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염색산업단지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시가 23일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다룬 산업구조 개편은 기업이 시장 논리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역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은 기업과 민간이 주도해 창출해야 한다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평소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염색산업단지의 입주업종 완화와 수성알파시티 내 제조시설 허용은 기업애로에 대구시가 즉각 응답한 결과로, 친기업 정책에 방점을 찍은 행보로 평가된다.
현재 대구지역 산업단지는 과거 역점사업 혹은 클러스터 육성 등 조성 목적에 따라 입주업종을 제한하고 있다. 섬유·기계·물류 중심의 서대구산단, 기계·금속 등 뿌리산업 위주 제3산단, 자동차부품·전기전자업종이 모여 있는 검단산단, 염색업종 기업만 입주 가능한 염색산단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AI·디지털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제조업 및 ICT 산업 융복합 추세에 대응하려면 입주업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개편으로 내년 1월부터 노후산단 입주업종의 '네거티브 방식'(불허 사유가 없으면 가능)이 전격 도입된다. 성서1~3차, 서대구, 제3, 검단, 달성1~2차 등 8개 산단이 대상이다. 이들 산단에는 환경유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이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검단산단 경우 현재 제조업 271개 업종만 입주할 수 있다. 제도 개선 이후에는 모든 제조업을 비롯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까지 2배 이상인 569개 업종이 입주 가능해진다. 특정 산업군 육성을 위해 조성된 인쇄출판밸리와 이시아폴리스 2개 산단은 ICT·지식서비스업은 물론, 기존 업종과 시너지 등을 종합 고려해 연관 업종까지도 입주 허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지가상승 및 투기발생 우려가 있는 용도지역 변경은 허용하지 않는다. 또 환경유해 업종은 아니지만 오폐수 처리 등 대규모 기반시설이 필요한 업종이나 악취 등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야 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성알파시티 전경. <영남일보DB>
과거 지역 발전을 견인했던 염색산단의 입주업종 완화도 추진된다. 섬유산업 활황기인 1980년 조성된 염색산단은 최근 경기침체 등에 따른 가동률 저하를 겪으며 업종 규제 완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2016년 70%를 상회하던 산단 가동률은 10년이 지난 현재 50%를 밑도는 실정이다. 시는 악취 우려가 없는 친환경 첨단업종(미래신산업·ICT·지식서비스업 등) 중심으로 입주업종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인근 주민 혹은 기업, 공단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별 간담회를 진행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반영키로 했다.
수성알파시티 내 연관 제조시설 입주 허용 추진도 본격 검토된다. 수성알파시티는 짧은 기간 비수도권 최대 규모 디지털 산업 집적지로 성장했지만, '제조시설 입주 제한' 규제가 입주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대다수 기업이 연구개발은 수성알파시티에서, 몸체조립 등 제조는 다른 산업단지에서 진행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겪었다. 이번 개편으로 기업 간 협업과 기술사업화가 활발히 촉진될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시는 향후 산업통상부(경제자유구역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관련 절차를 신속히 밟을 예정이다. 또 현재 추진 중인 제2수성알파시티 역시 조성계획 수립 단계부터 이를 반영해 수성알파시티를 남부권 디지털 제조 혁신을 선도할 차세대 산업 거점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성태근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회장은 "이번 대구시의 업종 개편 방향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 특히, 평소 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건의했던 사항들을 대폭 수용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윤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번 업종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침체된 산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