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조 영남권 투자서도 대구 소외…구미에 삼성 19조 투자는 그나마 위안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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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5 22:10  |  발행일 2026-07-05
3대 메가 프로젝트 후속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발표
지나친 ‘울산 편중’ 대구는 구체적인 투자금액·로드맵 없어
현대 모비스의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조성 계획 언급됐지만
이마저도 신규투자인지 기존 사업 확장수준인지 계획 없어
대구시조차 투자계획 파악 못해…자칫 영남권 들러리 우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대기업이 발표한 312조원 규모의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에서도 대구는 철저하게 소외됐다. 전체 투자규모가 울산 한 곳에 지나치게 편중됐고, 대구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규모와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현대 모비스의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조성 계획만 언급됐다. 이조차도 신규 투자인지 기존 사업의 확장 수준인지 자세한 계획은 없었다. 특히 대구시가 이번 투자계획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영남권에서도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경북 구미에 삼성이 19조원을 투자하기로 해 첨단산업 재편의 분기점을 맞았다.


지난 3일 3대 메가프로젝트 후속으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가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6개 대기업은 영남권에 31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데이터센터(AIDC) 인프라 구축을 위해 14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차세대 배터리, 최첨단 패키지 기판 등에 60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구미에 1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제조 AX 전환을 통해 AI 기반 공장인 'AI 드리븐 팩토리'를 추진한다. 제조·로봇·자동화 산업과 연계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와 현대자동차 역시 각각 우주항공·국방 AI 분야에 55조원을, 고도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140조원이 투입되는 SK그룹의 2GW급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중 1GW 규모의 메가 데이터센터가 울산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울산 편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대구는 구미-포항-대구-창원을 잇는 '첨단로봇 초혁신 벨트'와 현대차그룹의 미래 핵심부품 제조 클러스터만 언급됐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 동안 영남권에 총 4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대구에 모터·제어기 생산라인을, 울산은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을, 창원에는 열관리 시스템 생산라인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첨단산업 투자계획 그래픽. 연합뉴스

영남권 첨단산업 투자계획 그래픽.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의 42조원이 다시 대구·울산·창원 3개 지역에 나뉘는 구조인 만큼 대구가 실제로 유치하는 금액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행 로드맵도 없어 우려가 더 커진다. 로드맵이 빠진 만큼 일각에서는 대구에 이미 가동 중인 전동화 부품 위탁 생산 기반을 향후 전기차 수요에 맞춰 확장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현대모비스 직영 공장이 없으며, 지역 중견기업인 경창산업이 위탁 생산(OEM) 방식으로 전동화 핵심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 실체와 규모 파악에 나서는 중이다. 조경재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구체적인 투자 액수나 세부 로드맵은 발표되지 않았다"며 "만약 현대모비스의 주문을 받아 공장을 운영하는 경창산업의 공장 확장 계획과 연계된다면 기존 연차별 투자 물량 소화를 넘어선 신규 투자 성격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1차적으로 경창산업 측의 내용 확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필요 시 현대차그룹에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자체 차원의 정보 파악과 주도적인 대응이 타 지역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차 전환의 사활이 걸린 이 시점에도 대구시의 유치 노력이 다소 소극적이고, 전략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며 "강력한 차부품 중견기업들이 있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나 경북대 등 지역 대학·연구기관들을 묶어내는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자동차 부품 업계와 연구기관 등은 이번 영남권 투자 계획을 단순한 소외론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제적 실익을 챙기기 위한 맞춤형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손영욱 한국자동차연구원 대경분원장은 "현대모비스의 대구 투자를 실질적 생산 규모 확대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발표에 언급된 제어기는 고부가가치 부품인 전기차 인버터일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인버터용 전력 반도체는 현대모비스가 자체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최종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며 "대구에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에스엘 등 전력 소자를 활용하는 앵커 기업이 다수 포진한 만큼 대구시가 현대모비스의 국산화 인버터 생산 라인을 선점해 전기차 부품 생산의 핵심 기지로 도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력반도체 소부장 단지인 부산과 연계해 부산은 전력반도체 공급을, 대구는 전동화부품 생산기지가 되는 등 광역 연계 유치 전략도 구상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3대 메가프로젝트 권역별 국민 보고회에서 공개한 기업 투자 규모는 호남권 896조원, 충청권 392조원, 영남권은 312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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