중력이 수반되는 대표적인 작업이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태두옹씨는 순조롭게 작업을 이어갔다. 능숙하게 쇠붙이를 잡아들고 금형 틀을 손질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숙련공이다. 업체 관계자는 태두옹씨가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하루하루 기술이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태두옹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족들도 보고 싶고, 말도 통하지 않는 데다가 일도 제대로 못해 힘든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10년간 지역의 많은 기관과 동료들이 도와줘서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다"며 "곧 아이도 태어나는데 마음 같아선 대구에 계속 살고 싶다"고 미소지었다.차량용 선루프 부품 생산라인에선 또 다른 외국인 근로자 푸엉(37)씨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 중이었다. 그도 태두옹씨와 같은 베트남 출신이다. 푸엉씨 역시 이곳에서 수년째 근무한 터라 작업에 막힘이 없었다. 장비를 다루는 자세도 사뭇 진지했다. 어느 정도 제품이 만들어지자 그는 다른 공정으로 옮기는 작업도 도맡았다. 1차 금속 제조업체인 천일금형사에는 태두옹·푸엉씨를 포함해 외국인 노동자 4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근로자 수의 약 45%에 달한다. 공장 곳곳을 누비며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이 바로 지역 산업을 이끄는 첨병인 셈이다.김영민 천일금형사 부사장은 "국내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어 우리 공장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업체들도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기업과 외국인 노동자 모두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제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농번기 투입 계절근로자일·급여에 만족, 안정 정착인력문제 농어촌에 큰 도움포항시 북구 죽장면에서 농사를 짓는 손유락(60)씨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포항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소개받은 덕분이다. 평생 농사만 짓던 손씨는 인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최근에는 '이젠 정말 농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까지 한 터였다. 다행히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구해 걱정거리를 덜었다.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반 타오(37)·호앙응옥 디엡(여·37) 부부와 쯔엉 응옥 타오(36)씨가 듬직한 아군이 됐다. 손씨는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큰 시름을 덜고 농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포항시는 지역에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의 가족 또는 사촌을 대상으로 계절근로자를 모집한다. 응우옌씨와 쯔엉씨 역시 여동생이 결혼이민자다. 응우옌씨 부부는 지난 4월 입국했고, 쯔엉씨는 올해 2년 차다. 이들은 손씨가 마련한 숙소에 함께 머물며 하루 8시간씩 농사일을 돕는다. 고될 법도 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여느 농촌처럼 일하다 새참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거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지금은 혼자 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에 적응했다는 호앙응옥씨는 "한국에서의 일이 베트남에 비해 어렵지 않고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아이가 보고 싶다는 것 빼고는 모든 면에서 만족한다. 많은 월급을 받고 저축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크다. 쉬는 날에는 여행도 다니며 한국 유명 관광지를 직접 보기도 한다"고 웃었다.손씨의 만족도 역시 높다. 포항시가 모집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가족이 같은 지역에 있어 적응도 쉽게 잘하고 책임감도 크다고 말한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대구 달서구 천일금형사 공장에서 베트남 출신 근로자 태두옹씨가 금형 제작 마지막 단계에서 금형틀을 손질하고 있다.선루프 부품을 제작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근로자 푸엉씨. 이윤호기자포항시 북구 죽장면 손유락씨 농가에서 계절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근로자들.
경북 '지역특화형 비자' 우수 외노자 정착 디딤돌
외국인 근로자가 '없어선 안될 존재'로 떠오르면서 지자체들도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수한 외국인 인재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경북도는 올 들어 '지역특화형 비자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진행되는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의 배정 인원은 700명(인구감소지역 15개 지자체 총합)이다. 4월에만 93명의 외국인이 경북도 각 시·군에 정착하는 조건으로 혜택을 부여받았다.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는 △우수 외국인에게 인구감소지역 거주, 취·창업하는 조건으로 거주 비자 발급 △사업 선정 지자체에 거주하거나 거주하려는 외국 국적 동포 및 그 가족에게 체류상 특례 부여 등을 골자로 한다. '영주권'에 준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경북도 관계자는 "2022년 시범사업이 시행됐던 영주·영천·의성·고령·성주 등 5개 시·군에는 근로자 267명과 동반 가족 등 총 426명이 정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도 지난 2월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의 지역 정착을 돕기 위한 어학당을 만들어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외국인 언어학당을 꾸린 것은 경북도가 처음이다.대구시도 '대구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열고 외국인 노동자 지원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고충 상담과 행정·통역 지원을 비롯해 한국어, 정보화, 법률 등 생활적응 관련 교육,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 등 외국인 근로자의 지역 정착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대구·경북 외에 경기도는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책으로 '외국인 근로자 전용 공공기숙사 설립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이탈하거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기숙사를 짓고 있다. 전북도 역시 75억원을 투입해 정읍시와 고창군, 임실군, 진안군, 순창군 등 5개 시·군에 외국인 근로자 전용 기숙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경북도 외국인공동체과 관계자는 "정착 의지를 가진 우수 인재가 있더라도 짧은 체류 허가 기간과 까다로운 조건들 때문에 지역 주민으로 거듭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근로자가 일에 익숙해지고 숙련된 시점에 체류 기간이 끝나버리면 산업체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손실이 있는 만큼 이들을 장기적으로 정착시키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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