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경북대병원 등 '계약직 의사' 4년새 57% 늘어…연봉도 전임보다 많아
경북대병원 등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을 위해 사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목포시)이 경북대병원 등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촉탁의, 진료의사 등 계약직 의사가 2019년 427명에서 올해 6월 기준 672명으로 57.4%(245명) 증가했다.반면 임상분야 전임교수는 같은 기간 1천906명에서 2천145명으로 12.5%(239명) 늘어나는데 그쳤다.이 기간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중 계약직 의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대병원(5명→19명)으로 280%(14명) 증가했다.경북대병원 계약직 의사는 2019년 22명에서 올해 62명으로 182% 늘어 국립대병원 중 네번째 증가율을 기록했다.국립대병원 전임교수의 공백을 계약직 의사가 대체하면서, 계약직 의사의 연봉도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경북대병원을 포함해 부산대·서울대·전남대·전북대·충북대병원 등 6개 병원은 올해 계약직 의사 연봉이 전임교수 연봉을 넘어섰다.김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경북대병원 전임교수 연봉은 1억4천398만원, 계약직 의사는 1억4천507만원이다.김 의원은 "대학병원의 교수 구인난은 의사 인력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방증하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신입생 증원이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 최상위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 인력 등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김원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3.09.28
원규장 영남대의료원 의학연구처장 "의사과학자 많아야 노벨의학상 배출할 수 있어…정부 중장기 정책 필요"
최근 25년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37%, 상위 10개 제약회사 대표과학책임자 70%가 의사과학자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사람도 모두 의사과학자다. 하지만 한국에선 의사과학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연간 4천명 가까운 의·치대 졸업자 대부분 임상의가 된다. 전공의 과정 대신 기초의학 연구를 선택한 연간 30명 정도만 의사과학자를 꿈꾼다.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 사업단장을 맡아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다양한 연구를 이어가는 원규장 영남대의료원 의학연구처장(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정부의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최근 원 처장은 지역 연구 개발 활성화에 기여한 공으로 대구시장 표창장을 받는 등 대내외적으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의사과학자를 모르는 시민이 많다."의사과학자란 용어가 매우 생소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의사 면허 취득 후에 과학자가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의사과학자 범주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의사가 된 후 진료는 안 하고, 연구하는 의사다. 의대에 입학해 우선 의사는 되지만 그 후 의학 이외 과학자가 되는 의사도 의사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전공의 과정을 안 하고 의대 기초의학교실로 가는 경우다. 의과대학 졸업 후 현재 의과학대학원 등에 진학해 의학뿐만 아니라 수학, 공학 등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둘째는 진료하면서 과학적 연구를 계속하는 의사다. 즉, 전공의 때나 전문의 과정 후 교수가 돼 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약물개발, 기기개발 등 연구에 뛰어드는 경우다. 연구 성과를 사업화해 회사 CEO가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임상 전문의 취득 후 기초의학교실에서 교수생활하는 사례도 있다."▶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는가."일반적으로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한다. 임상에서 중요한 문제를 찾아 연구실에서 이러한 임상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나 접근 방식을 개발한다. 또한, 다른 연구원 및 임상의와 협력해 의료지식을 발전시키고 획기적인 환자 치료법을 개발한다. 기초 과학, 중개 연구 및 임상 시험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구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 의료 및 과학 외에도 의사과학자는 연구결과를 과학자 및 일반인 모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 지식을 발전시키고 환자 치료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의료 및 과학 커뮤니티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도 있다. 연구를 수행하는 것 외에도 의사 과학자는 의학 연구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데 관심이 있는 학생 및 기타 연구원에게 멘토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의학을 연구하는 이학박사(의학 연구자)와 의사과학자가 헷갈린다."의사과학자와 의학 연구자 모두 새로운 치료법이나 진단 도구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의사과학자는 일반적으로 임상 의학 및 환자 치료에 더 중점을 두는 반면, 의학 연구자는 과학적 발견에 더 중점을 둔다. 의사와 의학 연구자 간 협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상적 의사과학자는 의학에 대한 기본 지식과 과학 연구에 대한 열정을 모두 가진 사람이다. 즉,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의사과학자는 임상 의학과 과학 연구 사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열정, 추진력 및 전문 지식을 가지는 한편, 의학 지식을 발전시키고 환자 치료를 개선하는데 전념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은 의사과학자들에겐 꿈의 장소다. 매년 12월10일 노벨상 수상 축하 만찬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언제쯤 나올 것 같나."불행하게도 아직 한국에선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하다. 현대의학은 6·25 전쟁 이후 잿더미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약 70년 정도 지났다. 수백 년 된 미국과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하면 자료 축적이 비교가 안 된다. 다만 수도권 대학 등에선 어느 정도 근접하고 있다. 새로운 약재를 가지고는 수상하기 어렵다. 2018년 일본 교토대 호조 다스쿠 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개발로 이어진 'PD-1' 발견 공로다. 즉 인류에 이바지할 만큼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에 한 우물을 파는 의사과학자 등이 여럿 있다. 연속성을 가지고 연구를 꾸준히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에서도 이들에게 경제적인 지원도 해야 한다.일각에선 의사과학자 양성보다 이들이 연구의 길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임상의가 되면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반면, 의사과학자는 연구비가 부족하고 안정적 일자리를 얻기도 쉽지 않다. 임상의 복귀라는 선택지가 있는 의사는 연구자 경력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의학박사와 과기 분야 박사를 함께 수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비교적 잘 갖춰진 미국 학계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국 국립보건원과 같이 포괄적 연구가 가능한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즘 고교졸업 후 의과대학 입학하기는 너무 어렵다. 이공계 입학을 꺼리고 성적 좋은 학생들이 의과대학에만 매달리는 동안 과학의 국가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의대 교수를 하면서 입학 후 의사길을 가지 않고 순수한 자연과학으로 전공을 바꾼 적지 않은 제자를 보고 있으면서 이것도 이공계를 키울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본다. 의사도 많은 과학자 중 한 명이지만,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 노벨상 수상 등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행히 한국도 학생·전공의 때 이런 과정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전문의나 임상교수가 돼 이학박사를 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도 국책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사과학자 제도도 계속 발전해 의학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과학이 함께 성장하길 기원한다." 글=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사진=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023.09.26
