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산위기] 대구 점포 4곳 협력·입점업체 피해규모 수백억대 추산…폐점땐 주변 상권 공동화 불가피

  • 이남영·김민진·동경민·안성태·홍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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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8 19:33  |  수정 2026-07-08 21:13  |  발행일 2026-07-08
8일 오후 2시쯤 홈플러스 칠곡점 3층에 위치한 의류매장이 폐업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 약 1년전에 입주한 이 업체는 최근 경영악화로 매장을 정리했다.

8일 오후 2시쯤 홈플러스 칠곡점 3층에 위치한 의류매장이 폐업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 약 1년전에 입주한 이 업체는 최근 경영악화로 매장을 정리했다.

"홈플러스 이름만 믿고 들어와 장사 중인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홈플러스 성서점에서 도너츠 가게를 운영하는 이지윤(61) 씨는 "요즘 홈플러스 분위기가 어떻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2011년, 홈플러스 성서점에 처음 입점해 16년째 매장을 운영 중인 이 씨는 홈플러스에 매출 수수료 15.2%를 제공하는 형태로 계약 중이다. 용산역 바로 옆에 위치해 접근이 편리하고 주변 학교와 아파트 주민들로 붐비던 이곳은 최근 1년 6개월 사이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이씨는 "한때 월평균 3천200만 원 안팎이던 매출은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신청 후 점차 줄어들었고 올해 5월 2천200만 원, 6월에는 1천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손님이 줄면서 6명이던 아르바이트생도 차례로 내보내 지금은 아르바이트생 2명과 사장 부부만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를 접는 것도 쉽지 않다. 이씨는 "본사와 홈플러스에 낸 보증금만 각각 1천만 원, 총 2천만 원이다. 만약 폐점하게 되면 커피 머신과 오븐 등 수천만 원 상당의 장비도 철거해야 하는데, 이 비용까지 감안하면 걱정이 태산이다"며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가게를 시작하기란 더욱 어렵다. 하루하루 버티는 심정으로 일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파산 기로에 선 홈플러스가 지역 경제 전반에 몰고올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무더기 실업·실직 공포는 물론 홈플러스 점포를 중심으로 일대 상권의 공동화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홈플러스 내 협력업체·입주업체에 종사하던 지역 자영업자들은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처지지만, 피해 규모를 메꿀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8일 오후 3시쯤 홈플러스 수성점 내 한 약국. 10년간 영업했지만 고심 끝에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려있다.

8일 오후 3시쯤 홈플러스 수성점 내 한 약국. '10년간 영업했지만 고심 끝에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려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대구에 영업 중인 홈플러스 4곳을 모두 방문해 분석한 결과, 대구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점주들의 피해액은 수백 억원대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성서점 내 입점업체 수는 200개 가까이 되며, 종사자만 약 300명으로 추산된다. 성서점 내 입주업체 보증금은 최소 1천만 원, 병원·약국 등은 1억 원 정도다. 여기에 월세 수십~수백만 원을 고려하면 최소 수십억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성서점 뿐만 아니라 △남대구점 △수성점 △칠곡점까지 고려하면 대구 내에서만 수백 억원 대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홈플러스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입점업체 직원까지 포함한다면 지역 경제에 대형 악재가 발생할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협력·입점업체 소상공인 특성상 다수의 점주 연령대가 50~60대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다른 터전을 잡아 재기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25년째 홈플러스 칠곡점에서 의류 수선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동식(63)씨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동안 직원 3명을 내보냈다. 보증금은 1천만원이 잡혔고, 임대료는 매달 100만원이다"며 "지난 몇년간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매출은 대폭 감소했다. 정든 이곳을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살아야하니 다른 위치를 알아보려한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남아있는 부동산이 향후 어떻게 활용될 지도 관건이다. 현재 대구 내 남아있는 홈플러스 부동산은 운영 중인 4개 점포를 제외하면 3곳이다. 내당점은 폐점이후 장보고식자재마트가 입점하면서 지역 상권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앞서 문을 닫은 동촌점과 상인점은 마치 폐허처럼 대규모 공실 상태로 남아 상권 공동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영업중인 점포 4곳이 폐점하면 앞선 점포처럼 주변 상가 이탈과 공동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성서점은 대구시 소유 부동산이지만, 회사가 파산 기로에 서면서 대구시 입장에서도 당장 비워질 경우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이 큰 상황이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선 꾸준히 인지하고 있었다. 섣불리 말하긴 어려우나, 혹여 파산하게 될 경우를 고려해 향후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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