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 날아가”…한국GM 영남권서비스센터가 들고일어난 이유는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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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1 16:53  |  발행일 2025-07-01
A보험사, 한국지엠 측에 정비요금 갱신계약 통보
새 전산시스템 기준 보험정비요금 산정키로
보험 승인율 90%→50%, 공임단가도 3만원대로
영남지역만 도입…업계 “2개월내 문 닫을 지도”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20년 넘게 한국지엠(GM)<주> 북대구서비스센터에 몸담고 있는 석창민 대표는 최근 수개월째 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국내 굴지 보험사인 A보험과 정비요금 산정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해당 보험과 관련된 정비의 경우 비용 청구를 일절 못하고 있어서다. 약 3개월간 A보험에 청구하지 못한 정비 건수만 차량 76대, 청구예상금액은 1억6천400여만원에 달한다. 석 대표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말라죽는다. 한두 달 내로 문 닫을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 수리는 내 인생의 전부다.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석 대표처럼 한국지엠 영남권 서비스센터들이 하루아침에 줄도산 위기에 몰렸다. 국내 대표 보험사와의 갈등이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며 경영난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다. 수개월 내 영남지역 쉐보레 차주들은 차를 정비하려면 타 시·도로 가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협의회는 2일 서대전KTX역 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연다. 영남권에서 빚어지고 있는 A보험의 자동차보험 정비요금계약 관련 대안 및 대책 수립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앞서 A보험은 지난 3월25일 한국지엠 영남지역 서비스센터에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갱신계약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는 올해부터 보험개발원에서 개발한 전산시스템을 기준으로 보험 정비요금을 산정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국GM 영남지역 서비스센터 대표들은 이 같은 A보험의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새 견적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재 5만원 이상인 시간당 공임은 3만7천원 수준으로 낮아지고, 보험청구비용 승인율도 90%선에서 50%선까지 낮아진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보험 승인율 40% 하락은 곧 매출 40% 하락과도 같다.


더욱이 이번 계약 갱신안이 전국 서비스센터에 대한 일괄적용이 아닌, 영남지역 서비스센터에만 적용된 점도 이들이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다. 현재 영남권(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한국지엠 서비스센터는 11곳으로, 이중 5개곳은 영세 업체다. 영세 업체들은 새 시스템으로 한두 달 내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환 한국지엠 서비스센터협의회 영남지역장(구미서비스센터장)은 "보험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A보험사의 요구대로 계약하게 되면 타 보험사들 역시 낮은 보험정비요금을 강제적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된다면 정비업체들은 엄청난 적자와 경영난을 맞게 된다"며 "자사의 이익만을 위해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해 자동차 정비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구조적 전략이자, 대기업의 횡포와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보험 측은 현재 과도하게 책정된 한국지엠 측 정비요금 산정기준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이라는 입장이다. 영남지역에만 적용된 이유에 대해서도 일부 업체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A보험사 관계자는 "한국지엠 측의 견적 프로그램이 국토교통부 표준정비요금 산정기준과 상이한 부분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새 프로그램은 업계 대부분이 사용중인 통상적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남지역 일부 업체에서 통상적 비용보다 높게 청구하는 일이 있어서 그런 내용을 안내하고 있는 것은 맞다. 다른 지역에 적용할 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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