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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6>상주 퇴강리 '소울 박물관 콘셉트'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에 위치한 '퇴강리 마을'의 옛 명칭은 '물미마을'이다. 마을 앞쪽에 흐르는 영산강과 낙동강으로 집중호우 때면 물이 밀려온다고 해서 해당 이름으로 불렸다. 이러한 지리적 이유로 마을의 집들은 조암산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7일 취재차 방문한 마을에는 감나무들로 주황빛이 가득했다. 마을을 둘러보면 '아기자기'한 예쁜 마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또 마을 위쪽에 올라가면 영산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낙동강 700리 본류 시작점이자주민 대부분 천주교 신자인 마을수녀·신부 48명 배출 '마을자랑'성지 순례 코스인 십자가의 길14처 닿으면 낙동강 전경 한눈에◆퇴강성당'퇴강성당'은 마을입구 쪽인 옛 퇴강(물미)나루터 주변에 위치해 있다. 고딕양식의 건축물은 멀리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물로 수직 효과가 강조돼 천국에 닿고 싶어 하는 신자들의 소망이 드러나는 듯했다. 성당 남쪽의 주 현관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을 볼 수 있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후 육체도 영혼과 더불어 승천했다는 교의 '승모승천'은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 중이다. 1903년에 공소성당으로 설립된 퇴강성당은 원래 조암산 위쪽에 위치해 있었다. 1922년에는 본당으로 승격했으며, 1957년 마을 입구 쪽인 현 위치에 본당과 사제관이 새롭게 지어지면서 옮겨왔다. 이후 1970년 도시화로 인해 다시 공소가 됐다. 2007년이 돼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벌퇴강 본당으로 재승격했다. 같은 해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520호로도 지정됐다. 퇴강리 마을 주민 대부분도 천주교 신자다. 옛날부터 선교사 없이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천주교를 받아들일 정도로 신앙 활동이 활발했다. 덕분에 수녀·신부 등도 대거 배출했다. 김용태(67) 퇴강리 마을이장은 "한 마을에서 수녀·신부가 1~2명 나오기도 어렵다. 우리 마을에는 48명이나 나왔다. 마을 최고의 자랑거리다. 안동교구청에서도 인정하는 곳이다"면서 "유서가 깊은 만큼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십자가의 길퇴강성당에서 조암산 성당으로 올라가다 보면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성당의 입구 쪽에도 '십자가의 길' '구 서당' '첫 공소' '성모바위' 등으로 비석에 표시돼 있다. 십자가의 길을 둘러보는 대는 20~30분이면 충분했다.십자가의 길은 성지 순례 코스다. 퇴강성당이 처음 설립된 위치가 십자가의 길로 바뀌었다. 해당 코스에는 퇴강성당의 정신이 담겨 있다.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에서 숨지고 땅에 묻힐 때까지 수난을 기억하는 14처의 기도다. 신자들은 14개의 비석으로 이뤄진 14처를 순서대로 돌며 기도를 한다. 14처까지 다다르면 낙동강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퇴강리 마을은 마을의 천주교 역사 등을 알리기 위해 '올레길'을 추진 중이다. 십자가의 길을 중심으로 산책로를 조성하고 퇴강성당 인근에 마을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 이장은 "마을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퇴강성당의 역사와 마을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퇴강리 마을 입구에는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이 있다. 공원에 도착하면 낙동강과 영산강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당 공원은 2010년에 조성됐다. 낙동강 생명의 숲은 낙동강 주변 지역마다 지역별 특성을 살리기 위해 조성됐다. 또 헌수(獻樹) 운동을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낙동강을 아름다운 강으로 만드는 등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공원에는 '4대강 국토 종주 새재 자전거 길'이 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라면 반드시 찾는 곳이다. 봄·가을 철이면 해당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 또 해당 공원에는 '낙동강 700리' 표지석도 설치돼 있다. 표지석에는 낙동강의 유래가 적혀 있다. 낙동강 700리 표지석은 상류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흐르던 여러 하천의 물길이 이곳에서 모여 낙동강 700리 본류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에는 낙동강 700리 물길을 따라 많은 나루터가 위치해 있었다. 낙동강 하구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소금배 등으로 사람들로 붐볐다고 한다. 덕분에 장터와 주막이 나루를 끼고 번성했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상주 퇴강리 마을에 위치한 퇴강성당.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물로 2007년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520호로 지정됐다. 십자가의 길에는 퇴강성당의 정신이 담겨 있다. 신자들은 14개의 비석으로 이뤄진 14처를 순서대로 돌며 기도한다. 퇴강성당에서 조암산 성당으로 올라가면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마을 입구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에는 '낙동강 700리' 표지석이 있다.
