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지역 간 인구 이동을 목도하면서 대구가 처한 현실이 새삼 부각됐다. 고향의 현실을 마주하거나, 혹은 타 지역의 급성장을 접하면서 지역이 디딘 토대의 실체를 더 각성하게 된다. 특히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대비되는 대구 경제의 암울한 미래가 도마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청년인구의 지속적 유출은 핵심적 사안이다. 대구는 인구 순위로 보면 전국 4위이지만, 경제력에선 질과 양 모두 처참한 길을 걷고 있다. 1인당 지역내 총생산량(GRDP) 전국 꼴찌는 30여년째 만성화됐다. 설상가상 최근 2년간 대구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대구의 열악한 거시경제 환경은 청년층 유출의 주원인이다. 최근 10년간(2016~2025년·통계청 인구이동 자료) 대구의 청년인구(19~34세) 누적 순유출은 7만4천여명에 달했다. 8대 대도시의 인구 유출 순위 1위였다. 같은 기간 서울은 28만3천여명의 청년인구가 순유입됐다. 영남일보가 '기획시리즈 보도-청년이 남는 도시의 조건'에서 지적한 것처럼 청년을 붙잡을 대안이 무엇인지 우리는 묻고 답할 절박한 시점에 서 있다.
청년이 원하는 것은 적절한 보상과 커리어가 보장되는 일자리이다. 달리 말하면 고급 일자리이다. 통계치에 잡힌 대구의 임금은 민망할 수준이다. 지역별 평균 연봉(국세청 2023년 근로소득 기준)에서 대구는 3천723만원으로 18개 시·도중 14위에 그친다. 전국 평균 4천332만원, 서울 4천797만원과 격차가 크다. 사실 지역에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 중소·전통제조업에 국한돼 있고, 이들 기업들은 청년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반면 지역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지역에서는 좋은 직장을 얻기 어렵다며 서울로 향한다. 자신들의 직업적 커리어와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청년들도 구태여 고향을 떠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답은 보다 분명해진다. 전통산업의 벽을 넘어 대구의 산업 생태계를 첨단화하고 연구개발(R&D) 인프라를 집중 구축해 고급 인재를 붙잡아야 한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업종'의 일자리 창출이다. 구체적으로 AI와 로봇을 비롯한 의료 바이오, 소재, 빅데이터, 물산업, 섬유 등 지역을 대표해 온 기업들을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과제다. 지역 대학의 임무도 막중하다. 대학은 창업을 북돋우고 벤처의 산실이 돼야 한다. 도시의 문화적 수준도 청년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 역동적 도시 분위기를 도모하는 작업이다. 해외 도시들의 사례에서 보듯 이 모든 혁신은 수십년 소요될 수 있다. 인내심을 갖고 도시의 근본적 경제 생태계를 진화시켜야 한다. 우선순위는 청년이 정착하는 생태계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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