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비 온 뒤 수심 2m로 돌변한 상성폭포…중학생 의식불명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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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3 20:52  |  수정 2026-07-23 22:30  |  발행일 2026-07-23
같은 학교 친구 3명과 물놀이…구명조끼 없이 들어갔다가 깊은 곳서 사고
평소 수량 적지만 최근 호우로 일부 수심 1.5~2m…폭포 아래 깊은 소 형성
대구시, 24일 구·군 긴급회의…수심 1.2m 이상 위험지역 전수조사·안전요원 배치
2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 상성폭포 일대에서 중학생 물놀이 사고가 발생한 뒤 경찰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출입 통제선이 설치됐다.<영남일보 독자 제공>

2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 상성폭포 일대에서 중학생 물놀이 사고가 발생한 뒤 경찰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출입 통제선이 설치됐다.<영남일보 독자 제공>

2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 상성폭포. 바위 아래 깊게 고인 물 주변으로 노란색 경찰 통제선이 둘러쳐졌다. 폭포 옆에는 학생들이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튜브 하나가 남아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 친구들과 이곳을 찾은 중학생이 물속에 가라앉은 뒤 구조된 사고 현장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달성군의 한 중학교 2학년인 A(15)군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같은 학교 친구 3명과 상성폭포를 찾았다.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알고 있던 물놀이 장소를 함께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이 준비한 물놀이 장비는 튜브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구명조끼나 튜브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았던 A군은 오후 1시 45분쯤 수심이 깊은 지점에서 갑자기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친구들은 가지고 있던 튜브를 던져 구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A군이 튜브를 붙잡지 못하면서 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다급해진 일행 중 한 명이 오후 1시 50분쯤 112에 "친구가 물속에 가라앉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오후 1시 55분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방대원 2명이 A군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구조차와 구급차, 대원 1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해 A군을 폭포 밖으로 옮겼다.


A군은 오후 2시 5분쯤 성서동산병원으로 이송된 뒤 경북대병원으로 전원됐다. 그러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난 상성폭포는 비슬산 사효자굴 인근에 자리한 계곡이다. 평소에는 수량이 많지 않지만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직후에는 폭포 아래 웅덩이에 물이 깊게 고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구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사고 당시 일부 지점의 수심은 1.5~2m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읍 한 주민(70대)은 "평소에는 물이 거의 없지만 비가 많이 온 뒤에는 폭포 아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며 "이 정도로 물이 차는 날은 1년에 열흘 안팎에 불과하다"고 했다. 평소 모습을 알고 있던 주민이나 방문객도 물이 불어난 뒤 달라진 수심을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계곡은 같은 장소에서도 바닥 지형에 따라 깊이가 갑자기 달라진다. 특히 폭포 아래는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바닥이 움푹 파인 웅덩이가 형성될 수 있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여도 한두 걸음 만에 발이 닿지 않는 깊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 보존과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상성폭포 일대에 통제선을 설치했다. 달성군 재난 담당 부서에도 상황을 알리고 물놀이객의 출입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유가읍과 지역 사회단체에는 사고 지점을 물놀이 위험지역으로 관리하고 순찰을 강화하도록 협조를 구했다.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지켜본 친구 3명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성청소년 부서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연계해 학생들이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심리 상태를 고려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사고 경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계곡·하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지시에 따라 긴급 점검에 나선다. 최근 집중호우로 계곡과 하천의 수위가 높아진 데다 폭염을 피해 물가를 찾는 시민도 늘면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는 24일 오후 4시 행정부시장 주재로 구·군 부단체장 긴급회의를 연다. 회의에서는 수심 1.2m 이상인 계곡과 하천, 물놀이 사고 우려 지역을 전수 조사하고 위험도에 따라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시와 구·군 합동점검도 추진한다. 위험지역에는 수심과 안전수칙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판을 설치하고, 구조 장비와 출입 통제 시설도 점검할 계획이다. 교육청과 협력해 학생을 대상으로 물놀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이·통장 회의와 주민 조직을 활용한 예방 홍보도 강화한다.


추 시장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학생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계곡과 하천의 위험 요소를 다시 살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와 구·군이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비 온 뒤에야 물줄기 굵어지는 3m 폭포…상성폭포는 어떤 곳

대구 달성군 유가읍 양리 비슬산 자락에 자리한 상성폭포는 넓은 바위 계곡을 흐르던 물이 약 3m 아래로 떨어지는 소규모 자연 폭포다. 유가사 계곡 인근에 있고, 비슬산 둘레길 제3구간인 '유가테크노길'을 걷다 만날 수 있다.


상성폭포의 가장 큰 특징은 강수량에 따라 경관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시기에는 물줄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량이 줄지만, 장맛비나 집중호우가 지나간 뒤에는 폭포수가 굵어지고 아래쪽 웅덩이의 수위도 빠르게 높아진다. 평소에는 작은 계곡처럼 보이던 곳이 비가 온 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셈이다.


폭포 상부에는 비교적 넓은 암반이 펼쳐져 있다. 계곡물이 바위 사이를 굽이쳐 흐르다가 끝단에서 떨어지면서 아래에 소(沼)를 형성한다. 수량이 많을 때는 폭포수와 주변 계곡이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나지만, 물의 깊이와 바닥 지형을 밖에서 정확히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고 당시 폭포 아래 일부 구간의 수심은 1.5~2m에 달했던 것으로 지역 주민들은 추정했다. 평소 물이 적은 장소지만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바위 아래 웅덩이에 물이 깊게 고인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계곡 바닥은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아 몇 걸음 사이에도 수심이 갑자기 달라질 수 있다.


상성폭포 인근에는 '사효자굴'도 있다. 네 개의 큰 바위가 서로 기대면서 생긴 공간으로, 임진왜란 당시 병든 아버지를 지키려다 희생된 네 아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온라인상에서는 상성폭포를 장맛비가 지난 뒤 물줄기가 굵어지는 '여름철 숨은 명소'로 소개하고 있다. 얕은 물가에 발을 담그는 방문객이 있다는 내용과 함께 수량이 많을 때는 바위가 미끄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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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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