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캠핑카·밤에는 화물차"…장기·밤샘 얌체주차에 수성구 파동 주민들 '불편 호소'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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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8  |  수정 2024-07-17 17:25  |  발행일 2024-07-18 제6면
200m 거리 화물차·버스 22대, 캠핑카·카라반 14대 점령

주차난 해소 위해 허용했는데 정작 인근 주민들 주차할 공간 없어

캠핑카 장기 조차 시 과태료 부과 규정 마련 필요
낮에는 캠핑카·밤에는 화물차…장기·밤샘 얌체주차에 수성구 파동 주민들 불편 호소
16일 저녁 9시쯤 대구 수성구 파동32길은 캠핑카와 화물차의 밤샘·장기주차로 점령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9시쯤 대구 수성구 파동로32길. 도로 양측엔 캠핑카·카라반과 영업용 화물차가 가득했다. 약 200m되는 도로에 화물차·버스 22대, 캠핑카·카라반 14대가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이곳 주변은 아파트 단지촌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주민 등 일반인들의 승용차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가 캠핑카 장기 주차와 화물차 밤샘 주차로 점령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수성구에 따르면 현재 이 도로는 황색 점선이 그어져 있지만, 주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노상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정작 자신들의 차량은 주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모(63)씨 "주민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구청에서 노상 주차를 허용하고 있는데, 정작 주민들이 주차할 자리는 없는 실정"이라며 "장기 주차된 캠핑차량의 소유주는 대다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정을 구청에 민원도 넣어봤지만, 단속은 온데간데없고 계도만 하니 장기 주차 행위가 숙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화물차와 캠핑카로 인해 도로가 좁아지면서 교통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민 김용구(68)씨는 "대형 차량들이 상시 주차하면서 이곳을 통행하는 차량은 무조건 중앙선을 침범한 채 다닐 수밖에 없는 등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며 "차를 몰고 다닐 때는 물론, 걸어서 도로를 건널 때도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낮에는 캠핑카·밤에는 화물차…장기·밤샘 얌체주차에 수성구 파동 주민들 불편 호소
16일 저녁 9시쯤 대구 수성구 파동32길을 다니던 차량은 양측에 주차된 캠핑카·화물차로 중앙선으로 다니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도심 속 장기 주차, 밤샘 주차 등 '얌체 주차'에 대해 강제 단속 규정을 도입하는 등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현행법상 화물차의 밤샘 주차는 '차고지 외 주차' 위반으로 단속할 수 있다. 다만, 캠핑카 장기 주차의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의 규정이 없어 지자체에서 현실적으로 단속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화물차는 차고지 외 주차 위반 단속에 나서 이른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면서도 "캠핑카의 경우 단속은 어렵지만, 최근 매호동 철로 아래 100면 정도의 캠핑카 주차가 가능한 주차공간을 조성한 만큼 캠핑카 소유주에게 연락해 그곳으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캠핑카 알박기' 등 장기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법 시행령 등을 개정했다. 시·군·구청은 1개월 이상 방치된 차량에 대해 차량 이동을 명하거나, 필요하면 직접 견인 조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견인한 차량을 어디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현실성 없는 규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구시는 캠핑카 장기 주차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마련해 줄 것을 국토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국토부에 과태료 신설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또 이용률이 낮은 공영주차장 등을 캠핑카 소유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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