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권(31) 씨는 대구 소재 중견기업 <주>SL에서 6년 차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동차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인 플라스틱, 접착제, 도료 등 개발·개선 업무를 담당한다. 홍 씨는 대구 출신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도 지역에서 졸업했다. 직장을 선택할 때도 망설임 없이 지역 기업을 택했다.
그는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지역에서 좋은 직장을 찾아보자는 마음이 컸다"며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있는 기업, 급여조건도 나쁘지 않은 기업을 1순위 조건으로 뒀는데 SL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입사 배경을 설명했다.
업무와 직장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조 공장에서 제품을 최대한 어려움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시작 단계에서부터 최적의 재료를 선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동시에 재료 신규 개발 작업도 한다"며 "핵심 부서라고는 할 순 없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업무고, 워라밸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다만, 대구에서 더 큰 미래를 그려갈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내 결혼을 계획하고 있고, 자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대구는 대기업 수준의 기업이 거의 없다. 특히 제조업 중견기업의 경우 연차가 쌓이더라도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며 "여기에 맞춰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해나가야 할 지, 개인적인 발전과 더 많은 수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대구가 지역 청년의 정착을 유도하고 외지 청년을 유입시킬 방안으로 '일자리 만들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평생 살아온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터전을 옮길 땐 이동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빠른 시일 내 복구할 수 있는 '탄탄한 일자리'와 '동등 이상의 인프라'를 보게 된다"며 "청년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고, 워라밸을 뒷받침해 줄 인프라가 있다면 굳이 타지역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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