2023.11.01
운문사 앞뜰 '처진 소나무' 전설…봄·가을엔 막걸리 뿌려주기도
청도 금천면 임당1리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운문면 신원리에 위치한 '운문사'가 있다. 운문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9 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다. 여성 스님들이 수도하는 비구니 사찰로도 유명하다. 운문사의 경우 남쪽은 운문산, 북동쪽은 호거산, 서쪽은 억산과 장군봉이 돌아가며 절을 감싸고 있다. 사찰 앞뜰에 있는 '처진 소나무'도 매력적인 관람 요소다. 매년 봄·가을에는 뿌리 둘레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처진 소나무의 수령은 약 500년 정도다. 나무의 높이는 6m, 가슴 높이 둘레는 2.9m, 밑동의 둘레는 3.45m 등이다. 처진 소나무의 경우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 대사가 지팡이를 꽂아 소나무가 자랐다는 설, 한 스님이 절에 잠깐 머물면서 시든 소나무 가지를 땅에 꽂아 두고 생명을 불어넣는 주문을 외워 살려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운문사 인근에는 '운문토속먹거리촌'이 자리 잡고 있다. 먹거리촌은 운문사에 온 관광객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난전에서 음식 등을 판매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공영주차장과 집단시설지구를 만들고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먹거리촌의 주메뉴는 파전, 산채비빔밥, 민물 잡어 매운탕, 동동주 등이다. 정지윤기자운문사에 있는 '처진 소나무'. 매년 봄·가을에는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2023.10.25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5>청도군 금천면 임당1리
지난 13일 '경북 청도 금천면 임당1리' 곳곳에는 감나무가 심겨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임당1리는 까치산 아래 계곡에 형성된 마을이다. 동쪽 뒤는 산으로 막혀있고 서쪽에는 들이 펼쳐져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곳곳에 그려진 벽화도 마을 풍경과 잘 어울렸다. 마을에 있는 역사적 장소들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다.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리는 임당1리를 한 줄로 정리하면 '넉넉한 인심이 있는 마을'이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마을에 들어서자 감을 선물해주는 주민도 있었다. 또 "홍시나 감이 먹고 싶으면 주워가면 된다"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오니 좋다" 등 외지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마을 초상 돕는 상포계도 이어져400여년간 내시 가계 '운림고택'궁궐쪽 북향에 배치 역사적 가치흙담 따라 걷다 마주한 강림서당왜병 격퇴 父子 기리는 임호서원◆임당1리 특징 '큰 마을' '협동 정신'과거 임당1리는 450여 가구가 모여있는 매우 큰 마을이었다. 1972년에 문을 연 임호국민학교에는 한 학년에 반이 2개가 있었다. 해당 학교는 1995년까지 23년간 운영됐으며 졸업생 482명을 배출했다. 김남구(58) 임당1리 이장은 "1970년대까지는 온 마을이 사람들로 넘쳐났다"면서 "당시 시골 마을에 초등학교가 있으면 인구가 많다는 뜻이었다. 한 학년에 반이 2개나 있었다는 건 정말 큰 마을이었다는 의미"라고 했다.마을의 다른 특징은 '협동심'이다. 마을 주민 25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경로회 회원이다. 마을에 초상이 났을 때 서로를 돕기 위한 '상포계' 등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박희상(78) 임당1리 경로회장은 "마을 평균 연령은 70대 이상으로 높지만, 협동 정신은 여전히 굳건하다"면서 "과거부터 마을 주민들 간 계모임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운림고택마을에는 특별한 가치와 역사가 있는 '운림고택'이 위치하고 있다. 해당 고택은 '내시종택' '김씨고택' 등으로도 불린다. 운림고택은 조선 후기 궁중 내시였던 김일준(金馹俊, 1863∼1945)이 19세기 후반에 지은 주택이다. 역사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1988년에는 경북도 민속자료로, 2005년에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45호로 지정됐다. 운림고택은 임진왜란 전부터 400여 년 동안 내시 가계(內侍 家系)가 이어져 온 곳이다. 해당 고택의 가계는 양자를 들이고 부인을 맞아들인 뒤 궁중으로 들여보내 내시 생활을 하도록 했다. 17대 김문선(1881~1953)에 이르러서 직첩(職牒,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아치의 임명장)만 받았을 뿐 내시 생활은 하지 않았다. 18대 이후부터 정상적인 부자(父子) 관계가 이뤄졌다. 해당 가문은 광복 이전 독립군에게 자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또 마을 하천인 '글방천 제방공사'를 주도하는 등 임당1리 발전에도 기여했다.박 경로회장은 "운림고택은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큰 건물이다. 안채의 좌향이 궁궐이 있는 북향으로 배치돼 있는 등 공간 구성이 일반 백성의 살림집에서 볼 수 없는 구조"라면서 "대형 곳간이 2채나 있어 지난날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림서당·임호서원임당1리에는 역사가 담긴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운림고택에서 나와 흙담을 따라 걷다 보면 '강림서당'이 있다. 1872년에 지어진 '강림서당'의 당시 이름은 '강림재'다. 1984년 강림서당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강림서당은 조선 초 왜구 본거지인 대마도를 공격해 공을 세운 박위 장군의 12세손인 박후종 선생과 형제 2위를 추모하는 서당이다. 현재 강림서당은 후손 총회, 연례 제사 등 후손들의 정례행사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마을 입구 인근에는 '임호서원'이 자리 잡고 있다. 임호서원은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박경신(朴慶新, 1539~1594)과 쌍둥이 아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20년에 지어졌다. 박경신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고향인 청도에서 두 아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왜병을 물리쳤다. 전쟁 후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훈돼 임호서원에 배향됐다.임호서원은 산형 대문(山形大門) 형태의 외삼문, 강당인 삼우정, 내삼문인 경의문, 사당인 경의사, 보물 전시각 경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경의관에는 조선 시대 주요한 보물들이 보관되기도 했었다. 서원 정당 안쪽 윗단에는 경의사가 위치해 있다. 경의사는 박경신과 두 아들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다. 매년 음력 3월12일 유림에서 제사를 봉행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운림고택'의 전경. 운림고택은 '내시종택' '김씨고택' 등으로도 불린다. 박희상 임당1리 경로회장이 마을에 대해 설명 중이다.'강림서당' 내부 모습. 박후종 선생과 형제 2위를 추모하는 서당이다. 〈인터넷뉴스부>임당1리 전경. 곳곳에 그려진 벽화도 마을과 잘 어울렸다.
