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4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추 당선인은 접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com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이번 6·3 지방선거의 최종 승자가 됐다. 선거의 승자에겐 달콤한 '허니문 기간'이 주어지지만 추 당선인은 어느 때보다 그 기간이 짧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TK공항 등 새 시장에게 주어진 과제들이 가볍지 않아서다. 이를 감안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도 오는 9일 전후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지속된 시장 공석' 현안은 산더미
신임 대구시장의 '허니문 기간'은 당선인이 취임 전후 갖는 정치적 밀월을 의미한다. 큰 응원을 받으며, 새로운 시정의 밑그림을 펼칠 수 있도록 일정부분 시행착오를 용납해주는 기간이다. 이전 대구시장들에겐 당선 후 일정 기간 허니문 기간이 주어졌다. 이번엔 그 같은 밀월 기간이 쉽사리 주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시장 공석 기간이 다소 길었다. 전임 홍준표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4월 11일 중도 사퇴한 이후 대구시는 무려 1년 2개월간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시장 공백으로 제때 마무리 짓지 못한 사업들이 수두룩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차기 대구시장은 취임 직후 굵직한 현안 관련 정책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구도시철도 4호선, 행정통합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대구의 백년대계와 연관된 사업들이어서 추 당선인은 절치부심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TK공항 '낙관' VS '비관' 공존
그렇다면 TK공항에도 허니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는데 후자 쪽 전망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편이다.
추 당선인은 TK공항과 관련해 "국가재정사업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선거운동기간 중 군위를 찾아 "TK공항 국가사업화 및 국가재정 책임 강화 법안을 후반기 국회가 1호 법안으로 꼭 처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군 공항(K-2) 이전 사업 주체를 지자체→ '국가(국방부)'로 바꾸는 내용 등이 담긴 법안을 발의했다.
추 당선인은 TK공항 이전·건설 사업에 있어 군 공항 부문은 국방부가, 민간공항은 국토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한 산하기관 간부는 " '기부 대 양여' 방식에 회의적이지만, 과연 속도감 있게 TK공항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아마 민선 9기에서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운대 이상관 교수(항공관제물류학부)는 "시장 당선인의 공약대로 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그게 가능할지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한다"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를 거치며 TK공항과 관련된 추가 전략을 마련하고, 대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추 당선인 캠프 측은 "인수위 운영 기간때 충분히 준비해 시장 취임과 동시에 지역 국회의원들과 똘똘 뭉쳐 TK공항 국가사업 전환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군공항 이전을 전국에서 대구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도 추진 방식에 대해 결단을 해야 한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의 전환은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달 중순쯤 정부에 TK공항 사업 추진을 위한 3천억원 상당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초박빙 시장 선거…"승리에 취할 시간 없어"
여러모로 이번 시장선거는 과거 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전임 대구시장의 경우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4년 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시 대구시장은 압도적인 득표율(78.75%)로 당선 됐다. 이는 당선인 시절부터 취임 초반까지 신임 시장 행보에 대해 시민들이 힘을 실어주는 강한 동력이 됐다.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당선인과 낙선인의 득표율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차기 시장은 자신을 뽑지 않은 절반 가까운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승리에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셈이다.
경북대 이정태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박빙의 선거가 끝이 나면, 당선인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는 것"이라며 "대구시가 시장 공백기를 오래 가졌고, 초접전의 승부도 펼쳐졌다. 추 당선인은 시민 통합과 마음 달래기에 먼저 나서야 하는 만큼, 허니문 기간을 만끽할 여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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