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 앞두고 TK 공동전선…산업 연계형 유치 승부수

  • 박종진·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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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6 19:55  |  수정 2026-08-06 23:43  |  발행일 2026-08-06
양 시·도 지방시대위 첫 공동 토론회…지역별 강점 살린 역할 분담 추진
대구 AI·로봇·의료, 경북 반도체·이차전지·원전 기반 연계
유치 대상 구체화·공동 건의안 마련…실질적 성과 창출이 관건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들이 6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들이 6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대구와 경북이 마침내 공동전선 구축에 나선다. 대구시 지방시대위원회와 경북도 지방시대위원회는 6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토론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공공기관 유치를 놓고 양 시·도 지방시대위원회가 공식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대구시와 경북도는 공모사업 등에서 각자도생식 유치 경쟁에 나서 종국에는 '집안싸움'을 벌이는 등 TK공조에 이상기류(영남일보 7월23일자 1·3면 보도)가 감지됐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이번에 협력에 나선 것은 양 지역의 산업 기반을 하나로 묶어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소멸 대응과 초광역 경제권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유치 대상과 역할 분담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공동 대응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양측은 기관 수를 늘리는 데 치중했던 유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산업에 실질적인 파급효과를 낼 기관을 확보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책·연구 기능을 지역의 성장 기반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대구는 인공지능(AI),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미래모빌리티, 로봇, 의료를 육성하고 있다. 경북은 반도체·이차전지·원자력·철강·방위 산업을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서로 다른 이 같은 강점을 연결하면 개별 유치 때보다 정부를 설득할 명분이 더 커진다는 판단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전 기관을 지역별 산업 기반과 성장 잠재력에 맞춰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기관의 소재지만 옮기는 방식으로는 균형발전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대구와 경북은 정부 계획에 맞춰 공동 건의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양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유치 후보군을 추리고, 입지와 기능을 나누는 협력 모델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기관 나눠 갖기' 넘어 산업 재편…TK, 공공기관 이전 새판 짠다

대구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DB

공공기관 1차 이전은 대구와 경북에 두 곳의 혁신도시를 남겼다. 대구 동구와 경북 김천에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들어섰고, 도로와 주택 등 도시 기반도 확충됐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산업의 체질까지 바꿨는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구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공사와 신용보증기금 등 12개 기관이 자리 잡았다. 김천혁신도시에도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전력기술,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12개 기관이 이전했다.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고 정주 인구가 유입되는 성과를 냈다. 기관 임직원의 소비와 지방세 수입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됐다.


한계도 분명했다. 공공기관과 지역 기업 간 협업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고, 연관 산업과 연구기관의 집적도 더뎠다. 이전 기관 직원의 가족 동반 정착과 수도권 잔류 문제도 숙제로 남았다. 청사는 지역으로 옮겼지만 사람과 기능, 산업 생태계까지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회와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에서도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인구와 경제에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기업 유치와 산학연 협력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는 제약이 있었다는 평가다. 혁신도시가 주변 지역과 연결되지 못한 채 독립된 신도시로 머물렀다는 비판도 나왔다.


공공기관 이전의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전 기관 수와 혁신도시 조성 여부가 성과의 척도였다. 이제는 지역 산업에 얼마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이전 기관이 연구개발과 기업 투자, 창업 지원을 이끌고 지역 대학과 협력해 전문 인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정책 효과를 가늠하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은 2차 이전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공공기관을 시·도별로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이 보유한 산업 기반과 기관의 정책·연구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전 성과를 기관 숫자가 아니라 기업 투자와 기술 개발, 고용 창출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산업과 교통, 물류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으면 개별 시·도가 갖기 어려운 연구·생산 체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다. 대구의 도시형 혁신 기능과 경북의 넓은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초광역 경제권 구상도 가능해진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 DB

경북 김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 DB

공공기관 배치 논리를 행정구역에서 산업권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 지역에 기관 본부와 연구 기능을 모으고, 다른 지역에 시험·실증 시설을 두는 방식이다. 기관의 조직 전체를 한곳에 배치했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기능별 연계 모델을 설계할 여지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기관을 많이 확보하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 지역 전략산업과 높은 시너지를 낼 대상을 선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구·경북이 공동 대응을 선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산업 기능을 나누고 연구와 생산, 실증을 하나의 권역에서 연결해야 정부의 초광역 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닿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려면 TK신공항 적기 개항과 2차 공공기관 이전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이 경제·산업 발전에 필요한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추 시장은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공공기관을 우선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점도 거론했다. 그는 "대구·경북도 통합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어떻게 진행되나…대상 선정부터 실제 이전까지

대구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1순위 기관으로 꼽고 있는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제공

대구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1순위 기관으로 꼽고 있는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제공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수도권 소재 기관을 추려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이후 기관별 기능을 분석해 배치 지역을 정하고, 세부 이전계획과 청사 마련 절차를 밟는다. 정부가 이르면 오는 9월 구상의 윤곽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첫 단계는 이전 후보군 확정이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에 남겨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기관을 제외하고 지방 이전이 가능한 기관을 가려내고 있다. 1차 이전 당시 적용한 잔류 예외 기준을 다시 살펴 검토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이 수도권에 있어야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전국 단위 기능을 지방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부처와의 업무 연계성, 직원 이주 가능성, 기관이 보유한 시설과 장비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정 기관이나 이전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후보군이 정해지면 지역 배치 원칙이 마련된다. 정부는 국가균형성장 구상인 '5극 3특'과 연계해 권역별 성장 거점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혁신도시의 수용 여력과 교통망, 정주 환경도 입지를 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지역 간 형평성과 정책 효과를 어떻게 조화할지도 쟁점이다. 모든 지역에 기관을 고르게 나누면 정치적 갈등은 줄일 수 있지만, 기능 집적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특정 권역에 유사 기관을 모으면 산업적 파급력은 커지지만 지역 편중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이 공개되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본격적인 유치전에 들어간다. 희망 기관과 입지, 수용 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해당 기관을 설득하는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교통과 주거, 교육 여건을 포함한 직원 정착 대책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해 유치에 나선 한국마사회 본관 사옥 전경. 한국마사회 제공

경북도와 영천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해 유치에 나선 한국마사회 본관 사옥 전경. 한국마사회 제공

선도 기관은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준비가 끝난 기관은 신축 청사 완공을 기다리지 않고 임차 공간에서 먼저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후 부지 선정과 청사 설계·건립, 직원과 가족의 이주 지원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기관 이전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노동조합과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기존 청사의 처리와 새 업무 공간 확보도 필요하다. 이전 비용과 정주 지원 예산을 둘러싼 협의도 뒤따른다. 정부 계획이 발표돼도 실제 이전 완료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은 정부 기준이 확정되는 대로 공동 건의안과 지역별 제안서를 다듬을 방침이다. 양 시·도가 희망하는 후보 중 기능이 겹치는 기관은 사전 협의를 거쳐 조정해야 한다. 공동 유치나 기능별 분산 배치가 가능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세헌 대구시 지방시대위원장과 하혜수 경북도 지방시대위원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생존이 걸린 과제이자 초광역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미래 산업과 맞물리는 기관을 유치해 대구·경북이 지방시대의 중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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