[건강칼럼] 좋은 수면 습관
지난 칼럼(2023년 7월11일 13면)에서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이해하고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본을 알고 원인이 파악되면 불면증 치료는 어렵지 않다. 다수의 수면 논문에 의하면 약 없이 불면증을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 성공률이 자그마치 90%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약물 내성, 의존성, 정상적인 수면 패턴의 소실, 경제적인 부담 등을 야기하는 약물이 왜 성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환자나 의료진 모두가 불면증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신경과나 정신의학과 계열의 특별한 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수면이나, 불면증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이 거의 없다. 당연히 수면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도와 관심이 떨어진다.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골치 아픈 상담보다는 자기 전 처방된 알약을 편하게 먹고 쉽게 잠들길 선호한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무턱대고 나쁜약으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비약물적 치료와 수면 위생 개선에도 불구하고 치료되지 않는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다만 처방전에 상담이나 수면 검사 등을 통해서 비약물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약물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뇌에는 선천적으로 고유한 생체 시계가 존재한다. 주변 환경이나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에 의해 변형되고 리듬이 파괴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 스스로가 문제점을 '인지'하고 바람직한 수면 환경을 위한 실천 즉 '행동'이 수반되면서 치료될 수 있다. 이를 '인지행동치료'라고 한다. 수면 전문 의사나 상담사는 환자에게 좋은 수면 방법을 소개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상담해 준다. 예를 들면 잘 자기 위해서는 먼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체내 시계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일정한 취침, 기상이 필요하다. 가급적 오전에 햇살을 20~30분 이상 받는 게 좋다. 햇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고 우리 몸을 각성시키는 효능이 있다. 가벼운 체조도 도움이 된다. 아침 식사는 체내 시계의 초기화의 의미가 있어 소량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는 보너스로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실험을 통해 아침밥을 먹지 않은 쥐가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과 주간 활동량도 중요하다. 움직임이 줄어들면 체내 시계가 흐트러진다. 운동의 많은 장점 중에 몸에 쌓인 피로감은 밤에 수면 욕구를 증가시킨다. 수면 중 실내 온도도 중요하다. 체온이 낮을수록 깊은 수면에 빠지기 수월하다. 여름철, 덥고 습할 때 불면의 밤을 보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여름철 실내 온도는 24~25℃, 겨울철 온도는 1~2℃ 더 낮게 조절하길 권장한다. 만약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서 조용하고 눈이 편한 조도의 거실이나 의자에 앉아서 다소 지루한 책을 읽거나 명상을 권장한다. 블루 라이트를 발생하는 TV, 휴대폰, 태블릿 등은 각성을 유도해 수면 1시간 전부터는 삼가야 한다. 불면 시 다음날을 걱정하면서 시계를 자주 쳐다보면 수면 강박증이 심해져 의식적으로 시계를 보지 말고 잠이 올 때까지 편안히 휴식하다가 잠이 오면 재빨리 침대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야간의 규칙적인 성생활도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되므로 추천할 만하다.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2023.09.19
경북 슈바이처들, 캄보디아서 사랑의 인술
경북지역 보건단체(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간호사회·약사회)는 최근 4박6일간 캄보디아에서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올해 10회째인 해외 의료봉사는 '사랑으로 전하는 마음, 건강한 캄보디아'란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봉사는 △의료진 41명(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 △약사 5명 △의료기사 3명 △경북자원봉사센터 20명 △행정 관련 28명 등 총 97명이 참여했다. 캄보디아에서는 △통역 41명(왕립프놈펜대 한국어과) △UYFC 회원 40명 △캄퐁톰 주립병원 의사 및 간호사 20명 △현지 행정지원팀 6명 등 총 107명이 동참했다. 양쪽 모두 합하면 총 204명이다.◆4천명에게 전한 사랑의 인술봉사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캄퐁톰주다. 이곳은 앞서 4년간 방문한 프레아 비헤아르주와 달리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으로, 의료봉사 첫날부터 많은 환자가 모였다. 14개 진료과는 3일간 총 4천30명(연인원 1만75명)을 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의과에서는 기본 외래 진료를 비롯해 위내시경 검사 30건, 내과 복부 및 갑상선 초음파 40건, 산부인과 산과·유방·경부초음파 60건, 외과 양성종양 등 절제수술 23건, 근막동통유발점주사자극치료(TPI) 52건, 임상병리검사 1천488건 등 △치과에서는 기본진료 329명과 발치·충치 치료 219건, 레진치료 157건, 전체·부분 스케일링 154건, 불소도포 70건 △ 한의과에서는 침·뜸 자세교정 등 520명 △약제과에서는 조제 및 투약, 복약상담 1천770명, 외래투약 2천260명 △간호과에서는 혈압 및 체온 측정 4천30명, 구충제 투약 4천30명을 각각 시행했다. 특히 캄보디아 현지 의료인이 진료에 참여해 한국 의료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의료환경 개선 지원캄보디아는 수도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병원이 의료 장비와 임상 경험이 부족해 환자를 원활하게 진료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봉사단은 올해 새로운 봉사장소를 방문하면서 주립병원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내과 위내시경 장비, 안과 안압측정장비, 세극등 현미경, 치과 의자, 에어컨 등을 전달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하고자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유병률이 높은 당뇨 환자의 치료와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자 당뇨에 대한 최신 지견, 당뇨 환자의 간호 관리, 당뇨발의 치료에 대한 학술세미나도 실시했다. 이외에도 강한 자외선 등으로 안과질환이 많은 현지 주민을 위해 돋보기 안경 1천300개를 마련해 안과 시력 검사를 통해 배부했다.◆보육원 치아 위생교육·생필품 전달캄퐁톰주에는 100여 명이 머무는 보육원이 있다. 사전 답사단원들은 이 보육원에 의류와 생필품 등이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경북도적십자사는 사랑의 우정 선물 상자인 학용품 세트, 경북도자원봉사센터는 의료와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또한 영양이 부족한 소아에겐 영양제를 지원과 함께 치아 불소도포 및 양치·위생 교육을 했다. 경북전문대 유아교육과·뷰티케어과 학생들은 이발과 손톱 정리, 페이스페인팅은 물론 윷놀이와 투호 놀이 등을 함께 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도 마련했다.◆경북의 우수한 문화 홍보의료봉사 2일차 저녁에는 국회 외교위원장인 수스야라 국회의원 주최의 환영 만찬이 있었다. 그간 캄보디아 캄퐁톰 지역 환자의 아픔을 달래주고자 헌신적으로 임해 준 봉사단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각국 간 감사패 교환과 함께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경북전문대 학생들이 마련한 플래시몹과 캄보디아 통역 학생들이 준비한 K-pop 댄스 공연도 펼쳐졌다. 또한 경북도 5개 보건단체는 봉사활동에 많은 도움을 준 왕립프놈펜대 한국어학과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5명을 선발해 장학금(총 2천500달러)을 전달했다.◆역대 최다 봉사단 참여이번 의료 봉사는 단원들이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만 4년 만의 해외 의료봉사로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경북도 1억원 △경북도적십자사 우정의 선물 1천세트(2천만원 상당) △경북도종합자원봉사센터 의류 및 생필품(1천200만원 상당) △심평원 대구지원 의료물품(150만원 상당) △54개 제약회사 의약품(1억5천만원) △대한의사협회 및 대구시의사회 후원금 등 여러 단체의 격려 덕분에 내실 있는 봉사 활동이 가능했다. 봉사 2일 차에는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현장을 찾아 경북도 의술 및 문화유산 홍보에 감사하며 격려하기도 했다.이우석 경북도보건단체협의회장(경북도의사회장)은 "역대 최다 봉사단 참여와 최고 진료 인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봉사 단원 모두가 무사히 귀국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감사함을 느낀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4년간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지만 다시 캄보디아 현지 주민의 맑은 눈을 마주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모든 봉사단원과 현지 관계자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단원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에 임한 덕분에 4천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할 수 있었다"고 단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한 의료진이 캄보디아 어린이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학근(구미 중앙내과의원) 경북도의사회 부회장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 국회 외교위원장인 수스야라(오른쪽) 국회의원이 이우석 경북도보건단체협의회장(경북도의사회장)에게 의료 봉사 감사장을 전달했다.