"자연소리 박물관 콘셉트로 가송리 매력·가치 극대화"
안동시 가송리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자연소리 박물관'이다. 가송리의 자연경관의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하고 자연소리를 체험을 통해 관광명소로 만드는 것이다.마을 박물관의 경우 가송리 노인회관 뒤 공터가 적절해 보인다. 가송리에 위치한 자연부락 중 가장 크고 환경이 잘 보존됐기 때문이다. 마을 박물관에서는 자연의 소리, 풍물 열두 가락의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마을박물관 학교 교육 공간, 주민 생애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적절하다.더불어 쏘두들마을 전망대의 경우 가송리의 풍광과 자연소리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가사리 공주당 아래 당산목 쉼터는 가사리 동제 진행 과정을 알 수 있도록 사진과 그림 등으로 전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가사리 다리 입구의 경우 다리 아래 낙동강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자연소리 박물관 콘셉트에 잘 어울린다.이외에도 농암종택과 고산정의 각 공터의 경우 장소의 관련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가송리 주민 박수열(75)씨가 마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3.10.19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4> 안동 가송리-자연경관 아름다운 마을
경북 안동과 봉화의 경계면에 있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마을에 흐르는 낙동강과 청량산이 이뤄낸 자연 풍광에 저절로 감탄의 소리가 난다. 최근에는 드라마, 예능 등 TV 프로그램 촬영지로 가송리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전통문화 보존·관광 콘텐츠 개발 노력관광 안내역할 주막촌 조성도 막바지농암종택은 한옥스테이로 인기몰이일엽편주 등 특산물 찾는 이들도 많아◆고산정청량산 암벽 옆에 위치한 '고산정(孤山亭)'에 올라서니 낙동강에 윤슬이 반짝반짝 빛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멀리 보이는 '가사리 다리'도 풍경과 잘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고산정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으로 감상해야 한다. 고산정에 올라가 마을 전체와 풍경을 감상하는 것과 고산정 건너편에서 감상하는 방법이다. 건너편에서 본 고산정도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고산정은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자 '성재(惺齋) 금난수'(琴蘭秀·1530~1604)가 1564년에 지은 정자다. 학문과 수양을 위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강물이 넘어오지 못하게 자연석으로 축대를 높이 쌓은 후 지어 올렸다. 이황도 고산정을 자주 찾아와 빼어난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금난수의 15대손 금순교(58)씨는 "할아버지가 젊을 때는 자신의 서실 성재(惺齋)에서 학문을 수양했다. 중년이 됐을 때 이황 선생을 비롯한 주변 유림과 학문을 수양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면서 "마을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가. 할아버지도 청량산을 다니다 이곳의 경치에 매료돼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고산정은 1992년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경북도와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중이다. 고산정은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배경지로 등장했다. 2018년 tvN에서 방영한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유진(이병헌)과 애신(김태리)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장면에 나왔다. 또 최근 ENA·SBS Plus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자기소개·마지막 선택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또 최근에는 금난수의 후손 모임인 봉화금씨 관찰공파 성재문중회가 고산정 건너편에 '고산정 주막촌'(가칭)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고산정 주막촌은 3개 동으로 구성된다. 고산정과 금난수를 소개하는 곳, 가송마을 관광 안내소, 특산물 판매점·무인 카페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는 공사 마무리 단계다. ◆농암종택고산정 앞 낙동강을 따라 마을 깊숙이 들어가면 '농암종택'이 위치해 있다. 농암종택은 조선 시대 문신이자 '어부가'로 유명한 시조 작가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1467~1555)가 태어나고 성장한 집이다. 1370년에 지어진 이 집은 농암의 고조부인 '이헌(李軒)'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도산서원 인근 분천마을에 있었다. 1976년 안동댐 건설 때 마을이 수몰지에 편입돼 종택과 사당 등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됐다. 이후 영천 이씨 문중의 종손이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농암종택은 사당·안채·사랑채·별채·문간채 등이 있는 본채와 긍구당(肯構堂)·명농당(明農堂) 등의 별당으로 구성돼 있다.농암종택은 한옥스테이로도 운영 중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기호에 따라 사랑방·내실·객실·대문채로 이뤄진 사랑채와 별채·긍구당·명농당 등 독채를 빌려 숙박할 수 있다. 숙박객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안동문화에 관한 강좌도 열린다. 사전 신청 시 종택 안채에서 종손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또 농암종택 종부의 손을 통해 대대로 빚어 온 가양주 '일엽편주'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엽편주는 이현보의 어부가 구절에서 따왔다. 감미료 없이 쌀과 물, 누룩으로만 빚어낸 전통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가송리 자랑 '협동 정신' '자긍심' '전통문화'가송리의 자랑은 '협동 정신'이다. 가송리 입구에 들어서면 도로변에 다양한 꽃이 심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꽃밭 길이다. 김향숙(여·55)씨는 "마을 볼거리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마을 입구에 있는 꽃밭 길"이라면서 "주민들이 협동해 만든 만큼 의미가 크다. 