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대구약령시 한방특구’ 재지정 권고…중구청, 변경계획 수립 착수
대구 중구 약령시 '한방특구'가 정부 권고에 따라 재지정 심사를 받게 됐다. 20년 넘게 '한방특구 지위 유지'란 특혜를 받아 온 약령시에 새로운 사업계획과 특례 규제안을 마련해 특구를 재지정받아야 한다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침이 하달되면서다. 자칫,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해 특구가 해제될 시 그동안 누려온 혜택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어 지자체와 상인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5일 중구청에 따르면, 최근 구청은 지역특화발전특구를 관리하는 중기부로부터 약령시 한방특구의 변경계획서를 제출하고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지정을 받으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번 권고안은 2004년 대구약령시(중구 성내2동 약전골목) 한방특구 지정 당시, 사업계획에 '특구 지정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구 지정 이후 장기간 별도의 재지정 절차 없이 운영돼 온 만큼, 정부가 사업 성과와 지속 가능성을 검증해 약령시 상권이 '유명무실화'하는 사태를 조기에 막겠다는 것이다. 이에 지자체가 특구 지정기간을 자체적으로 정한 뒤, 재심사 기간이 도래할 때마다 새 사업계획과 특례 규제안을 도출하는 제도를 적용하게 됐다. 중기부 특구운영과 A 직원은 "2004년에 대구약령시를 포함한 6곳을 전국 최초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했다. 이때는 지정기간(재심사 기간)을 설정하도록 하는 조항이 없었다. 현재 지정기간이 없는 특구는 약령시를 포함해 3곳뿐"이라며 "특구 계획을 2~3년 주기로 점검하지 않으면, 허울뿐인 특구로 전락할 수 있다. 지자체가 지정기간을 정하고 특구 계획을 점검하도록 지정기간과 새 사업계획 마련을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업성 결여와 특례 규제 미비로 특구 지정이 해제될 경우다. 특구 자체가 제도적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약령시 상인들이 받는 각종 혜택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 약령시 한방특구엔 '약사 공동관리' 특례가 적용돼 있다. 원칙적으로 한약 도매상은 점포마다 약사나 한약사 등 자격을 갖춘 관리자를 둬야 한다. 하지만 약령시에서는 특구 특례에 따라 한약 도매상 최대 10곳이 관리자 1명을 공동으로 둘 수 있다. 이에 더해 약령시 한방특구 내 업소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권 규모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도 배제할 수 없다. 약령시 영업 업소는 2005년 290곳→2010년 193곳→2015년 179곳→2020년 176곳으로 해마다 줄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159곳이 운영 중이다. 약 20년간 영업 업소 절반가량이 사라진 시점에서 특구 해제가 상권 침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약령시에서 50년간 약업사를 운영해 온 전병림(78)씨는 "공동 약사제가 생기기 전에는 약업사마다 약사와 1대 1로 계약했고, 당시 비용이 점포당 월 50만원 정도였다"며 "공동약사제 아래에서는 약사 한 명이 최대 10개 점포를 관리할 수 있어 부담이 월 10만원대로 줄었다. 한방특구가 해제되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약령시보존위원회 이병식 위원장도 "최근 한방 관련 업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한방특구라는 이름이 중구에 갖는 홍보 효과가 큰 만큼 특구는 유지돼야 한다"며 "이왕 새 사업계획을 낸다면, 젊은 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획안이 나왔으면 한다. 특례 규제는 기존 제도를 완화해 약재를 작은 무게로 소분해 팔 수 있는 권한이 생겼으면 한다"고 했다. 중구청은 내년 하반기쯤 중기부에 대구약령시 한방특구 재지정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그동안 연구 용역을 통해 약령시를 활성화할 다양한 신사업과 특례 규제 항목을 발굴할 방침이다. 중구청 김윤경 의료관광팀장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특구 변경계획 수립 용역비 5천만원을 편성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여러 사업을 구상하려 한다"며 "약령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약전골목으로,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이다. 내년 하반기 한방특구 재지정 신청을 목표로, 약령시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나가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조윤화·동경민기자 truehwa@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