2023.09.12
[건강칼럼] 묻지마 폭력에 대한 실질적 대비책
최근 묻지마 폭력(범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원인 분석과 대책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그냥 둘 수는 없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마지막에 있는 공통 과정의 핵심은 나와 타인의 완벽한 구분이고 상대를 적대화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거나, 적폐로 몰거나, 범죄자 혹은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공통된 부분일 것이다.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소외, 억울, 분노 등이 올라오면서 나를 이렇게 만든 사회전체를 가해자로 보고 그들에게 복수 혹은 응징하는 것은 정당하게 되는 것이다.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면 일반시민은 자신을 보호하고자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 그리고 점점 시스템 내의 소통과정과 사회적 연대감도 줄고 같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도 낮아진다. 또 사회 다른 일원에 대한 존중감, 연민 등도 줄어들고 각자도생이라는 처절한 정글법칙만 남아서 사회적 긴장감이 올라갈 것이다. 이것 또한 저출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결국 사회적 손실이 엄청난 것이다. 사회적 생존이 어려운 사람이 극단으로 가면 은둔형, 자해형(자살), 분노폭발형(묻지마 범죄) 등으로 진행될 수 있고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격리하는 것만으로는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예방하는 것이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 마치 정기건강검진처럼. 그 시작은 학교 현장이다. 아동이 문제행동을 하면 전학을 보내고, 나중에는 퇴학처리돼 외면되고 고립된다. 그러한 아동은 혼자 성장(?)해 극단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장기적으로 그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반드시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와 사회는 더 힘들게 될 것이다. 하나의 대책이 모든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필요하다. 학교생활 중 자기감정 조절, 올바른 의사 표현 방법, 상대방 존중, 건강한 관계 유지, 사회와 조화되는 방법 찾기 등 심리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그룹 치료'가 필요하다. 지금 현실적으로는 각 개인의 문제로 보아 개인상담, 병원 연계치료 등을 시행한다. 1대 1 상담에서는 별문제 없어 보이는 경우까지 호전되지만 막상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문제가 발생한다. 1대 1 심리치료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기본 원리상 다른 영역인 것이다. 이러한 아동들은 1대 1 심리치료와 그룹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심리사회극 등 다양한 심리기법을 활용한 그룹치료를 통해 자율성을 회복하고 사회 일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며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고 연대하며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오랜 시간 아동 정신건강 업무를 해온 입장에서 현재 이 부분이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 부분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솔직히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고 지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이 영역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그러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오늘 우유를 마신다고 내일 바로 키가 크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가정에서는 엄마·아빠가 매일 아이들 돌보고 사랑하는 일과 비슷하다. 상상만 해도 얼마나 힘들지 짐작 갈 것이다. 솔직히 심리적 3D 직업이다. 그럼 이 역할을 할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일 것인가. 물론 정부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안다.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한 더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 진실로 시급하다.박용진<진스마음클리닉 원장·정신과 전문의>박용진
예천 국민체육센터, 주민 체육공간으로 '자리매김'
경북 예천 국민체육센터가 명실상부한 주민 체육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청 옆에 자리한 국민체육센터는 연면적 9천659㎡ 규모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게이트볼장과 헬스장, 다목적체육관, 배드민턴장 등을 갖췄다. 이용시간은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이며 무료로개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개관한 예천 국민체육센터는 매년 이용객 수가 꾸준히 증가해 하루 평균 150여 명이 이용 중이다. 1층 게이트볼장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실내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며 계절에 상관없이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다. 같은 층 헬스장은 20종 36개의 운동기구를 설치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이용하며 만족도도 높다. 2층 배드민턴장은 배드민턴과 피클볼 등의 동호인들이 매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다목적체육관과 배드민턴장은 일반 군민들이 체육행사 등을 위한 무료 대관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또 군은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로 활용했던 '게이트볼 1구장'을 소규모 실내체육관으로 리모델링한 후 군민들이 체육활동을 즐기고 각종 단체행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예천군 국민체육센터 개관 5년째를 맞은 예천 국민체육센터가 다목적 체육공간으로 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23.09.11
에스포항병원, 치매안심센터 관련 연구논문 발표
에스포항병원(대표병원장 김문철) 연구진이 치매안심센터의 중요한 역할과 그 효과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치매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고자 하는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에 대해 체계적으로 평가한 첫 번째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포항병원 연구진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된 환자 중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진단받은 환자와 병원에서 초기 진단받은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안심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들은 평균 나이가 많고 치매 진행 상태가 더욱 진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 센터에서 진단받은 환자 그룹 중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고위험 음주와 치료 중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진단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의료 접근성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정은환 에스포항병원 신경과장은 "치매안심센터에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지난 21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022 impact factor: 4.5)에 실렸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KakaoTalk_20230822_140014716_04 에스포항병원 전경.