마을의 자랑거리도 소통과 협동이 잘된다는 점"이라고 했다.주민들은 마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가송리 팜 카페'는 가송리 마을회관 옆에 문을 열었다. 부녀회 회원들이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농촌 힐링 카페'를 테마로 청국장·두부 만들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싶다면 사전 예약으로 가능하다. 전영자(여·61) 가송리 전 부녀회장은 "가송리 팜 카페에서 청국장·두부를 만들어 보신 분들은 맛에 놀란다. 다들 맛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신다"면서 "마을이 공기와 땅 등이 좋다 보니 가송리에서 자란 곡식으로 식품을 만들면 더 맛있다"고 설명했다.마을 주민들의 '자긍심'도 높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가 높다는 것. 가송리에서 평생을 살아온 박수열(75)씨는 "어느 지역을 가봐도 가송리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민들 대부분도 가송리를 참 좋아한다"면서 "인구가 유출되면 빈집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마을의 경우 빈집이 없다. 도시 사람들이 땅을 사려 해도 다들 팔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마을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했다.가송리는 전통문화도 잘 보존된 곳이다. 가송리는 예부터 공민왕의 딸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정월 대보름날'과 '단오'에 동제를 지낸다. 제사는 마을의 제례 의식, 12채 가락, 진법치기(제관과 풍물패가 원진과 미지기진을 펼치며 윗마당과 아랫마당을 오르내리는 것) 등을 잘 보존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구 유출 등으로 동제를 이어받을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체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에서 동제를 오랫동안 지낸 금세연(70)씨는 "동제를 보존하기 위해 악보를 직접 만들어 2018년 지역 소극장에서 주민들과 동제 공연을 했다"면서 "풍물·제물 등 실제 제사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정지윤·조현희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고산정 건너편에서 내려다본 가송협곡과 청량산. 오른쪽에 보이는 정자가 고산정이다. 농암의 학덕을 기린 분강서원. 분강촌 내 농암종택 옆에 위치해 있다.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3> 문경 적성리·노은2리 마을-오미자의 고장
지난 9월20일 취재차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와 노은2리를 찾았을 때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동로면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적성리와 노은리는 산속 분지라 아늑하고 목가적인 풍경이다. 북서쪽으로는 소백산맥이, 북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이 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개방된 U자형 분지다. 마을에서 보면 오른쪽에는 천주(天柱)산, 왼쪽에는 황장산인 멀리 보인다. 천주산은 간송리와 노인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산세가 우뚝솟아 기둥처럼 보여 '하늘받침대', 즉 '천주'로 불리게 됐다. 적성리에서 보면 붕어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뭔가 갈구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해서 붕어산이라고도 한다.전국 최고 품질의 문경 오미자야생서 적성리 옮겨온 게 시초전국 생산량의 45%가 동로면20여년 전 축제 첫해부터 '대박'300여명이 적군 3천명 물리친돌성·허궁다리 등 흔적도 생생◆목가적 풍경 적성리와 노은2리 마을은 분지 속에 자리 잡은 매우 아늑한 마을이다. 시골답지 않게 시가지 풍경이 산뜻하다. 마을이 잘 정돈돼 있고 따뜻한 인상을 풍긴다. 식당, 카페, 초등학교, 성당, 교회, 오미자복지문화센터 등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찾아온 낯선 곳인데도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나 동네어르신이 반겨 줄 것 같은 포근함을 느낀다. 마을은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있고 조금만 벗어나면 전형적인 시골풍경이다.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개울 물, 무심한 듯 흐르는 하천, 논과 밭은 온통 오미자와 사과밭으로, 한창 벼들이 익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푸른 숲과 초록빛 들판만 시야에 들어온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면서 짙은 구름이 내려와 높은 산들을 가리니 제대로 된 시골풍경이 드러난다. 빛소리도 사방 풍경도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홍순학 동로면 부면장은 "축사나 공장 같은 오염원이 거의 없어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면서 "오미자와 사과 등으로 주민소득도 향상되고 있어 귀농인구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했다.◆오미자 축제취재를 갔을 때는 아쉽게도 문경 오미자 축제가 끝난 뒤였다. 문경을 대표하는 축제 가운데 하나인 오미자축제는 동로면 적성리를 흐르는 금천둔치 일대에서 열린다. 오미자축제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면서 마을에 있는 오미자복지문화센터와 다목적 광장으로는 수용에 한계가 있어 공간이 넓은 금천둔치에서 열리고 있다. 오미자는 적성리에서 본격 재배돼 문경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농촌노인들이 큰 힘 들이지 않고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으로 오미자를 선택했다. 깊은 산중 야생에서 자라는 오미자를 옮겨와 적성리 일대에 심은 것이 문경 오미자의 시작이다. 전국 최고 품질의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다. 단맛·쓴맛·신맛·짠맛·매운맛 등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오미자(五味子)로 불린다. 적성리·노은리를 비롯해 동로면에서 전국 오미자생산량의 45%가 생산된다고 한다.오미자 재배가 늘어나면서 동로면에서 오미자축제를 계획하게 된다. 문경시로부터 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면사무소 직원과 마을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축제를 열었다. 