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 위치한 2층 건물. 대학상권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2층 모두 비어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한때 인기가 높았던 대학가 상권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가 상가 공실률이 도심 상권보다 높아지는 등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상가 일대. 영남일보 취재진이 거리 곳곳을 다녀보니 임대를 구한다는 문구와 부동산중개소 전화번호가 있는 상가가 다수 포착됐다. 100m마다 공실 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상가 전체가 비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17년째 경북대 북문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웅 커피와빵 대표는 "'대학 상권이 좋다'는 건 옛말이다. 경북대 북문만의 문제가 아니고, 경기가 어렵다 보니 모든 상권이 살아남기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인근에서 문 연 상가를 살펴보면 1~2년을 넘기는 곳을 찾기 어려워 같은 자영업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달서구 계명대 일대와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 일대 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대구보건대의 경우 주요 도로인 큰 길목 전체가 거대한 '공실' 상권이었다. 중대형 상가 4~5개가 줄지어 '임대' 현수막을 단 채 방치돼 있었다. 골목길 곳곳에 위치한 소규모 상가도 미처 간판을 떼지 못한 채 폐업했거나, 문을 닫은 지 오래돼 '상가 임대' '조건 맞춰드림' '철거 문의' 등 각종 스티커가 붙여져 있기도 했다.
12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보건대학교 인근 상권. '임대' 현수막을 붙인 4~5개의 중대형 상가가 줄지어 서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R-ON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계명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9%로 전년동기(22.1%) 대비 2.8%p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분기 18.4%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 새 7%가깝게 올랐다. 같은 기간 경북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9.3%로, 전년 동기(17%) 대비 2.3%p 늘었다. 경북대북문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8.1%로, 지난해 1분기 공실률 0%에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소규모 상가 공실이 한 곳도 없었으나, 2~3분기 3.4%로 늘더니 4분기에 8.1%로 치솟았다.
30년째 대구보건대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영옥 소문난떡볶이 대표는 "처음 문을 연 이후 한동안은 인근 상가도 가득 차고, 방문자도 가득해 칠곡의 번화가로 꼽힐 정도였다"며 "지금은 학교 일대에 공실이 넘쳐나다보니 상권이 죽어가는 게 느껴진다. 과거 학생들로 북적거리던 거리가 그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대학 인근 공실률 증가는 상권 축소, 학생 감소,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가 장사는 '학기 중'이 대목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되면서 비대면 강의가 늘었다. '학생' 소비자 비중이 컸던 대학가 앞 상가들이 도미노처럼 문을 닫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대학상권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경북대북문에서 만난 경대우성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타격도 컸지만 2024년 대경선 개통 후, 경북 대학생 상당수가 자취 대신 통학을 선택하면서 상권 배후 인구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마저 대부분 철수했고 새 상가가 들어오는 속도도 매우 더디다"며 "사회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대학가 상권만 홀로 살아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앞 '계대정문 음식문화거리'에 위치한 공실 상가. 올해 1분기 계명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9%로 전년동기(22.1%) 대비 2.8%p 늘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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