2023.08.23
[마음·봄] 창을 열면(2)
이유도 없이 까닭도 없이 저만치 물려 두었던 슬픔이 슬며시 마음속에 울컥울컥 차오르려고 할 때, 그럴 때 있죠. 그럴 때는 차라리 창문을 가능한 활짝 열고 하늘을 불러들이세요. 열어 놓은 창문에 하늘 한 폭이 걸리면 하늘은 우선 어두운 방의 배경부터 환하고 근사한 하늘색으로 바꾸어 놓을 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먼저 활짝 열린 창문으로는 바람이 들어올 겁니다. 그 바람은 세상에 온갖 일들을 다 만나고 오는 길이라 그만큼 많은 것들을 알고 있죠. 당신 마음이 슬프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바람은 당신 마음속에 들어 있는 어두운 기억들을 힘주어 불어 내 버릴 겁니다. 바람에게는 그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죠. 당신은 어두운 것들이 바람에 날려 멀리 달아나는 것을 그저 보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이 창을 열면 기다리고 있던 햇살도 열린 창으로 쏟아져 들어올 겁니다. 그동안 닫힌 창밖에서 뒷짐만 지고 서성이며 기다렸던 햇살들이 일제히 어깨동무하고 방안으로 들어 올 겁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햇살이 들어 온다는 것은 창을 연 방안이 햇살로 가득 찬다는 뜻이지요. 햇살로 가득 찬 방은 어두울 수가 없습니다. 구석에 쌓여 있던 그림자 같은 어둠이나 슬픔도 다 밝아질 겁니다. 당신의 어둡고 구석진 마음도 다 꺼내 놓고 말려 보세요. 햇살은 충분히 말려주고 펴줄 겁니다. 햇살과 같이 따라 들어온 박새 소리는 또 어떻고요. 박새들은 목에다 길게 넥타이를 맨 체 즐거워서 높은음자리로 희망을 노래합니다. 희망이지 않으면 그렇게 밝고 맑을 수가 없겠지요. 슬퍼서 우는 박새는 없습니다. 창가에 턱 괴고 새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밝아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박새들은 모여서 노래하는 일을 신나게 합니다. 그때 열린 창가에 덩굴줄기로 서로 몸 비비며 피어있는 능소화 수백 송이는 이미 두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쥐고 당신의 어두운 마음에 손나팔을 신나게 불어 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능소화 손나팔 주황색 음악은 어서 창문을 열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을 겁니다. 열린 창문으로 들려오는 능소화 손나팔 소리에 당신의 슬픔은 주황색으로 금방 환해집니다.구름 얘기를 해 볼까요? 구름은 당신에게 관심 없이 창밖으로 그냥 스르르 지나가지는 않을 겁니다. 당신이 창을 열면 솜털 날개를 겨드랑이에 붙인 구름 하나가 방안이 궁금하여 열린 창문 안을 기웃거릴 겁니다. 당신의 눈가에 맺힌 물기를 보고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손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입을 모아 환한 바람으로 물기를 말려줄 겁니다. 굳이 구름과 친하고 싶어 손을 마주 잡아주지 않아도 당신은 그냥 그 바람을 받기만 하면 됩니다. 눈가에 물기가 보송보송하게 마를 겁니다. 당신의 창문이 열리면 먼 산도 귀를 엽니다. 그동안 닫힌 방안의 사연을 궁금해하던 먼 산이 슬그머니 무릎을 쓱 당겨 앉으며 창 쪽으로 가까이 귀를 바짝 댈 겁니다. 도대체 힘든 것이 무엇인지 다 털어놓아 보라는 듯이. 가깝게 귀를 댄다는 것은 어떤 힘든 말이라도 다 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연이라도 다 들어주는 큰 산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관심은 듣는 것부터 시작되니까요. 산은 속이 깊어서 당신의 사연에 분명 메아리로 대답해 줄 겁니다. 늘 언덕 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닫힌 창 때문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쯤 창이 열릴까 느티나무 그 큰 키로 두리번거리며 당신을 걱정하며 큼큼 헛기침만 하고 있었을 터인데 당신이 창을 열어주면서부터 느티나무의 굉장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느티나무는 슬픔에 빠진 당신과 많은 얘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여러 가지 많은 얘기를 나무 밑 그늘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느티나무는 당신의 슬픈 마음을 안아 줄 근사한 이야기들을 숨겨두고 있었으니까요. 아마 그동안 닫힌 창문을 보며 언제쯤 열리나, 열리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리하고 있었을 겁니다. 당신이 창을 열면서 비로소 느티나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슬픈 마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겁니다.하늘과 바람과 햇살과 새소리와 능소화 음악 소리뿐만 아니라 구름과 속 깊은 산과 언덕 위의 느티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까지, 단지 창을 열기만 해도 이런 엄청난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래서 슬픔이 슬며시 올라 올 때는 그냥 창문을 활짝 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일어나서 창문을 열기만 해도 이렇게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니까요.곽호순 (곽호순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게티이미지뱅크곽호순 〈곽호순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23.08.22
[전문의에게 듣는다] 임상시험도 스마트 시대
조장희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BIO KOREA 2023'에서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개발 및 실증'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스마트 임상시험은 환자와 의료진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해 약물 개발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뉴 노멀 임상시험이다. 다른 용어로 △Remote clinical trial(원격 임상 시험) △Decentralized trials(분산형 시험) △Direct-to-patient trials(환자 간 직접 시험) △in silico clinical trial(인 실리코 임상 시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스마트 임상시험에서는 소셜 미디어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환자 등록이 가능하다. 대상자는 원격으로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다. 또 환자 약물 복용 여부와 웨어러블 또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생체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들은 실시간 서버에 저장돼 연구가 진행 중이거나 끝난 후에 신속하게 분석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시장 규모 일취월장글로벌 스마트 임상시험 시장 규모는 2016년부터 꾸준히 커졌다. 2019년은 5조달러를 넘겼고, 2027년까지 약 12.6%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백신과 의약품 개발을 위해 정부와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투자도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가상 또는 디지털 임상시험이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스마트 임상시험은 질병 전파 위험이 없고 전체 임상시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글로벌 스마트 임상시험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의료기관 중심 임상시험 플랫폼 발전경북대병원은 스마트 임상시험의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첫 번째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6개 질환 600여 명의 환자가 등록돼 임상시험을 진행함으로써 구축한 플랫폼의 실증을 마쳤다. 스마트 약상자는 약물 순응도 관리를 위해 신이식 대상자와 치매 환자에게 사용됐다. 심전도와 혈당계는 부정맥 환자와 당뇨병 환자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했다. 