동사무소 직원과 주민들이 손수 인근 시·군에 홍보물을 돌리고 음식과 선물을 준비해 축제를 열었는데 '대박'을 터트렸다고 한다. 한꺼번에 4만~5만명의 축제인파가 조그만 시골마을을 찾으면서 주변 일대는 온통 차로 막히고 준비한 음식과 선물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한다. 이후 오미자축제는 문경시가 주최하고 있다.당시 최돈기 면장은 "첫 오미자 축제가 2002년인가 2003년 가을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아 감당을 할 수 없었다"면서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마을 주민과 재배농가들이 오미자 재배와 축제에 확신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그 후로 마을에 많은 변화가 생겨 이제는 젊은이들이 다시 고향을 찾는 마을이 됐다"고 말했다.이 지역은 2006년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현대인의 웰빙 트렌드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친환경 청정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다. ◆6·25적성리·노은2리 전투6·25전쟁 당시 적성리와 노은2리는 전략적 요충지로 군사적 충돌이 빈번했다. 개전 초기 몇 달 동안 주민들은 공산치하에서 지냈으며 인천상륙작전 후 북한군이 물러나가 주민 스스로 자경단을 구성해 마을을 지켰다. 1951년 1·4 후퇴 며칠 뒤인 12~15일까지 4일간 치열한 전투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당시 아군 300여 명이 적군 3천여 명을 상대해 이겨낸 기적 같은 현장이다. 군과 주민들이 일치단결해 이룬 결과다. 동로지서 무기고 터, 돌성과 초소, 전투전승비, 허궁다리 등의 흔적이 아직도 그 현장을 증언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돼 인근에 적성리 전승비와 순국 위령비를 세웠다.◆박물관 콘셉트적성리·노은3리 마을박물관 콘셉트는 '오미자'와 '4일의 전쟁박물관'이다.적성리에 있는 오미자복합문화센터에는 오미자 전시장과 체험장, 교육장, 숙박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카페도 운영되고 있고 오미자 관련 상품도 판매 중이다. 이곳은 4일의 전쟁 박물관과 주민라운지를 조성해 오미자 카페와 굿즈샵을 운영하기에 좋은 곳이다. 동로오미자문화복지센터 바로 옆에 조성된 다목적광장에는 미끄럼틀 등 어린이 놀이공간이 있으며, 야외 공연이 가능한 무대도 꾸려져 있다. 빨치산으로부터 마을을 수호하기 위해 주민들이 금천의 돌로 돌성과 초소를 쌓은 흔적이 남아있는 동로지서 터, 보건소 옆·노인회관 옆·동로공소 옆 마을정자, 적성리 전승비 및 순국 위령비와 금천둔치도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좋은 장소다. 적성리 전승비 및 순국 위령비에는 전쟁 후 청년민방위대원들의 기념촬영 사진과 관련 스토리를 전시하고 전승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도 좋아 보인다. 금천둔치는 돌성 축조과정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오미자축제 때 많은 관심을 끌 전망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동로면 적성리와 노은리는 분지로 물맛이 좋고 일교차가 커 오미자를 재배하는 데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천주교 동로공소에서 본 마을 전경. 동로 오미자문화복지센터.
2023.10.18
조선 8대 명당 '무송대'·술도가 '문경주조'도 가볼 만
동로면을 가로지르는 금천 맞은편에 노은리 술도가인 문경주조는 매력적인 곳이다. 홍승희 대표는 2007년부터 이곳에서 훌륭한 우리 술을 빚고 있다. '오미자생막걸리', 100% 우리햅쌀로 발효시키는 막걸리 '구름을 벗삼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VIP 만찬에 건배주로 선정된 스파클링 막걸리 '오희', 유기농 햇찹쌀과 전통 누룩만을 사용해 전통 삼양주 기법으로 덧술을 해가며 100일간 숙성시켜 만들어 걸쭉한 질감에 농익은 과일 향, 화려한 산미가 돋보이는 술로 알코올 도수가 13도로 일반 막걸리보다 높은 '문희' 등을 생산한다. 예약을 하면 전통주 제조 체험도 가능하다. 애주가들에게는 필수 코스로 추천한다. 조선 8대 명당중 하나인 무송대(舞松臺)는 연주패옥(連珠佩玉) 명당(明堂)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오고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명나라 장수 이여송, 두사충(杜師忠), 약포 정탁(鄭琢) 대감, 마총(말무덤)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경북도에서 둘째로 큰 저수지인 경천호는 낙동강 지류인 금천을 막은 댐이다. 멋진 풍경과 풍부한 어종에 반한 전국 강태공들이 찾는 곳이다. 588년 운달도사가 창건한 김룡사와 김룡사 바로 앞 운달계곡도 절경이다. 운달계곡은 온도가 낮아 냉골이라 불리며 문경 8경 중 하나다.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도 성철, 청담 스님 등 현대 한국불교계의 대표적인 선승들을 배출한 대승사도 인근에 있다. 그 외 근암서원과 철로자전거, 문경새재도립공원, 문경도자기박물관, 고모산성, 문경석탄박물관(에콜랄라)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문경주조 홍승희 대표가 생산 중인 다양한 우리술을 보여주며 자랑하고 있다.
별신굿·어부의 삶 엿보는 마을 언덕 위 '기원 박물관'
포항시 계원1리에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기원(祈願)박물관'이다.동해안 별신굿 관련 일지, 문헌, 마을의 당집, 당나무(금솔) 등을 집적해 바다를 향한 어촌 사람들의 기원의 역사와 어부들의 삶을 전시하는 대중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언덕에 자리 잡은 노인회관 앞 창고가 마을 박물관의 가장 좋은 위치로 보인다. 포구로 내려가면 곰솔(당나무), 작은 당산목, 마을공동작업장과 이어진다. 마을 박물관에 머구리 등 어업 도구와 별신굿 과정 등을 전시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원포구 앞 작은 굿당, 마을 입구, 등대 앞 공터 등도 좋은 관광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바다 한편에는 얕은 곳이 있어 머구리와 해녀의 체험관광도 가능하다. 마을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장기읍성, 장기유배문화 체험촌(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조선시대에만 200여 명이 유배 옮), 덕림서원, 장기향교, 장기척화비(병인양요와 신미양요 후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 금산서원, 포항 초롱구비마을(사계절 바다체험), 장바우어촌체험마을 등을 관광할 수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 주변에는 장기읍성 등 관광지도 많다. 장기에는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왔던 곳으로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이 조성돼 있다.
