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관련 대구경북 지역 분위기 관련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대구·경북(TK) 광역단체장 선거판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3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TK 행정통합'이라는 초유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후보 간 셈법이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 선거판 블랙홀이 된 '행정통합'
이번 TK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의 국회 통과 여부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2월 임시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되면, 기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는 '대구경북특별시장(가칭)'이라는 단일 선거로 치러진다. 이 경우 기존 출마 예정자들이 준비해 온 선거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특히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후보들은 유권자 수가 훨씬 많은 경북까지 선거운동 지역을 넓혀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대구에 갇혀 있던 인지도를 단기간에 경북 전역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탓에 일부 후보들은 벌써부터 경북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비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선거 방식과 룰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자금 조달과 캠프 구성에도 제동이 걸리며 유권자와 후보 모두 답답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선거 키워드는 '현역'
홍준표 전 시장의 사퇴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대구시장 선거판은 '현역' 간 맞대결로 요약된다. 보수 텃밭이라는 특성상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 속에 국민의힘 소속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현역 국민의힘 의원은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추경호(대구 달성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등 5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현 정부와의 대립구도 형성으로 존재감을 끌어올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원외 인사까지 가세한 상태다. 본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선전이 막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역 단체장과 중량급 도전자 간 묵직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철우 현 도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수성에 나선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 이강덕 전 포항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수 강세 지역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최 전 총리와 이 전 시장이 TK행정통합 추진에 대해 "알맹이 없는 특별법"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변수는 현역에 대한 당 공관위의 엄격한 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직이라고 자동 (공천심사) 통과는 안 된다. 지지율, 직무평가, 주민신뢰가 기준 미달이면 용기 있게 교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인물난 허덕이는 여권…적임자는 누구
이같이 국민의힘 후보들이 넘쳐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당내 갈등에 따른 실망과 현 정부 국정 지지도 상승 등으로 요동치는 보수민심을 파고들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정작 선거를 이끌 '간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는 유력 후보로 꼽히던 홍의락 전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스텝이 꼬여 버린 형국이다. 민주당 시당에선 여전히 인지도가 높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차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구윤철 전 경제부총리, 허소 대구시당위원장, 강민구 전 최고위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경북에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중앙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인물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행정통합 이슈가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 차원에서도 선거전략을 전면 수정해 파급력 있는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00일 남은 TK 지방선거는 국회의 통합특별법 처리 시점과 결과에 따라 후보군 압축과 합종연횡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전망"이라며 "현역들의 출마로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가능성이 생긴 만큼 선거구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