출혈시간 측정기와 폐활량계는 항응고제 복용 환자와 천식 환자들에게 적용됐다. 이러한 기구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인터넷과 블루투스를 통해 게이트웨이로 전달됐다. 또한 전자 자료 수집(electronic data capture, EDC) 시스템을 통해 정보가 저장됐다. 실증을 완료한 후에 이 플랫폼을 KICTS(한국정보통신기술 기반 임상시험 시스템)라는 상표로 등록했다. 또한 스마트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표준 프로토콜 작성 및 임상시험 해설서와 사례집을 발간했다. 임상시험 결과는 관련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의료법 위배 해결2019년에서 2021년까지는 개발한 플랫폼을 실제 진료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규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스마트 임상시험의 피드백 과정이 원격 진료로 의료법 제34조에 위배될 수 있는 점을 해결하고자 중소기업벤처부의 규제자유특구사업을 통해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실증했다. 이어 원격 진료에 대한 법령 정비를 위한 실증 자료를 제시하는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기반 전향적 무작위 대조 다기관 연구를 진행했다. 총 142명의 환자를 3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함으로써 원격 모니터링으로 수집한 자료의 피드백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문제의 해결책과 노하우를 수립했다.◆비대면 진료 활용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는 규제자유특구 연장 사업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진료가 실제로 시행된 점에 착안했다. 스마트 임상시험에서 확보한 여러 가지 플랫폼을 원격 진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자 한 것이다. 기존 플랫폼에 환자와 비대면으로 상담이 가능한 영상 시스템을 추가하고 환자가 재택에서 상태를 입력할 수 있는 E-다이어리를 도입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신이식 수혜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위장약인 테고프라잔의 약물 상호 작용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임상시험은 플랫폼 자체 테스트보다는 제약회사 필요에 의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본격적인 임상시험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임상시험은 5월 초에 완료돼 결과를 분석 중이다. 조만간 국제학술대회와 국제학술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메타버스 다학제 진료 시스템 개발경북대병원의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은 병원 의료정보와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임상시험이 좀 더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집된 정보를 빅데이터와 연결해 AR 또는 AI 기술 등으로 분석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해 재택 의료기기나 디지털 치료제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이 가능하다. 비대면 영상 상담 시스템을 통해 메타버스 다학제 진료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조장희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앞으로도 첨단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임상시험과 비대면 진료 분야에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이 다양한 규제로 환자들에게 충분히 적용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앞으로 스마트 임상시험과 관련된 기술들이 하루빨리 다양한 의료 분야에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관련 플랫폼은 '바이오코리아 2023'(5월 서울 코엑스), 미국약물정보학회(DIA·Drug Information Association, 6월 보스턴)에 소개돼 글로벌 제약기업과 CRO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조장희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전국 동네의원 중 대구 당뇨 진료 '으뜸'
전국 동네의원 가운데 대구지역이 당뇨병 적정성 평가에서 가장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 상위권에 올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최근 11차 당뇨병 적정성 평가가 양호한 동네 의원 명단을 심평원 누리집(www.hira.or.kr)과 애플리케이션(건강e음)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양호 등급을 받은 의원은 △경기 968곳 △서울 861곳 △대구 360곳 △부산 325곳 △인천 257곳 △경북 251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가 대상 동네 의원 중 양호 등급 받은 비율은 대구 43.2%로 전국 평균 28.9%보다 14.3%포인트 높았다. 이어 △울산 33.6% △경북 32.9% △강원 32% △인천 31.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11차 당뇨병 적정성 평가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 요양기관 1만8천256곳 외래 진료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의원급에 해당하는 1만5천427곳 중 평가 결과가 양호한 의원은 4천465곳이었다. 3년 연속으로 '양호' 평가받은 의원은 2천645곳으로 파악됐다. 양호 의원을 이용한 환자는 109만명이다. 심평원은 양호 의원이 직전 평가 대비 81곳 늘어났고 양호 의원을 이용한 환자 수도 8만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는 당뇨병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분기별 1회 이상 방문 환자 비율 △처방일수율(경구 혈당강하제 원외처방 일수의 비율) △당화혈색소 검사 시행률 △지질 검사 시행률 △안저 검사 시행률을 평가했다. 이 중 외래방문의 치료 지속성을 평가하는 분기별 1회 이상 방문 환자비율은 전체 요양기관이 81%, 의원급은 92.3%였다. 심평원은 치료지속성 평가가 전년과 유사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당뇨병 환자에 대한 연속성 있는 진료와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뇨병 관리의 필수 검사인 당화혈색소 검사를 2회 이상 시행한 환자의 비율은 전체 요양기관이 67.2%, 의원급은 62.8%였다. 검사영역은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추세지만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관련된 안저 검사 시행률은 전체 기관 44.6%, 의원 40.2%로 낮은 수준이었다고 심평원은 밝혔다. 당뇨병 관리는 한 곳의 기관을 계속 다녔을 때 여러 기관을 이용했을 때보다 연속성 있는 처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 혈당강하제 처방일수율은 한 개 기관 이용환자(91.8%)가 여러 기관 이용환자(87.0%)보다 높았다. 심평원은 양호 의원에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2023.07.31
[건강칼럼] 신종 마약류란 무엇일까
