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대구역에 있는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의 관문이자 대구의 대표적 광장공간이다. 이 광장 남쪽에 서 있는 박정희 동상은 최근에 건립된 동상임에도 설립 취지와 기대에 걸맞은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무래도 정치적 논란과 해석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철거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3m 높이의 동상 자체도 그 모습이나 색상의 조화, 드러나는 이미지나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수준이 너무 낮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하는 일일까 싶다.
박정희 동상은 대구시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기인 2024년 12월 예산 6억 원을 들여 건립했다.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5m 높이의 표지판도 함께 세웠다. 홍 전 시장의 의지로 세워진 이 동상은 건립 당시부터 '독재 우상화'라는 일각의 반발 속에 행정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됐다. 광장의 소유권을 가진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의 동상 설치에 여러 번 제동을 걸었으나, 시는 적법한 협의나 준공 승인 절차를 무시한 채 건립을 밀어붙였다. 법과 절차를 준수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적 권한을 남용해 국유지에 구조물을 무단 설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의 주역이라는 역사적 평가와 함께 권위주의 독재란 이미지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인물이다. 물론 그의 공(功)은 과(過)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러한 인물의 기념물을 대구의 중심 관문에 세우려면, 최소한 광범위한 시민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이 선행되어야 했다. 일방적인 조례 제정과 독단·속전속결로 진행한 결과, 지금은 동상 훼손을 막겠다며 공무원과 CCTV를 동원해 24시간 경비를 서는 불필요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런 와중에 시민 1만5천 명의 서명을 받은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폐지안'이 제출되기도 했고, 대구시의회가 부결시키는 혼선도 있었다.
대구경실련은 최근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정희 광장' 표지판 즉각 철거를 주장하면서 동상 존치 여부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했다. 여기다 철도공단은 지난해 1월 대구시를 상대로 구조물 인도 소송(동상 철거)을 제기했고, 오는 23일 7차 결심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래저래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동대구역은 박정희의 결단으로 건립됐다. 그의 공적을 놓고 무작정 터부시하는 쪽도 존재한다. 동상의 미적·예술적 평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차제에 대구시는 숙의 과정을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역사적 관점에서 이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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