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학 뜨고 섬유 지고…AI·로봇이 바꾼 대구 산단 지형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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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25 10:26  |  수정 2026-04-25 11:03  |  발행일 2026-04-25
작년 매출 40조5천290억원, 전년比 4.2%↑
성서산단 18조9천여억원, 전체 매출액 47%
달성제1차산단·제3산단도 매출 상승세 뚜렷
전통산업 위주 서대구·염색산단 매출 하락세
가동률·고용률은 하락…“체감경기 제자리”
AI·로봇산업 확장으로 대구지역 산업단지 매출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제1국가산업단지의 모습. <대구시 제공>  그래픽=염정빈기자

AI·로봇산업 확장으로 대구지역 산업단지 매출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제1국가산업단지의 모습. <대구시 제공> 그래픽=염정빈기자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대구지역 산업단지 매출이 반등에 성공했다. 전자·통신 등 AI 관련 업종의 견조한 매출 증가세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 등 외부 요인까지 맞물린 영향이다. 다만 산단 매출 상승이 가동률·고용률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체감경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란 평가가 나온다. 2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대구지역 산업단지(한국산업단지공단 등록 기준) 20곳의 총매출액은 40조5천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8조8천779억원)보다 4.2% 늘었다. 이는 개별법에 따라 산업단지로 분류되지 않는 수성알파시티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의료R&D특구 매출을 제외한 규모다.


산단별로는 성서산업단지(1~5차) 매출 비중이 가장 컸다. 작년 성서산단 매출액은 18조9천535억원으로, 전체 산단 매출의 약 47%를 차지했다. 성서산단 매출은 2023년 17조7천133억원, 2024년 18조2천634억원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부품 분야 앵커기업인 평화발레오·에스엘·경창산업·효림엑스이 등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구 대표 2차전지 기업인 엘앤에프를 위시한 대구국가산업단지의 매출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2024년 4조2천692억원 수준이던 국가산단 매출은 지난해 5조9천203억원으로 1년 새 28%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캐즘 극복에 따른 엘앤에프의 매출 상승과 신규 입주기업(15개사) 등 가동업체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AI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중견기업 이수페타시스가 입주해 있는 달성1차산업단지 매출도 2024년 6조3천513억원에서 2025년 6조7천343억원으로 약 6% 늘었다.


주목되는 변화는 노후산단으로 여겨졌던 제3산업단지의 매출 상승세다. 제3산단의 작년 매출은 1조8천769억원으로 전년(1조3천951억원) 대비 26%, 2년 전(1조2천750억원)과 비교하면 33% 수직상승했다. 기계금속 업종 집적지인 제3산단은 2010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입주 이후 제조업의 고도화·첨단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산단으로 꼽힌다. 노후 기계부품 업종의 로봇 전환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섬유·기계 등 전통 및 주력 제조업 중심의 노후 산업단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 서대구산업단지 매출은 2조3천934억원으로, 2년 연속 완연한 하락세(2023년 2조6천775억원, 2024년 2조5천343억원)를 보였다. 1978년 준공된 서대구산단은 섬유·기계업종 영세 제조업이 집약된 곳이다. 섬유 위주 염색산업단지와 검단산업단지의 매출도 1년 전보다 각각 6%(5천462억원→5천164억원), 3%(7천694억원→7천506억원) 줄었다. 패션 및 첨단산업 중심의 이시아폴리스산단 매출은 씨아이에스의 분전에 힘입어 그나마 제자리걸음(0.4%↓)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특이점은 비교적 최근 준공된 테크노폴리스산단의 매출 폭락이다. 2023년 2조1천609억원을 기록한 테크노폴리스산단 매출은 이듬해 1조5천563억원, 지난해 6천105억원으로 2년 새 70% 넘게 폭락했다. 테크노폴리스산단을 운영·관리하는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 측은 "산단 내 주요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본조사 때 일부 기업의 분기 매출액이 유독 낮게 잡힌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 산업단지의 전반적인 매출 회복 흐름에도 가동률은 60%대에 정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4분기 대구 산단의 평균 가동률은 69.56%로, 3분기 연속 69%대에 갇혀 있다. 국가산단 가동률이 84.0%로 가장 높고 이어 검단산단(76.0%), 성서산단(72.1%), 달성제1산단(72.0%), 제3산단(71.0%) 순이다. 서대구산단(64.0%)과 이시아폴리스산단(66.0%)은 평균 이하 가동률을 기록했고, 염색산단은 50%대(51.4%)로 경기 부진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기간 고용률도 58.0%에 그쳐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청년 고용률 역시 39.8%로, 광주(37.1%)를 제외하면 특·광역시 중 가장 낮다. 산단 매출 상승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서성철 대구시 산단진흥과장은 "작년 4분기 대구 산단은 매출과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다. 특히 수출은 전분기 대비 16.5%,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하며 대외 의존형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다만 가동률이 소폭 하락하고, 고용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는 등 생산 회복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양상이 일부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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