얼마 전 마약 관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마약류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부분 일반 시민은 마약류 특성이나 종류에 대해 잘 알기 어렵다. 이로 인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칫 잘못하면 마약류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우리나라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를 정의하고 그 종류를 규정하고 있다. 마약류는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마약에는 양귀비, 아편, 모르핀, 코카인, 펜타닐 등이 있다. 대마는 대마초 및 그 식물에서 얻는 수지나 오일 등이 모두 포함된다. 향정신성의약품에 가장 많은 종류의 약물이 있다. LSD, 필로폰 등 불법마약류와 함께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약물들이 많이 포함돤다. 수면제, 신경안정제, 식욕억제제, 프로포폴, ADHD치료제 등이 대표적이다.질병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데도 불구하고 마약류로 규정해 사용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의료 목적 사용이라도 오·남용 및 중독 우려가 커 엄격한 규정하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들어 젊은 층 마약류 사용자 급증과 함께 신종마약류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우려스러운 사실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종 마약류란 무엇일까?단어만으로 볼 때 최근 들어 새로 개발된 물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의미다. 세계는 UN 주도하에 1961년 '마약류에 관한 단일 협약'과 1971년 '향정신성 물질에 관한 협약'을 맺고 이에 따라 규제 대상 약물을 지정하고 있다. 이 두 협약에 의해 규제되진 않지만 미가공 형태나 제제 형태로 남용되면서 공중 보건을 위협할 수 있는 물질을 '신종마약류'라고 한다. 이들은 법적 규제를 피하고자 새롭게 합성된 화학물질로서 기존 물질의 유사체이거나 향정신성효과를 모방한 것이지만 쾌감, 환각 및 중독효과는 기존 물질보다 더욱 강력한 것이 많다. 또한 신종이라고 불리지만 새로 개발된 물질 외에도 이미 오랫동안 약물 시장에서 거래되었던 물질도 있다. 이 중엔 여러 가지 약물을 혼합한 새로운 조합의 약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수의 약물이 등장했다가 시장에서 빨리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등장하는 신종 마약류의 종류는 40~50년 이상 규제된 물질들보다 3~4배 더 많은 수준이다. 2020년 세계적으로 보고된 신종마약류만 해도 548종에 이른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신종마약류가 등장하고 사라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신종마약류가 위험한 이유는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는지, 함유돼 있는 약물의 성분과 함량은 얼마인지조차 알 수 없다. 그 약물을 사용했을 경우 인체에 어떤 작용을 나타낼지, 부작용과 독성은 어는 정도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사용하는 사람은 실험대상이 된 것과 같다는 말이다.새로운 의약품 하나가 정식으로 허가받아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하는지, 또한 오랜 기간의 신중한 검토와 시험에도 사용 이후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피해로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는 의약품들도 많이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신종마약류가 만들어지는 목적과 유통되는 과정을 본다면 그 약물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라는 함정에 빠져 자기 자신을 실험용 동물과 같은 처지로 내모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2023.07.25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치의학연구원 품게 되면 대구 세계적 덴탈시티로 도약할 것"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희망합니다."대구시치과의사회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지역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한편, 내달엔 국회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대구 유치에 두 팔을 걷어 붙인 시치과의사회 내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회는 범시민적 관심과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그 중심엔 이원혁(시치과의사회 부회장) 위원장이 있다. 이 위원장은 유치 당위성으로 △전국 최고의 교통 요충지로 탁월한 접근성 △풍부한 치과 관련 인프라 △우수한 연구기반 △공동연구가 가능한 우수한 연구센터 △의료산업 관련 정책 '메디시티, 덴탈시티 대구' 등을 꼽았다.▶유치위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국립치의학연구원은 치과 의료기술을 개발하고 디지털 산업 글로벌 선도를 위한 치의학 R&D 추진 동력의 구심점이 되는 기관이다. 현재 국내 치의학 분야에서는 양·질적으로 방대한 임상데이터와 기술 발전이 축적되고 있다. 그런데도 전담 연구기관 부재로 치과 신의료기술과 글로벌 TOP 수준의 치과 의료기기 개발이 어렵다. 산업, 학교, 연구원별로 분산된 치의과학 연구를 통합해 치의학 과학기술을 타 과학기술과 융합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유치위는 2014년 대구시치과의사회 중심으로 꾸려졌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방문해 제반 시설에 대한 기초 조사를 하고, 대구시 협조로 대시민 홍보활동도 펼쳤다. 그 결과 치과기공사회, 치과위생사회, 치과기재산업회가 대구 유치를 지지하고 나섰다. 또 대구와 유치 경쟁을 벌이는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대구·부산·울산·경북·경남) 치과의사회에서도 대구 유치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연구원 설립 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를 위해 △대구시 관계자 회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방문 △수차례 공청회 및 심포지엄 개최 등을 이어갔다. 경북대 치과대학과 함께 유치를 위한 보고서도 발표했다. 다른 지역보다 선도적으로 유치운동을 발 빠르게 시작한 덕분에 유치를 위한 연구조사와 분석까지 많은 근거 자료를 차곡차곡 수집 중이다."▶치의학연구원, 왜 필요한가."인구 고령화와 구강질환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로 국내 치과 의료서비스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8.3%로 대폭 성장했다. 우리나라 치의학 산업 비중은 국내 의료산업의 25%나 되고, 국내 의료기기 생산 실적의 20%는 임플란트다. 이처럼 국내 치의학 산업 및 서비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치의학 전문 인력양성과 원천기술 확보 등을 총괄하는 전문 국책 연구기관은 없다. 현재 의과는 국가에서 설립한 연구기관 5곳, 한의과도 2곳 있지만, 치과만 유일하게 없다.치의학 분야의 연구 공백 해소와 전주기 완성을 위해서도 연구기관이 있어야 한다. 치의학 R&D는 기초연구와 개발연구에 비해 응용연구가 부족하다. 대학은 주로 기초연구를, 기업은 개발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즉 치의학 연구의 전주기를 완성할 핵심 주체가 필요하단 의미다. 일부 신소재 및 재료 개발 분야는 기초-응용-개발 전 단계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나머지 분야는 응용연구가 아주 부족하다. 장기적으로 기술개발과 사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용연구에 관한 연구와 투자가 절실하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되면 구강질환과 관련해 그동안 축적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치과의료 기관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는 응용연구가 가능해진다."▶대구 유치 당위성은."대구는 무엇보다 풍부한 치과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대구 치과산업 제조업체와 종사자 수는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다. 치과용 핸드피스는 전국 생산의 96%, 수출 98%를 차지한다. 치과의료 산업은 대구경북 의료산업의 40%를 차지하고, 국내 치과의료 수출액의 30%가 넘는다. 여기에 치과산업 업종에서 국내 매출 상위 11위 중 4곳이 대구에 기반을 둔 업체다. 