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수 바로미터’ 서문시장 들끓었다…한동훈 등장에 대규모 인파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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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7 17:13  |  발행일 2026-02-27
1만여 명 몰려 선거 유세 방불…장동혁 방문 때와 대조
지지자 연호 속 강성 보수 반발도… 물리적 충돌 없어
당권파 ‘해당행위’ 엄포에 정면 경고… 배현진 등 참석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문시장 명물 땅콩빵 상점에 들러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민지기자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문시장 '명물' 땅콩빵 상점에 들러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민지기자

27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이곳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방문 소식에 이른 시간부터 술렁였다. 시장 입구부터 시작되는 대로에는 '한동훈 파이팅' '한동훈 응원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서 있는 지지자와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서 있는 시민들로 빼곡했다.


한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시각은 낮 12시 43분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한동훈 파이팅" "대표님 여기 봐주세요" "대구시민 만세"라는 구호가 쏟아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한동훈 대통령"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인파를 향해 손을 불끈 쥐어 올리며 화답했고, 양손을 번갈아 흔들며 골목 양쪽을 향해 인사했다. 인파에 밀려 동선은 수차례 멈춰 섰다. 마치 선거 유세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는 한 전 대표 측 추산 1만여 명이 몰렸다. 한 전 대표는 손을 내미는 시민과 일일이 손을 맞잡았고, 셀카 요청에도 응했다. 체류시간은 2시간 남짓. 지난 11일 설 명절을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찾았을 당시 한산했던 시장 분위기(영남일보 2월 12일 9면 보도)와는 크게 달랐다.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문시장에 도착하자 몰려든 인파들이 반기고 있다. 서민지기자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문시장에 도착하자 몰려든 인파들이 반기고 있다. 서민지기자

서문시장에서 옷 장사를 한다는 한 상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기 때 왔던 이후로 가장 많은 인파 같다"며 "이렇게 오래 기다리며 모여 있는 건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장동혁 대표도 왔다가긴 했지만, 그땐 영 반응이 좋지 못했다"며 "나는 뼛속까지 국민의힘 지지자이지만, 오늘은 그림이 비교되긴 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 지지자라는 이모(여·44)씨는 "한 전 대표가 대구에서 정치적 재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한 전 대표가 대구에 출마한다면 적극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 70대 지지자는 "원래 윤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한동훈 말만 들었어도 이 지경까지 되진 않았다"고 했다.


지지자만 모인 것은 아니었다. 서문시장 정문 건너 대구동산병원 앞에서는 강성 보수 지지자들이 대형 태극기와 현수막을 들고 "배신자 한동훈"을 외쳤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들을 향해 맞구호로 대응했다. 경찰이 현장을 관리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별명과 비슷한 상호인 '후니건어물'에서는 직접 쥐포를 구입했고, 서문시장 명물 '땅콩빵'을 간식으로 맛봤다. 이후 칼국수 골목으로 이동해 친한계 의원들과 칼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앞서 장 대표가 지난 11일 같은 골목에서 국수를 먹은 만큼, 이날 한 전 대표 동선 역시 자연스레 비교 대상이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일행들과 국수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일행들과 국수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서는 대구 3·1 운동의 시발점이 된 계성중학교 아담스관 지하실을 둘러봤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문시장 분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줌도 안되는 윤석열 노선을 견지하면서 보수를 멸망의 길로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들이 다수인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한다"며 "저는 진짜 대구의 민심, 보수의 민심이 어떤 건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장을 한 번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오늘 (서문시장에) 왔다. 이 장소에서 한 명의 엑스트라에 불과하고, 저기 많이 오신 분들이 주인공이다"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는 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부터 김예지·박정훈·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일부 당권파는 서문시장 일정에 앞서 친한계가 한 전 대표의 일정에 동행한다면 '해당행위'로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오늘 저와 같이 오는 정치인들을 징계한다고 하던데, 말대로라면 차라리 서문시장을 징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상인들 많이 어려우신데 응원해드리고, 팔아드리면 안 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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