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카페폭포에서 열린 청년 공약 간담회에 참석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6·3지방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보수텃밭' 대구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출마하는 사례도 나왔다.
3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승호 경북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이날 국민의힘 공천과정을 비판하며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경주시장 경선에 불참했던 정병두 예비후보도 지난달 24일 공천과정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김천시장 나영민·문경시장 신현국·봉화군수 박만우·성주군수 전화식·울릉군수 남진복 예비후보 등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정병두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 음성ARS 발송 문제로 경찰에 고발한 후보를 아무런 조치 없이 공천했다. 상식과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사"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38년간 경제 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말이 아닌 실력으로 위대한 경주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광역의원도 국민의힘을 뛰쳐나와 무소속으로 승부를 거는 후보들이 잇따랐다. 김경환 문경시의원, 윤권근 대구시의원, 황기호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등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황기호 예비후보는 "공정한 경선은 사라지고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천에 분노하며 이의신청을 했지만 재심의 여부조차 무시당했다"면서 "20여 년간 몸담았던 국민의힘을 탈당해 공천권자의 노복이 아니라 오롯이 지역 주민들을 섬기며 대구시의원으로서 주어진 책무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으로 3선 대구시의원을 지낸 김규학 전 대구시의원은 지난달 29일 탈당 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북구지역 광역의원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지역 정가에선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보수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대구경북(TK)에서 제1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의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대 엄기홍 교수(정치외교학)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다르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TK지역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과거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지역 내에서) 상당히 문제가 됐었는데 요즘은 '각자도생'하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응집성과 결집도 예전 같지 않다. 각자도생 문화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경우 정당은 힘을 잃어버린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세 번째 공약 발표 회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TK에서 입지를 견고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구 9개 구·군 가운데 군위군을 제외한 8곳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고작 네 곳에서 후보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어난 규모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대구 31개 선거구 중 25곳에서 출마할 후보자를 사실상 확정했다. 4년 전 민주당은 대구시의원 29개 선거구 중 네 곳에서만 후보를 냈다.
경북에서도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가 4년 선거보다 2배 늘어났다. 현재 민주당은 22개 시·군 가운데 14곳에서 후보를 냈다. 영주에서 경선이, 울진에서 공천 심사가 마무리되면 최대 16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23곳 중 8곳에서 공천자를 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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