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북지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는 항상 보수 정당이 흔들릴 때마다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준 곳 아닌가요. 더 이상 실망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식이면 대구까지 놓치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진서(35)씨는 최근 국민의힘의 잇따른 '자중지란'에 이처럼 말했다. 그는 "'다 잡은 물고기'라는 것인지, 언제나 대구는 '공천 실험'의 대상인 것 같다. 누구를 내세워도 뽑아주니까 실험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혼선을 비롯해 대구시민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국민의힘을 향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한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복귀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현역 중진 의원 다수를 '컷오프'(공천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설이 퍼지면서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였다. 이후 그가 이틀 만에 복귀하면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확대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이경희(61)씨는 "지금까지 일편단심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해온 지역이라 그런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부산만 해도 이렇게 대구처럼 취급하진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천할 가능성이 점점 커져가자, '표심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김 전 총리가 '여당 후보의 실행력'을 강조하며 출마할 경우 대구에서도 실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으로 추락한 데 이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미흡한 정리,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무산, 공천 잡음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만큼은 분위기가 예전과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많다.
실제 국민의힘 일부 당원 사이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느껴진다. 20년 넘게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해왔다는 한 당원은 "당이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에서 김부겸을 후보로 낼 경우 고민해볼 수밖에 없다"며 "대구 안에서도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마저 생각이 달라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걸 당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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