2023.10.12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2〉 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동해안 별신굿
한때 120가구 왕성한 어업 '부촌' 일궈10여가구만 남아 해녀 활동, 생계 유지어촌 수호신 모시는 '동제' 별신굿 전통마을 존속 위한 동력자원 등 지원 절실포항 감포읍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구룡포 쪽으로 가다 보면 양포항 못 미쳐 도로 아래 조그만 마을이 하나 숨겨져 있다. 장기면 계원1리는 해안도로 밑에 마을이 형성돼 있어 지나치기 쉽지만 조그만 포구와 등대가 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추석을 앞두고 마을을 찾았을 때 너무 한적하고 조용해 놀랐다. 마을 한가운데 정자에 어르신들이 없었다면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라 착각할 정도로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마을 정자로 다가가니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는다. 미리 약속을 하고 온 터라 김용조 계원1리 이장과 머구리를 오래하신 전영득(75) 할아버지, 김실근(80) 마을개발위원이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었다."여기 볼 거도 없는데 무슨 취재할 게 있다고…."어르신들은 마을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숨을 지었다. 계원1리는 한때 주변 어촌마을 가운데 소득이 둘째로 많은 부촌이었지만 지금은 10여 가구에서 해녀들이 해산물을 수확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여기서 보면 마을이 예쁘잖아. 항구를 중심으로 언덕에 100여 가구가 살았어. 마을 뒤에 국민(초등)학교를 설치할 정도로 교육열도 높았어. 이제 자식들은 다 떠나고 우리 노인들만 남아있지…." 김용조 마을이장은 "옛날부터 전복과 성게, 자연산 미역이 좋고 많이 나와 마을 사람들이 풍족하게 살았다"면서 "부산 기장미역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미역은 알아줬다"고 말했다.어르신들의 마을 자랑이 끝없이 이어진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평생을 살아온 어촌마을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한때 어업활동이 번창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동제(洞祭)인 동해안 별신굿 전통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동해안 별신굿은 동해안의 어촌 마을에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마을의 평화와 안녕, 풍요와 다산, 배를 타는 선원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무당들을 청해다가 벌이는 대규모 굿이다. 풍어제, 풍어굿, 골매기당제라고도 하는 동해안 별신굿은 1년 또는 2~3년마다 열린다. 굿을 하는 시기는 마을마다 다르나 대체로 3∼5월, 9∼10월 사이에 주로 거행된다. 동해안 별신굿은 굿에서 추는 춤이 다양하고 익살스러운 대화와 몸짓 등 오락성이 강하다. 계원1리는 2년마다 5월 말~6월 초 사이에 동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계원1리는 1952년부터 작성된 동제 장부가 대대로 물려내려 올 정도로 동해안 별신굿은 유명하다. 찬조금 기록부터 행사 참여자 명단까지 꼼꼼히 기록해서 지난 역사를 알 뿐만 아니라 동제 때 어떤 절차에 따라 어떻게 치러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어장 수입이 줄어들면서 마을의 공동살림살이도 어려워지고 있지만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어촌마을 쇠락과 함께 동해안 별신굿 하는 마을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계원1리 동제는 이제 동해안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예전 동해안 별신굿은 마을의 가장 신성한 의식이고 큰 행사였어. 몇 달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성대하게 치렀지. 바다 어업활동의 무사기원을 빌고 풍어를 바랐지."수십 년간 이 마을 동해안 별신굿이 열릴 때마다 찾아서 자료를 기록하고 영상을 담아온 김신효(한국국악협회 대구시지회장) 박사는 "계원1리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동해안 별신굿이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면서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소중한 민속 자원"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계원1리도 시대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인구감소에다 어업자원이 고갈되면서 젊은이들은 대부분 외지로 떠나고 해녀들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조용한 포구로 바뀌었다. 이날 마을 정자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해녀아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참이었다. 60~70대인 해녀할머니들은 오전 7~8시쯤 바다로 나가면 오후 1~2시가 돼야 뭍으로 올라온다.한 해녀할머니는 "바다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야간 불법조업이라도 막아주면 그래도 좀 나아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어촌을 지키면서 머구리와 해녀들이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어업활동을 할 수 없는 어촌이 될까 걱정이 됐다.이날 잠수부를 동원해 바다목장에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돌아온 엄동락 계원어촌계장은 "계원1리 어장은 주변에서 가장 크다. 자연산 미역과 전복이 인기 좋았다. 그러다 양식미역과 전복이 나오고 바다도 고갈되면서 지금은 많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어장에 해산물이 풍부할 때는 이 마을에 120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김실근(80) 마을개발위원은 "몇 년 전 뉴딜사업으로 해녀박물관을 건립하려고 했는데 사업선정이 안돼서 지금은 마을발전의 동력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마을이 사라지지 않도록 행정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포항시 장기면 계원1리는 한때 주변 어촌 가운데 손에 꼽히는 부자마을이었으나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한적한 어촌으로 변했다. 계원1리 마을회관에서 바라본 동해안 전경.계원1리 마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수령 500년 넘은 소나무인 곰솔의 웅장한 자태.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 해외 사례] 지역 전체 박물관화…日 아사히마을 주민 대부분 학예사 능력 갖춰 활동도
