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공항 배후 신도시 조감도. <대구시 제공>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이전·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가 정부에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자기금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대구시 등에 확인한 결과, 시는 TK공항 이전·건설사업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를 지원해달라는 신청서를 지난 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이번 공자기금 신청 규모는 3천억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1994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공자기금은 각종 기금 등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해 재정 융자 등에 활용하고 국채의 발행과 상환 등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다. 여유가 있는 기금에서 재원을 빌리고 재원이 부족한 기금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해서 이른바 '공공기금의 저수지'로 불린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TK공항 사업을 추진해 온 대구시는 지난 2024년 사업 추진방식을 민관공동개발사업인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에서 공자기금을 활용한 직접개발(공영개발)로 변경했다. 공자기금을 활용해 공항을 먼저 짓고, 차후 군공항 후적지(K2) 개발로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TK공항 건설을 위한 공자기금을 반영한다는 대구시의 계획은 한차례 수포로 돌아갔다. 대구시가 신청한 TK공항 관련 공자기금 2천795억원(융자)과 그에 따른 금융비용 87억원(국비)이 2026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당초 대구시가 계획한 2030년 TK공항 개항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2026년도 정부 예산서 부대의견에 "정부 관계부처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적절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대구시는 정부의 TK공항 사업 지원 필요성에 대한 공식적인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정부 예산에 TK공항 사업 공자기금 반영이 불발되자 대구시 안팎에서는 공자기금 '회의론'과 '불가피론'이 맞붙기도 했다.
'회의론'의 기저에는 공자기금도 결국 지자체에 큰 부담을 안기는 '융자'라는 인식과 공자기금에 대한 정부의 반대가 심하다는 이유 등이 깔려있다. 또한 군공항 이전은 본질적으로 지자체 사무가 아닌 정부 사무라는 인식도 있다.
반면, '불가피론'의 배경에는 현재 '기부 대 양여' 틀 안에서는 공자기금 외에 다른 묘수가 없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기부 대 양여를 폐기하고 정부 주도로 공항 추진 방식을 바꾼다고 해도, 법 개정에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보니 일부라도 공자기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구국제공항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DB>
한편,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TK공항 예정부지를 방문했을 당시 대구시 측은 "군공항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조달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사업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역시 대구시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이 때문에 TK공항 사업비에 관한 대구시와 정부간 협상에 최근 들어 진척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대구시는 이번 공자기금 신청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TK공항 추진에 따른 하나의 행정절차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이기 때문에, 공자기금 신청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한 간부 공무원은 "민선 9기 대구시장이 누가 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지만, 차기 시장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추후 철회를 하더라도 일단 공자기금 신청은 해보는 것이 맞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라며 "두 명의 유력 대구시장 후보(김부겸·추경호) 모두 세부적인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TK공항 사업 추진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TK공항 추진을 위해 가능한 선택지는 전략적으로 모두 시도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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