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전경. 영남일보DB
6·3 지방선거 결과 대구시의회는 국민의힘의 압도적 우세가 이어졌다. 전체 36석 가운데 비례대표 2석을 제외한 34석을 국민의힘이 모두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의석 분포만으로 이번 선거를 해석하기에는 놓치는 변화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득표율을 들여다보면 대구 정치지형에 균열과 변화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극보수' 지역으로 분류되는 서구 제2선거구와 군위군 선거구를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서 3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35%대를 넘긴 후보만 16명이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40%에 육박하거나 40%를 넘는 성적을 거두며 과거와는 다른 경쟁력을 보여줬다. △중구 제1선거구 석혜영 후보 38.05% △중구 제2선거구 김혜진 후보 40.03% △동구 제4선거구 박동규 후보 39.86% △남구 제1선거구 이정현 후보 38.66% △북구 제1선거구 이명복 후보 37.68% △북구 제3선거구 김태훈 후보 37.95% △북구 제4선거구 김지연 후보 40.25% △수성구 제1선거구 이지은 후보 37.38% △수성구 제2선거구 차현민 후보 37.46% △달서구 제4선거구 우영식 후보 42.86% △달성군 제2선거구 이대곤 후보 37.33% △달성군 제3선거구 박영동 후보 41.93% 등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40% 안팎의 득표율을 올린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4년 전인 2022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당시 민주당은 대구시의원 선거에 단 4명의 후보만 출마시켰고, 이들 모두 20%대 득표율에 머물렀다. '출마 자체에 의미를 두는' 수준에 가까웠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동구 제2선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인 30개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했다. 출마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득표율에서도 선전하면서 경쟁 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이번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한 인사는 "예전보다 선거운동에 훨씬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상대 후보가 없거나 경쟁이 세지 않았던 다른 선거와 비교하면 긴장감이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득표율 상승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곧바로 의석 확보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행 대구 광역의원 선거는 1명의 당선자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로 치러지고 있어 40% 이상의 득표율을 얻더라도,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있는 상대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으면 당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광역의원 선거에서 복수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된 전남광주의 경우, 민주당 이외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광주 북구 제2선거구와 광산구 제3선거구에서 진보당 후보가 각각 선출되며 '민주당 초강세' 지역에서도 다당 경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민주당 광역의원 후보의 선전이 '김부겸 효과'인지, 젊은 세대의 실용주의적 노선이 반영됐는지는 분석해봐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으로선 '희망의 불씨'가 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광역의원 선거가 '소선거구제' 로 치러지기 때문에 당선자를 배출할 수 없었지만, 선거제도만 바뀐다면 충분히 선출될 수 있는 후보가 많았다"며 "향후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된다면 민주당 소속 후보 역시 2:1 또는 3:1 비율로 당선될 수 있을 만큼 (유권자들의) 분위기가 성숙됐다"고 분석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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