◆일본 아사히마치 박물관일본 야마가타현 니시무라야마군에 위치한 아사히마치 에코뮤지엄(https://asahimachi-kanko.jp/detail/?no=10777)은 지자체에서 1991년 마을 장기발전계획의 하나로 에코 뮤지엄 개념을 도입했다. 2000년 아사히마을 에코뮤지엄이 공식 출범했고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지역문화, 자연환경, 문화 등에 대해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지역 전체를 지붕 없는 박물관화 하고 주민 대부분이 학예사 능력을 갖도록 했다. 2004년 6월에 오픈한 창유관(創遊館)은 지역 17개 에코뮤지엄의 중심시설로 도서실, 문화센터, 회의실 등의 시설이 있다. 17개 에코뮤지엄은 사과농원, 공기사원(신사), 숙박시설, 포도와인공장인 와인성 등이다. 운영은 지자체에서 관리한다. ◆프랑스 브레스 부르기뇽 박물관프랑스에서 시작된 에코뮤지엄은 프랑스의 역사, 즉 전통에 대한 애착심, 농촌과 농산물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등의 가치관과 맞물려 있다. 대표적인 것이 브레스 부르기뇽 박물관(http://www.ecomusee-bresse71.fr/)이다.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프랑슈 콩테 지역의 피에르 드 브레스 (Pierre de Bresse)의 도성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브레스 부르기뇽 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연구·보존하고 관광 자원화하자는 목적이었다. 지역의 건축물, 유물, 유적,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 등을 수집하고 알리면서 지역정체성을 이해하고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점 박물관 1곳, 위성박물관 5곳에 방앗간, 기와공장, 기름판매소, 대장간 등을 연결해 관광루트로 개발했다.◆영국 플로든 1513 박물관1513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접경지에서 일어난 플로든전투를 테마로 한 전쟁유산형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2013년 플로든전투 500주년 기념으로 '플로든 1513 에코뮤지엄'(https://www.flodden1513ecomuseum.org/)을 만들었다. 건립을 위해 뉴캐슬대학의 국제 문화유산연구센터와 협력해 이해관계자 리스트 작성 후 '플로든 500 운영위원회'를 결성하고 여러 이벤트를 통해 지역사회 참여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주민들에게 자신만의 '플로든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지원한 결과 2011년까지 90개의 프로젝트가 정리됐다.현재 플로든 전투와 관련된 장소, 기념물 등을 관리하고 있다. 영국 전통 유산 복권 펀드 약 88만파운드를 모금해 고고학, 문서 연구, 교육 프로젝트, 전시, 기념행사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LEADER와 헤리티지 로터리 펀드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프랑스 브레스 부르기뇽 에코뮤지엄 시설 중 하나인 빵의 집에 어린이들이 견학을 하고 있다.
2023.10.11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1〉 지속가능한 마을 생태계 구축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마을에는 폐가가 늘고 있으며 마을 전체가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도 많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경북의 자연마을은 2015년 9천210개였으나 불과 5년 뒤인 2020년에는 7천446개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 경북의 마을은 고령화, 빈 공간화 촉진, 빈곤화가 지속돼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마을의 소멸은 중장년 세대에게는 삶의 추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소중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경북의 마을은 저마다의 소중한 추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수천 년 이상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으로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마을의 가치를 다시 재조명하고 우리 삶 속으로 끌어올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영남일보는 대구경북학회와 함께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경북의 마을-지붕 없는 박물관'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 기획취재는 지면반영과 함께 마을의 전경을 담을 동영상을 함께 제작해 외국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저마다 소중한 추억·역사 간직한 마을방치해두면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몰라자발적 커뮤니티 형성·주민 교육 필수마을상품 기획 등 콘텐츠 개발 힘써야◆마을의 가치마을은 인위적인 도시공간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다. 초기 대부분의 마을은 지형을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 마을은 유무형 자원의 보고로 마을전체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곳이 많다. 산업화 이전까지 삶의 주된 터전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마을을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마을이 본래의 기능, 원초적 역할은 다했다고 할지라도 보존하고 가치를 복원해야 할 마을들도 많다. 주마간산식으로 지나치면 이 마을, 저 마을이 같아 보이지만 마을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가치는 다 다르다.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마을이다. 마을이 해가 갈수록 무서운 기세로 사라져가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아직은 더 많다. 비록 젊은이들이 많이 떠났지만 건전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아직도 마을을 가꾸고 있는 주민들이 많으며, 삶의 터전으로서 소중한 마을이 많다.경북의 마을은 역사문화를 통한 자기실현, 자연환경에 대한 경외, 인간 삶의 존중, 산업 및 전쟁의 다이내믹한 문화 등 문화자본으로서의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마을 붕괴, 지역소멸의 위기 상황에서 삶의 거주공간이자 자연생태역사문화의 현장인 마을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마을을 위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관광자원화 가능한가하지만 이런 마을들도 그냥 방치해 두면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모른다. 인구감소와 산업화·도시화로 순환구조(생태계)가 무너져 지속 가능한 마을은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경북의 마을은 역사문화, 생활문화, 자연친화성, 문화재 등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관광자원으로서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들이다.전 세계 관광트렌드 또한 바뀌고 있다. 