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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스탈린 넘어 '30년 종신 집권'…사실상 5선 확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5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2030년까지 6년간 집권을 이어가게 된다. 이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을 넘어서는 기간이다.푸틴 대통령의 '종신 집권'에 대해 국제사회는 두편으로 갈라진 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서방은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쓰였고,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에서도 투표가 시행됐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불공정 선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이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확정함으로써 현대판 '차르'(황제)를 방불케하는 장기집권을 실현한 것을 꼬집었다.반면, 친러 성향의 국가에선 푸틴 대통령의 재선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선거 승리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러시아 국내에서도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5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선거에서는 투표함에 녹색 액체를 쏟거나 투표소 방화를 시도한 사례가 나타났고, 투표 마지막 날에는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주도한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가 열렸다.미디어 장악으로 여론이 강하게 통제되는 가운데, 반정부 여론을 모을 지도자도 마땅치 않다.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사망했고, 부인이 남편의 뜻을 잇겠다고 선언했으나 해외 체류 중이라 러시아 내부에 영향력을 미치긴 힘든 상황이다.이번 대선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쟁을 반대하던 야권 후보인 보리스 나데즈딘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했고, 전쟁에 반대하지 않는 다른 후보 3명은 푸틴의 들러리를 섰다. 주요 반정부 인사들은 대부분 푸틴 정부의 위협 속에 해외 망명 중이다.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17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의 선거가 끝난 뒤 자신의 선거캠프를 찾은 모습. 연합뉴스
2024.03.18
외교부, 해적피해 예방 위한 홍해 및 아덴만 지역 공관장 회의
외교부가 해적피해 예방을 위한 홍해 및 아덴만 지역 공관장 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홍석인 공공외교대사(재외국민보호·영사 담당 정부대표) 주재로 지난 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홍해 및 아덴만 지역 공관장 회의'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홍 대사는 모두 발언에서 아덴만 해역은 여전히 해적 위험해역이 상존하며,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인해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 및 아덴만을 통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위협·공격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해적 문제는 연안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각 공관에서 원활한 정보교환을 위해 주재국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선박 및 국민의 해적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참석 공관장들은 △주재국 당국과의 원할한 협조를 위한 네트워크 및 구축 △우리선사 관계자 및 교민들과 소통을 통한 정보 공유 △유사시 우리국민 안전확보를 위한 긴급연락체계 점검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홍 대사는 지난 2일 메쿠리아(Mekuria Haile Teklemariam) 에티오피아 공공서비스위원장과 만나 에티오피아 내에서 활동하는 우리기업 및 국민의 안전을 위한 에티오피아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홍 대사는 에티오피아에 체류 중인 교민 간담회를 통해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각별히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홍해 및 아덴만 지역 공관장 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2.03
대만 총통에 친미·독립성향 라이칭더 당선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힘겨루기 와중에 치러져 '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된 이번 대선에서 대만 민심은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했다.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 집권 8년에 이어 대만과 미국간 협력 관계가 더 공고해지면서 향후 대만해협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오후 9시58분(현지시간) 총통 선거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58만6천표, 득표율 40.05%를 기록했다. 대만에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8번째다. 대만 총통의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라이 당선인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대만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며 "중화민국(대만)이 계속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진당은 대선과 같이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113석 중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여소야대'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중국은 반발했고, 미국은 안도감을 숨긴 채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양안 관계의 일방적인 상태 변경에 반대하고 대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입장문에서 "이번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의 동포가 갈수록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의 바람을 바꿀 수 없다"면서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했다.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13일(현지시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024.01.14
