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구 수성구 아이큰숲치과에서 만난 남동우 원장은 "치과 첫 방문 때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 아이들이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활짝 웃었다. 실제로 이날 이 치과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사진=이효설기자>
치과 기구 소리만 들어도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들. 낯선 통증과 긴장 탓도 있지만, 현실은 부모가 무심코 내비친 불안이나 "말 안 들으면 치과 간다"는 식의 위협이 아이의 공포를 더 키우곤 한다.
치과의사들이 말하는 첫 진료의 진짜 목표는 치료가 아닌 '좋은 기억'이다. 이가 아프기 전 병원을 찾아 가벼운 검진만 받고 돌아서는 경험, 그것이 치과 문턱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열쇠다.
첫 불소치약 선택부터 초등 저학년까지의 '마감 양치' 노하우, 치과 공포증을 다독이는 부모의 말 한마디까지. 지난 6일 소아치과 전문의 남동우 아이큰숲치과 원장을 만나 '취학 전 구강 관리 솔루션'을 정리했다.
Q. 보통 몇 세까지 부모가 아이의 양치를 마무리(마감 양치) 해주는 것이 이상적인가요?
"AAPD(미국소아치과학회)· KAPD(대한소아치과학회)에서 특정 연령을 명시하지는 않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의 손기술이 충분히 발달할 때까지 부모가 도와줄 것을 권고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초등 3~4학년(약 9~10세)까지 부모가 마감 양치를 해줄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가 혼자 양치를 시작하더라도 이 시기까지는 부모님이 하루 한번, 특히 잠 자기 전에는 마무리 양치를 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Q. 영유아·미취학 아동의 불소치약 농도와 사용량에 대해 알려주세요.
"첫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면 불소치약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때부터 3세까지 불소 농도 1000ppm의 치약을 쌀알 크기만큼 사용하면 적당합니다. 3~6세엔 농도 1000~1450ppm 치약을 완두콩 크기만큼 짜서 쓰면 되고요. 6세 이상이 되면 1450ppm 치약을 1~2㎝ 정도 사용하면 좋습니다. 특히 6세 이상이 되면 충치가 잘 발생합니다. 어른들이 보통 1000ppm 이상을 쓰거든요. 이 농도보다 반드시 높은 치약을 사용하도록 하세요."
Q. 칫솔 선택은 어떻게 하죠?
"머리가 작은 어린이용 칫솔이 좋습니다. 부드러운 모가 좋지만, 치태가 많은 아이는 보통모를 사용해도 됩니다. 손잡이가 굵어 아이가 잡기 쉬운 제품을 고르세요. 칫솔은 3개월마다 바꿔주고, 그 전이라도 모가 벌어지면 교체해 주세요. "
Q. 아직 어린데 치실을 꼭 써야 할까요? 사용해야 한다면 언제부터, 얼마나 해야 할까요?
"학회에선 치아끼리 닿기 시작하면 바로 치실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은 칫솔로 다 제거되지 않거든요. 특히 어금니 사이에 치실을 쓰면 좋고, 앞니가 촘촘한 경우, 충치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실 쓰면 치아가 벌어진다고 하는데, 절대 안 벌어지니까 걱정 마세요. 하루 한번 잠들기 전에 사용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Q.충치를 잘 만드는 음식이 무엇이죠? 이런 음식을 불가피하게 먹었을 땐 충치를 방지할 수 있는 관리법도 알려주세요.
"주로 치아 틈에 잘 끼이는 음식들이 안 좋죠. 칫솔질로 완벽하게 제거가 안 되거든요. 젤리, 캐러멜, 사탕, 말린 과일, 탄산음료, 주스, 스포츠음료는 되도록 적게 먹도록 지도해주세요. 그래도 이런 음식들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큼 아예 안 먹을 순 없잖아요. 그럴 땐 조금씩만 먹고, 오래 먹도록 두지 마세요. 먹은 뒤엔 반드시 물을 마시도록 하고요. 또 먹고 나서 바로 양치질을 하면 좋아요. 단, 주스나 탄산 같은 산성음료를 먹었을 땐 30분 후 양치하도록 하세요. 바로 하면 치아 표면을 긁어낼 수 있습니다. 또 가능하면 식사할 때 이런 간식을 함께 먹는 것도 충치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어린이의 치아를 검진하는 남동우 원장. 그는 특유의 편안한 음성으로 일상적 이야기를 건네며 진료를 시작했다.
Q.'유치는 어차피 빠질 텐데'하며 영구치 나오면 관리 시작하면 된다는 이야기들도 하더라고요.
"유치라도 충치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걸 방치하면 통증, 염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영구치가 손상되거나 맹출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치열공간이 없어지거나 부정교합도 나타날 수 있으니 유치 때부터 신경 써야 합니다."
Q.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언제쯤 빼는 것이 좋을까요?
"원칙은 자연 탈락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흔들린 지 2~3개월이 지나도 안 빠지면 치과를 방문하세요. 또 많이 흔들려 음식을 먹기 힘들어하거나 영구치가 이미 뒤에서 나오는 경우, 통증이 심하거나 유치가 오래 남아 영구치 맹출을 방해하는 경우엔 발치를 해야 합니다."
Q. 불소도포 권장 주기와 효과에 대해 궁금합니다.
"충치가 없으면 6~12개월마다 불소를 도포하면 충분합니다. 충치가 있으면 3~6개월마다 해주세요. 효과는 충치 예방이죠. 초기 충치를 자연회복시킬 수도 있고, 치아를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치과 방문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보호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령 좀 알려주세요.
"아이가 치과를 처음 방문할 때 긍정적인 경험을 하도록 해주세요. 가령, 첫 방문 때는 간단한 검진만 하고 돌아오는 것이죠. 아이가 '아, 치과 가도 안 아프구나'하고 느끼면 다음 방문이 비교적 수월해질 것입니다. 보호자가 은연중에 치과를 무서운 곳이라고 암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가장 안 좋죠. 가령, '너, 말 안 들으면 치과 갈 거야'라는 식으로 겁을 주면 아이는 무조건 치과를 무서워합니다. 보호자가 치과 방문을 편안한 태도로 임해야 아이도 자연스럽게 따라갑니다. 또 '하나도 안 아파'라고 미리 약속하거나 치과 안 간다고 해놓고 치과를 방문하면 아이는 울 수밖에 없습니다. 첫 방문은 이가 아프지 않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치과 방문 전, 아이와 함께 치과 역할 놀이를 한번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 치과의 한 진료실.
Q. 취학 전 자녀의 구강 관리를 위해 부모님들께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치아부터 불소치약을 사용하세요. 초등 4학년까진 마감양치를 해주세요. 단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물을 마시고, 가능하면 양치하세요.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고, 필요시엔 불소도포를 받으십시오."
Q. 마지막으로 올바른 치과 선택 기준에 대한 팁을 주신다면.
"소아치과 전문의를 찾는 게 가장 좋지만, 집에서 멀다면 동네 가까운 병원의 친절한 의사를 찾으십시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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