세계 유명 대형 박물관 중심 관광이 숙지고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일상공간에 대한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지 단순 방문과 관람보다 기억에 남는 경험과 체험, 참가 등 여행지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체험형 관광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깊은 산골짜기와 유유히 흐르는 강과 계곡을 배경으로 형성된 경북의 마을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다양한 마을 유산들로 가득 채워진 문화 집합체로서 최고의 관광지이자 문화뮤지엄이라 할 수 있다. 마을 그 자체가 박물관인 것이다.◆전통 박물관전통적인 박물관은 가치가 높은 유산을 그 현장에서 분리해 박물관에 소장한다. 박물관 건물 안에 유물 중심의 보존과 전시가 큰 역할을 한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박물관 유물을 전문가의 관점에서 공개하고 전시하는 공적 기능을 하는 것이 전통박물관의 모습이다. 이 같은 박물관과 미술관은 아직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유층의 전유물이다. 개인 컬렉션 등을 통해 일부 부유층에만 공개되는 등 권위적이며, 주로 도시에 사는 엘리트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된다.이들 박물관은 18세기 말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공공박물관이 탄생한다. 초창기 공공박물관은 계몽과 교육이 주요 목적이었고 제국주의를 거치며 국가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에코 뮤지엄(Eco Museum)에코뮤지엄은 1973년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 Henri Riviere)가 프랑스의 지역 상황과 지역 주민의 삶에 지역 민속학을 접목해 인간, 자연, 지역유산을 박물관의 범주로 만든 개념이다. 생태를 의미하는 에콜로지(ecology)의 접두사 에코(eco)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탄생했다. 지역재생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중핵 자원인 거점 박물관, 분포된 유산의 거점 공간인 위성박물관, 지역의 자원과 유산을 발견하는 탐방로 등이 조성돼, 지역의 건축물과 역사문화유산, 자연경관, 주민의 경험과 기억, 네트워크 등 유·무형의 유산을 내외부인을 대상으로 전시했다.지역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지역 유산의 수집, 보존, 조사, 연구, 기획, 실행하는 보존 기관으로써 연구소,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어 한 지역주민이 지역전문가로서 역량을 축적하는 유의미한 박물관이기도 하다.◆지역 공동체박물관공동체박물관(Community Museum)은 지역의 낙후된 건축물의 재생과 기존 박물관의 문턱을 낮춘 신개념 박물관이다. 생활환경 개선을 넘어 문화, 복지, 교육 등의 변화 및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속 가능한 공동체 조성을 중요시하며 주민의 자생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바탕으로 하며, 마을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전시, 체험 등이 이루어진다. 지역 주민의 삶과 의견, 이를 반영하고 제작하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 등의 협업으로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자 지역의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급부상했다. 1967년 설립된 미국 아나코스티아 커뮤니티뮤지엄(Anacostia Community Museum)이 대표적이다. 당시 마을 내 오래된 극장을 개조하여 전시시설로 활용했다. 지역 내 공동체의 다층적 의미와 공동체박물관의 역할 변화, 지역사회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지역의 문화유산과 지역 이슈를 다루는 박물관으로 성장했다.◆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정부나 지자체에서 박물관 건물을 짓고 공무원을 파견해 관리하는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주민주도 박물관이 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의 특징이다. 지붕 없는 마을박물관은 마을과 박물관의 융복합적 모델이다. 에코뮤지엄의 핵심 기능인 지역 유산(Heritage), 주민 참여(Participation), 박물관 활동(Museum) 등의 3요소를 확대·진화한 것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발전을 지향한다. 에코뮤지엄(Eco Museum)과 공동체박물관(Community Museum) 기능에 지역주민의 자발적 커뮤니티 기능을 중요시하는 한국형 박물관 모델이라 할만하다.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의 자연환경, 경관, 사이트, 문화재, 문화유산, 문화 공간, 생태 공간, 생활공간, 마을산업(상업) 및 특산품, 적정기술(음식, 농업, 어업 등), 역사적 공간, 지역공동체 등 유·무형의 유산(Village Heritage)을 현지 보존한다.또 마을 이해를 시작으로 정체성 확립과 마을의 고유한 유산에 대한 역사성, 자긍심 고취 등 주민 스스로 지역 공동체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Resident Participation)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 주민이 박물관 활동의 중심이 되어 유산의 현지 보존 및 관리, 박물관 콘텐츠를 기획하도록 했다.마을 관광(Village Tourism)도 주민 주도하의 관광 활성화 기획 및 공유 경제 실현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 마을의 자발적 커뮤니티 형성은 필수적이다. 마을 주민, 지역 학생,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마을박물관 학교(교육)를 운영해 마을박물관 주민 학예사 양성 교육, 자료 인덱스 교육, 카페(셰프) 교육, 마을 상품 기획 및 경제 교육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박승희(영남대 교수) 대구경북학회 회장은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은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 되는 공간적 전환과 더불어 대중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마을을 지향한다"면서 "마을 주민이 주체가 돼 마을유산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관광, 교육 등을 함께 도모함으로써 마을의 대중화를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마을박물관으로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경북의 마을 가운데는 보존해야 할 유무형 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 많다. 소중한 추억과 역사를 가진 마을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붕 없는 박물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포항시 장기읍성에서 바라본 농촌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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