브루나이 왕자,10일간 초호화 결혼식…국왕 재산 39조5000억원
동남아시아 산유국 브루나이에서 열흘 동안 초호화 왕실 결혼식이 열려 화제다.11일(현지시간) 브루나이 언론 보르네오 불레틴에 따르면 이날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 있는 브루나이 왕실 사원 오마르 알리 사이푸디엔에서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의 넷째 아들 압둘 마틴(32) 왕자와 그의 약혼녀 아니샤 로스나 이사 칼레빅의 혼례 예식을 올린다. 이날 두 사람은 결혼 서약서를 주고받는 등 왕실 전통 혼례식을 진행한다.두 사람의 결혼식 관련 일정은 이미 지난 7일부터 시작됐으며 오는 16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이번 결혼식 일정의 절정은 오는 14일 브루나이 왕궁에서 열릴 피로연과 결혼 행진이 될 전망이다. 피로연이 열릴 이스타나 누룰 이만 왕궁은 방이 1788개에 달해 세계 최대 궁전으로 꼽힌다. . 14일 행사에는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비롯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와 유명인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1991년생인 마틴 왕자는 왕위 계승 서열 6위로 왕위에 오를 가능성은 작지만, 잘생긴 외모와 폴로 선수 경력 등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250만명에 이를 정도로 팬이 많다.마틴 왕자는 킹스칼리지 런던대와 영국 왕립 육군사관학교를 나왔다. 폴로 선수로 활동하며 2019년 동남아시아 게임에서 브루나이 국가대표로도 뛰었다.현재는 브루나이 공군 소령으로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하고 있으며 국제 외교 무대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2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과 지난해 찰스 국왕 대관식에 아버지인 볼키아 국왕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마틴 왕자와 결혼하는 아니샤는 볼키아 국왕 특별 고문의 손녀로 패션업체와 관광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수년 전부터 교제해 왔다.브루나이는 말레이 제도 중앙부 보르네오섬 북서부 해안에 있는 나라다. 1888년부터 영국 보호령이었다가 1984년 1월 독립했으며, 이슬람 절대 세습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1968년 즉위한 볼키아 국왕은 55년간 왕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루나이 앞바다 유전을 소유하고 있는 국왕은 공식 재산만 300억 달러(약 39조5000억원)에 이른다.인구 45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앞바다에서 천연가스와 원유가 생산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6000달러로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브루나이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국왕은 국민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브루나이 국민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병원비도 거의 무료에 가까운데다 나이가 들어 퇴직을 해도 국가가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설날이 되면 국왕은 국민에게 약 100만원의 세뱃돈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압둘마틴 왕자 인스타그램
2024.01.12
무역 불공정 행위에 단호…韓, 공급망 안정화 전략적 참여
올해 4월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을 찾았다. 방문의 성격과 세부 일정은 달랐지만 두 정상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서 삼자 회담을 했다. 그런데 중국 방문을 전후해 보여준 두 정상의 행보는 무척 달랐다. ◆폰데어라이엔과 마크롱의 상반된 태도폰데어라이엔은 명실공히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수장으로 홍콩과 중국 내 소수민족의 인권 문제에 있어 줄곧 중국을 비판했다. 방중 직전에도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귀국길에서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대만 문제를 언급했고, 유럽이 미국의 추종자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국이 듣기에 좋은 이 발언은 미국은 물론 유럽 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EU 집행부와 회원국 정상의 상반된 행보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유럽이 중국을 대하는 태도는 분야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무역, 투자 등 경제교류에서는 '협력자'의 입장을 갖는다. 중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핵심산업과 기술에서는 중국을 '경쟁자'로 간주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등 정치에 있어서는 중국을 '체제적 라이벌'로 본다. 유럽은 이를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전략적 자율성의 확대전략적 자율성이란 외교·안보 및 군사적 작전 등 지정학적 고려가 필요한 문제에서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선택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용어는 1994년 프랑스의 국방백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전략적 자율성의 개념은 본래 군사와 외교·안보 분야에서 등장했지만, 점차 산업, 무역, 디지털, 에너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정책 영역으로 확산되었다. EU의 공식 문헌에서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시점은 2010년 전후이며, 2017년 이전까지는 거의 전적으로 공동안보방위정책(CSDP) 분야에서만 언급되었다. 