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울렁” 땅꺼짐 많은 달구벌대로…대구 수성구청, ‘지하공간’ 훑는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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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12 11:21  |  발행일 2026-03-12
개통 20년 된 지하철 2호선…수성구 관내 구간 GPR 전수조사
천공기 사고 발생한 만촌네거리 일대는 대구시 차원 정밀조사
지난 5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통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땅꺼짐 신고가 접수돼 시공사인 태왕이앤씨 측이 긴급 보수를 진행했다. 영남일보DB

지난 5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통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땅꺼짐 신고가 접수돼 시공사인 태왕이앤씨 측이 긴급 보수를 진행했다. 영남일보DB

대구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는 수성구 전 구간의 지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탐사(GPR) 작업이 진행된다. 각종 대형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차원으로, 최근 만촌네거리 '천공기 전도 사고' 조사와는 별개로 이뤄진다. 천공기 사고의 직·간접적 원인 파악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민 불안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성구청은 4월부터 9월까지 도시철도 2호선 구간을 대상으로 지반탐사에 나선다. 수성구청 송호장 건설과장은 "만촌네거리 사고(천공기 전도)와는 무관한 사업이며, 지반 안전 데이터를 축적해 주민을 안심시키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어 "지하철이 만들어지고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공동(空洞)이나 소입자가 빠져 나간 부분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지하통로 공사가 이뤄지는 만촌역 일대를 비롯해 대형 건설현장이 인접한 곳의 안전 확보를 위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반탐사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여느 때보다 크다. 최근 만촌네거리 일대에서 발생한 천공기 전도 사고 이후 지반 침하 현상까지 나타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거세지면서다. 앞서 만촌네거리에선 천공기 전도 사고 다음날(5일) 달구벌대로를 따라 이곳을 지나던 한 운전자가 "도로가 울퉁불퉁 꺼져 있어 차가 울렁거린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도시철도 만촌역 지하통로 연결 시공사인 태왕이앤씨는 해당 지점의 긴급 보수에 나섰다.


그럼에도 시민 불안은 여전하다. 각종 공사 현장이 즐비한 수성구 달구벌대로 특성상 '도로 침하' 현상이 만촌네거리에서만 나타날 것이란 보장이 없어서다. 직장인 이모(34·수성구)씨는 "달구벌대로를 따라 수성구 쪽으로 운전하다 보면 온몸이 들썩일 정도로 울퉁불퉁한 곳을 더러 밟는다. 차에서 '쿵' 소리가 날 때도 있다"며 "만촌네거리 사태 이후 겁을 먹게 된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여·65·수성구)씨 역시 "단순한 도로 정비 부족인지, 다른 문제 때문인지 걱정"이라며 "이번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요인들을 파악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청은 다음달(4월)부터 9월까지 관내 도시철도 2호선 구간의 지반탐사를 추진한다. <대구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청은 다음달(4월)부터 9월까지 관내 도시철도 2호선 구간의 지반탐사를 추진한다. <대구 수성구청 제공>

도시철도 2호선은 1996년 공사를 시작해 2005년 10월 본선(문양역~사월역)이 정식 개통됐다. 본선 기준 벌써 20년을 넘긴 상황이다. 더욱이 2호선이 지나는 달구벌대로 주변으로 그간 땅을 뒤엎는 대형 건설현장이 여럿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며 지하 구조물의 노후화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도로 변형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대 손무락 교수(건설시스템공학과)는 "땅을 파면 구조물을 설치하더라도 (지반에) 변형이 생긴다. 경우에 따라 지하수나 빗물, 상하수도 노후화로 인한 누수 등으로 물이 흐르면서 입자를 침식한다. 흙이 느슨해지는 공간이 확대되면 위에 차량이 지나다가 땅이 내려앉는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촌네거리 현장처럼 지하공간에서 이뤄진 공사는 지반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반 상황에 대한 조사는 안전 확보 차원에서 다각도로 이뤄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공기 사고가 발생한 만촌네거리 일대 집중 조사는 수성구청이 아닌 대구시 차원에서 추진할 전망이다. 현재 시청 철도시설과에서 민간전문가를 섭외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수성구청과 태왕이앤씨는 달구벌대로 만촌네거리 구간 중앙선에 위치한 컨테이너 4개 동도 안전 확보 차원에서 이달 내 철거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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