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의 혁명? 2030 파고든 ‘마운자로’ 오남용 공포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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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9 18:39  |  수정 2026-07-29 20:25  |  발행일 2026-07-29
고도비만 환자용 의약품이 다이어트약 둔갑… 10개월간 150만 건 처방
“한 달 5kg 감량” SNS 후기 뜨자 정상 체중 여성들도 앞다퉈 투약
식욕 억제로 단백질 섭취 급감해 기초대사량 뚝… “미용 목적 처방 막아야”
마운자로.<연합뉴스>

마운자로.<연합뉴스>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여·31)는 최근 유행하는 비만치료제 효과에 대해 흡족해했다. 김씨는 "살 빼는 약이라기보다는 예뻐지는 '뷰티 주사'라고 생각한다. 정상 체중 친구들도 요즘 날씬한 체형을 만들겠다면서 많이 맞는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항암치료제 다음 가는 규모를 자랑하는 '위고비'에 이어 후발 주자인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판매되면서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비만치료제 열풍이 거세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안전서비스(DUR) 자료를 보면, 마운자로는 국내에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150만1천161건이 처방됐다.


연령별로 보면 출시 후 10개월간 누적 처방 150만1천161건 중 52.9%(79만4천781건)가 20∼30대로 나타났다. 30대 비중(36.0%)이 가장 컸고, 이어 40대(27.1%), 20대(16.9%), 50대(14.6%) 순이었다.


2024년 10월 출시된 위고비는 지난 5월까지 122만8천867건(누적치)이 처방됐다. 위고비도 누적 처방의 46.4%가 20∼30대였다.


◆싼 값에 약 파는 '마운자로 성지'도 등장


당초 마운자로 등은 당뇨병·고도비만 환자나 체질량지수 27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전문의약품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다이어트약으로 통한다.


대구에서도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고, 저렴하게 약물을 구입할 수 있는 병원·약국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역 병원엔 하루에 마운자로 처방 건수만 1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서 50만원 정도에 처방하는 이 주사를 소위 '마운자로 성지' 약국에선 30만원 미만 금액에 구입할 수 있다. 비급여 비만치료제를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셈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체중이 정상인데도 처방받는 팁" "주사 맞고 한 달 만에 5kg을 빼서 바디프로필을 찍었다"는 후기가 인증처럼 번지고 있다. 반면, 메스꺼움·구토·변비·탈모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내용도 올라온다. 온몸이 멍든 것처럼 아프거나 얼굴 근육이 푹 꺼지고,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는 후기도 적잖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창곤 원장(율하연합가정의학과의원)은 "체중 감량이 필요 없는 젊은 환자들이 더 날씬해지려고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미용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늘면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의 "살 더 잘 찌는 체질 될 수도"


문제는 무분별한 오남용이 부르는 혹독한 대가다. 위고비·마운자로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강력하게 억제해 섭취 열량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체중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감량된 체중의 상당 부분(보통 20~40%)은 지방이 아닌 '근육(제지방량)'이라는 게 문제다.


동산의료원 서영성 가정의학과장은 "정상 체중자의 비만치료제 의존에 대한 위험성은 아직 연구된 바 없지만 약물로 인체의 식욕억제력이 높아지면 단백질 섭취가 급감하고 대사가 재편되면서 지방과 함께 핵심 근육 조직까지 함께 소실된다"며 "위장장애, 변비, 설사, 탈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투약 기간 동안 내 몸의 대사 흐름을 바로잡는 기회 정도로만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을 끊은 후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예전보다 살이 훨씬 더 잘 찌는 이른바 '요요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한지아 의원은 "환자의 치료 기회는 보장하되, 청소년·미용 목적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비만치료제 처방 관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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