이후에는 다양한 정책 분야로 용어의 사용이 확대되었다.中 대외정책, 유럽에 경각심핵심 산업 외부 의존도 축소EU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안정성·회복 중심 정책 선회디지털·환경 등 신통상 규범주요국 협력·입지 강화 필요2017년을 전후해서 전략적 자율성의 개념이 다른 정책 분야로 확대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시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고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적으로 표출된 시기이며, 유럽이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한 시점과 일치한다. 다자무역체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는 경제 분야의 국제질서에서도 유럽이 미국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한편 경제대국이 된 중국의 대외정책은 유럽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0년 이후 중국 기업이 서유럽 주요국의 제조업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크게 늘린 점은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했다. 2019년 EU의 중국 전략백서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이자 체제적 라이벌로 규정하면서 기존의 유화적인 대중국 정책에서 선회하기 시작했다. ◆전략적 자율성의 정책 사례EU는 미국 등 입장이 비슷한 국가와 최대한 협력하되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상정책 분야에서는 외국인직접투자 스크리닝(FDI Screening Regulation) 제도, 역외보조금 금지제도, 통상위협 대응조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역외보조금 금지제도는 국가보조금의 수혜를 누렸다고 판단되는 외국기업에 대해서 EU의 기준에 따라 조사, M&A 불허, EU내 조달사업 참여 제한 등의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이다. 통상위협 대응조치는 제3국의 경제적 위협이 EU와 회원국들의 합법적인 정책 결정을 부당하게 방해하며 EU의 전략적 자율성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을 취할 수 있는 조치이다. 산업정책 분야에서는 EU의 국가보조금 규제를 수정하여 전략적 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다. 또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수소에너지 등 핵심분야에서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핵심원자재의 수급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EU의 정책은 핵심산업의 공급망에 있어 외부의존도를 축소함으로써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 표방한 EUEU는 전략적 자율성의 기조를 산업 및 통상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에 반영했다. 특히 통상분야에서는 '개방'을 추가하여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하면서 이를 반영한 통상정책 모델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은 다자주의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 기조를 유지하되, 국가 간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EU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EU는 EU가 강점을 갖고 있는 사회적 규제(기후, 환경, 인권)를 통상정책과 기업의 공급망에 적용시키는 방식으로 비(非)가격적·비(非)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도입하면서 통상정책에 방어적·포괄적·전략적 요소를 도입하였다. 이 같은 EU의 정책은 자국의 시장규모를 활용해 통상정책에 있어 영향력을 확보하는 기존 방식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규범적 권한을 통해 EU의 규제를 확산시킴으로써 우위를 점하고자 했던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큰 도전이 된 대외환경 변화유럽의 사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대외환경의 변화는 경제성장의 궤적이 국제무역의 팽창과 궤적을 같이했던 한국 경제에 큰 도전이 된다. EU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지난 수년간의 추세는 공급망의 비용 효율성보다는 안정성과 회복력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또 다른 국가의 불공정 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통상분야에서 다수의 작은 분쟁과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도를 형성한다. 2018년 12월 EU 집행위원회는 한국 측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미흡하다고 주장하며, 한국 측에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한 바 있으며, 이 사안은 최종 판결인 패널 보고서 채택까지 진행된 바 있다. EU의 시각에서 보면 이 상황은 EU가 추구해온 전략적 자율성의 패러다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한국의 통상정책은 수출확대에 목표를 둔 전통적 통상정책 외에 디지털·노동 및 환경 등의 신통상 규범을 포함해야 하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산업 및 통상정책에 표출되는 전략적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를 마련하고, 글로벌 규범에 맞게 국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요국의 공급망 안정화 전략에 최대한 참여함으로써 새롭게 재편되는 산업·통상 협력체제에 내부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글=강유덕 한국외국어대 LT(Language and Trade)학부 교수정리=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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