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8> 울진 구산마을 인근 관광지

  • 정지윤,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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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5 07:43  |  수정 2023-12-08 15:24  |  발행일 2023-11-15 제12면
매년 관광객 20만명 찾는 어촌…계절마다 바뀌는 풍광 '숨은 보물'
수토사 머물던 '대풍헌' 등 유산 보존
마을 역사 전시땐 좋은 관광자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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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인터넷뉴스부>
울진 기성면 구산리에 위치한 '구산마을'은 어촌의 강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지난 1일 취재차 찾은 구산마을은 구산해수욕장 옆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타고 도착할 수 있었다. 어업 관련 일을 하고 나온 마을 주민들이 장화를 신고 다니는 모습, 그물망을 손질하는 모습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올라간 전망대에서는 마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구산항과 마을의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젊은 어촌마을·인기 관광지

현재 구산마을에는 469명이 거주하고 있다. 1970년대 초중반까지는 1천800명 정도가 살았다고 한다. 이촌 향도 현상(사람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이 많이 줄었지만 다른 어촌 마을에 비해 많은 편이다. 또 어업을 종사하러 들어오는 젊은 층도 많다. 임춘용(73) 구산1리 이장은 "농어촌 마을 중 우리 마을만큼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이 없다"면서 "내륙마을은 평균 연령이 70대고 65세 이상 주민이 대다수다. 그러나 구산마을은 65세 이상 인구가 마을 전체 인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 젊은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구산마을의 경우 여름철 관광지로도 인기다. 구산해수욕장과 어촌 체험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매년 20만명 정도가 구산마을을 찾고 있다.

구산마을의 경우 어민들의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유명하다. 풍어제는 음력 9월 중순에 좋은 날을 정해 2박 3일 동안 굿판을 벌여 진행된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열렸으나, 현재는 5년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임 이장은 "재정 관계상 풍어제를 자주 지내기 어려워 20년 전부터는 4년에 한 번씩 지냈다"면서 "지난해부터 5년에 한 번씩 하기로 했다"고 했다.

독도조형물
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인터넷뉴스부>
◆수토사(搜討使) 역사가 담긴 마을

구산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과 '수토사 선박 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해당 조형물들이 설치된 이유는 조선시대 '수토사'(搜討使)와 마을이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수토사는 울릉도에 몰래 들어간 주민들을 찾아 육지로 데려오거나, 일본군을 수색해 토벌하는 군사다. 또 조선시대에는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영토 방위의 중요성을 깨닫고 2~3년마다 수토사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수토사들은 구산1리 마을회관 인근에 위치한 '대풍헌'(待風軒)에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울릉도로 갈 수 있는 '순풍'(順風)을 기다리기 위해서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대풍헌은 2010년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대풍헌 바로 옆에는 '수토문화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수토사 역사와 생활상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또 수토사를 주제로 한 게임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수토선
구산마을은 조선 시대 '수토사'와 관련이 깊은 마을이다. '수토사 선박 조형물'의 모습. <인터넷뉴스부>
◆'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 콘셉트

구산마을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이다.

마을 박물관의 경우 '구산2리 마을회관 옆 창고'가 적절해 보인다. 마을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또 구산항, 구산해수욕장, 구산 방파제, 수토사 기념공원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해당 장소의 경우 마을 역사와 주민 생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산해수욕장은 구산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사진과 글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 마을 인근에 위치한 운암서원 앞 공터는 울진 지역의 서원을 안내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이외에도 구산1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구산리 위판 체험장'의 경우 위판의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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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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