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한국 외교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군사적 개입이란 중차대한 사안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원유값 폭등 같은 경제적 이슈와 결을 달리한다. 트럼프는 전쟁의 조기 종결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이유로 군함 파병을 요청했다. 서방 주요국과 중국까지 포함돼 선택의 부담이 적다 해도 혈맹이라 부르는 한·미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하면 트럼프의 요구를 쉽게 다룰 수도 없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파병과 관련 "현재로서는 답변 드리기 참 곤란하다"고 밝혔다.
사실 트럼프가 SNS나 기자 간담회를 통해 언급한 부분들은 민감하게 들린다. 트럼프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다. 40여 년간 우리가 보호해줬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등 한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재명 정부는 물론 여·야도 신중한 반응이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시간을 갖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투 개입 파병이라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 정서도 '당연한 파병' 대(對) '쓸데없는 전쟁'으로 찬반이 팽팽하다.
한국으로서는 당연히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확실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론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고 전투를 최소화한 파병이 이상적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정파의 이익과 파병 정책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사안이 과거 베트남·이라크 파병처럼 국론 분열의 씨앗이 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력은 커졌다. 글로벌 이슈에 책임을 다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엄연한 현실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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