또한 대구는 MRC 사업평가 전국 1위며, 경북대 치의학 전문대학원과 치과병원을 포함해 치과재료시험평가센터, 두개안면기능장애연구센터, 치열교정연구센터, 경조직바이오재생연구센터 등 우수한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 DGIST, 뇌연구원, 수성의료특구, 대구테크노파크,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가 있으며 최근 발표된 메디스타트업존, K-메디밸리, BIT융합캠퍼스와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 4개의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등 15개 의료 관련 대학이 집적하고 있다."▶타 광역지자체도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에 적극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나."얼마 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을 했다. 홍 시장은 면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셨다. 홍 시장은 취임 1년 만에 신공항특별법과 군위군 편입이라는 큰 성과를 냈다. 놀랍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3.8%라는 역대 최고치 경제성장률과 높은 고용률을 이룬 대구시는 대구발 대혁신을 위해 5대 미래 신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대개편이라는 거대한 계획을 준비 중이다. 이 다섯 분야 중 세 분야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취지와 같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대구시가 이러한 부분에 관심 가져 준다면, 진정한 미래 초거대 신경제권으로 발돋움할 때 국립치의학연구원으로 인해 대구는 세계적인 덴탈시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 계획은."8월10일 국회에서 조명희(국민의힘·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과 함께 '국립치의학 연구원,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이 토론회를 통해 대구는 한 발 더 앞서 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듯하다. 대구 유치위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만큼 다른 지역에서 주장하는 장점을 넘어선 인프라는 물론 아직 생각하지 못하는 유치 후 실질적 운영 방안까지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이원혁 대구시치과의사회 부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대구경북 소아암 환자, 수도권 안가도 치료 받는다"
소아암 환자는 매년 1천300명 정도다. 백혈병 등 혈액암 비중이 높고 고난도 치료가 필요하지만, 5년간 생존할 확률이 86.3%로 전체 암 평균(71.5%)보다 높다. 제때 치료만 받으면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단 이야기다. 다만, 진단 후 완치까지 1~2년간 집중 치료가 필요해 학교생활 공백 등 아동의 정서적 발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아암 진료를 위해 수련을 마친 세부전문의(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69명에 불과하다. 이 중 비수도권 소아혈액 전문의(2022년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통계)는 대구(5명)·경남(6명)·부산(3명)·전남(3명)을 제외하곤 시·도별로 많아야 2명이 고작이다. 대부분 전문의가 수도권에 있어 지역에서 소아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먼 길을 오가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그런데 이젠 지역에서도 소아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가 거주 지역을 떠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수도권을 제외한 5개 권역에 소아암 거점병원을 육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경북에선 칠곡경북대병원이 그 역할을 맡는다.보건복지부는 소아암 거점병원으로 △경북권(대구경북) 칠곡경북대병원 △충청권 충남대병원 △호남권 화순전남대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기권 국립암센터를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거점병원은 정부가 이미 지정한 지역 암센터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가운데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가 있어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병원이다. 소아암 진단부터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과 후속 진료까지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지역 거점병원에서 쉽지 않은 중증 외과 수술과 양성자 치료기 같은 첨단 장비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면, 수술팀을 갖춘 수도권 병원이나 양성자 치료기를 보유한 국립암센터에서 치료한 후 다시 지역 거점병원으로 옮겨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이번에 지정된 거점병원은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를 중심으로 병동 촉탁의를 2~3명 신규 채용하는 한편, 소아 감염과 소아 내분비 같은 다른 소아과 분야 전문의와 협력하고 지역의 타 병원 소속 전문의가 진료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소아암 전담 진료팀을 꾸려 운영하게 된다. 각 거점병원에 따라 전문인력 활용 형태는 병원 내 전담팀 구성 진료체계,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 취약지 지원체계 등 3가지로 나뉜다. 병원 내 전담팀 구성 진료체계는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와 입원 전담의 또는 촉탁의, 타 분과 소아과 전문의가 협력하게 된다.지역 개방형 진료체계는 지역 내 대학병원 소속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와 지역 병·의원에 근무 중인 소아암 치료경력이 있는 전문의가 거점병원의 진료에 참여하는 모형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소아 혈액 종양 세부 전문의로 진료팀을 구성할 계획이다.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 혈액종양과 김지윤 교수는 "소아암 진료 의사들은 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상시 대기하는 근무 조건에, 민원이나 법률적 문제, 나아가 구상권 위험도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려고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현장에서 세부 전문의들이 연합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지역 거점 병원들이 소아암 진료를 위한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서울과 비교하면 그렇지 못하다"며 "서울과 유사한 수준으로 지역에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전국 5개 권역 소아암 거점병원 현황.자료 보건복지부
2023.07.23
[마음·봄] 창을 열면
이유도 없이 저만치 물려 두었던 슬픔이 슬며시 마음속에 울컥울컥 차오르려고 할 때, 그럴 때 있죠. 그럴 때는 차라리 창문을 가능한 한 활짝 열고 하늘을 불러들이세요. 열어 놓은 창문에 하늘 한 폭이 걸리면 하늘은 우선 어두운 방의 배경부터 환하고 근사한 하늘색으로 바꾸어 놓을 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먼저 활짝 열린 창문으로는 바람이 들어올 겁니다. 그 바람은 세상의 온갖 일들을 다 만나고 오는 길이라 그만큼 많은 것들을 알고 있죠. 당신 마음이 슬프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바람은 어두운 기억들을 힘주어 불어 내 버릴 겁니다. 바람에게는 그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죠. 당신은 어두운 것들이 바람에 날려 멀리 달아나는 것을 그저 보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이 창을 열면 기다리고 있던 햇살도 열린 창으로 쏟아져 들어올 겁니다. 햇살이 들어 온다는 것은 온 방 안이 햇살로 가득 찬다는 뜻이지요. 햇살로 가득 찬 방은 어두울 수가 없습니다. 구석에 쌓여 있던 그림자 같은 어둠이나 슬픔도 다 밝아질 겁니다. 당신의 어둡고 구석진 마음도 다 꺼내 놓고 말려 보세요. 햇살은 충분히 말려주고 펴줄 겁니다. 당신이 창을 열면, 창가에 덩굴줄기로 서로 몸 비비며 피어있는 능소화 수백 송이들이 이미 두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쥐고 당신의 어두운 마음에 손나팔을 신나게 불어 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능소화 손나팔 주황색 음악은 어서 창문을 열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을 겁니다. 열린 창문으로 들려오는 능소화 손나팔 소리에 당신의 슬픔은 주황색으로 금방 환해질 겁니다. 당신의 창문이 열리면 먼 산도 귀를 엽니다. 그동안 닫힌 방안의 사연을 궁금해하던 먼 산이 슬그머니 무릎을 쓱 당겨 앉으며 창 쪽으로 가까이 귀를 바짝 댈 겁니다. 도대체 힘든 것이 무엇인지 다 털어놓아 보라는 듯이. 가깝게 귀를 댄다는 것은 어떤 힘든 말이라도 다 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연이라도 다 들어주는 큰 산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관심은 듣는 것부터 시작되니까요. 산은 속이 깊어서 당신의 사연에 분명 메아리로 대답해 줄 겁니다.늘 언덕 위 그 자리에 서 있던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닫힌 창 때문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쯤 창이 열릴까, 느티나무 그 큰 키로 두리번거리며 당신을 걱정하며 '큼큼' 헛기침만 하고 있었을 터인데 당신이 창을 열어주면서부터 느티나무의 굉장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느티나무는 슬픔에 빠진 당신과 많은 얘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여러 가지 많은 얘기를 나무 밑 그늘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느티나무는 당신의 슬픈 마음을 안아 줄 근사한 이야기들을 숨겨두고 있었으니까요. 아마 그동안 닫힌 창문을 보며 언제쯤 열리나, 열리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리하고 있었을 겁니다. 당신의 창이 열리면 비로소 느티나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슬픈 마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겁니다하늘과 바람과 햇살과 능소화 음악 소리뿐만 아니라 속 깊은 산과 언덕 위의 느티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까지, 단지 창을 열기만 해도 이런 엄청난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래서 슬픔이 슬며시 올라올 때는 그냥 창문을 활짝 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일어나서 창문을 열기만 해도 이렇게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니까요. 곽호순 〈곽호순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곽호순 〈곽호순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23.07.18
[건강칼럼] 불면증의 이해 (1)
잠은 노동과 스트레스에 지친 육체와 정신을 단순히 쉬게 하는 역할뿐 아니라 낮 동안 손상된 세포 단위의 재생, 대뇌에 쌓여 있는 베타글루텐과 같은 노폐물을 글림파틱 시스템을 통해 활발히 청소하기, 마구잡이 기억들을 재정열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들은 추가로 더 강화시키는 기억시스템, 더 나아가서는 기존 기억을 영양분 삼아 낮 동안 해 내지 못한 창의적인 생각까지도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수면을 즐기지 못하고 괴로운 밤을 보내는 불청객 중 하나가 불면증이다.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경험하고, 많은 환자가 수개월 이상 지속돼 만성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한 번이라도 이런 괴로운 밤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면증이 사람을 얼마나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한다면 해결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불면증의 근본을 알기 위해서는 수면 구조를 단계적으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밤에 눈을 감은 뒤 첫 몇 분 동안은 긴장이 느슨해진, 깨어 있는 상태가 된다. 잠시 잡생각을 하며 뇌파는 활동적인 알파파로 된다. 생각이 공중에 떠다니다가 몸이 스르륵 이완되고 비로소 수면 1단계로 접어든다. 1단계는 졸음이 오고 긴장이 풀리는 시기로 각성과 수면의 중간 단계에 해당된다. 오후 회의 도중이나 TV를 시청하는 중에 꾸벅꾸벅 조는 시기다. 각성 시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알파파가 느린 세타파로 바뀌게 된다. 2단계는 진정한 수면의 단계로 본격적인 잠에 빠지는 시기다. 수면방추, K 복합파와 같은 특징적인 뇌파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얕은 잠에 해당되는 시기로 소소한 자극에도 쉽게 깰 수 있다. 3·4단계는 델타파로 대표되는 수면 단계로 느린 뇌파 패턴이 특징이다. 수면 서파로 불리기도 하며 깊은 수면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는 호흡, 산소 소모, 심장 박동, 혈압 등 인체의 생리 활동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 이 상태에선 쉽게 깨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만약 이 시기에 알람이나 외부 자극으로 깨어난다면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에 취해 있는 상태가 된다. 1시간 이상 수면 단계를 지나면 꿈 수면이라는 시각·감정적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꿈을 꾸는 동안은 안구가 빠르게 회전해 꿈 수면은 급속안구 운동, 즉 렘수면이라고도 부른다. 자는 아이 눈을 보면 감긴 눈꺼풀 아래로 눈알이 좌우로 움직이는 신기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은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상 꿈은 거의 모든 수면에서 생성되며 단지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꿈을 꾸는 동안은 뇌와 신체는 꽤 활발하게 활동한다. 심장, 혈압, 호흡도 증가하고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뇌파도 실제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게 활발한 모양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유로 렘수면을 역설수면(의식이 없이 자고 있지만 신체 기능은 활발하다)이라고도 부른다.남성은 음경 발기가, 여성은 음핵 충혈이 생기는데 발기 부전 진단과 치료에 유용하게 이용되기도 한다. 이상의 수면 간의 경계에서는 쉽게 각성이 생길 수 있으며 쉽게 다음 단계로 진행해 대부분 자신이 수면 중에 깼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아침에 기상한다. 이런 과정 중에 초저녁의 수면 지연이나, 수면 중 각성이 되고 쉽게 다시 잠들지 못하거나 새벽 일찍 조기 기상하는 등의 모든 현상은 다양한 불면증 유형에 속한다. 원인은 심리적 스트레스, 카페인, 알코올, 운동 부족, 약물의 부작용 등 다양하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정신과 질환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대부분 불면증은 특정한 시기에 단기로 시작해서 나쁜 습관의 고착으로 인해 만성적인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2023.07.11
기획
[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Ⅰ· 대구경북 소멸보고서] 혁신도시 공공기관 금융거래마저 '수도권 블랙홀'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 시즌2] 공공의료의 한 축이었던 '대구적십자병원'…누적 적자에 폐원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오늘의 운세] 9월 30일 ( 음 8월 16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