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대구 달서구청에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18호기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달구벌시민햇빛협동조합 제공>
전력 자립이 곧 도시경쟁력인 시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직접 전력 생산에 뛰어든 시민들이 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발전소를 건립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다시 재투자해 지역사회에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확산에 힘쓴다. 바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야기다. 4면에 관련기사
1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달구벌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지난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대구 달성군 구지면)과 대구시민햇빛발전소 19호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준공은 10월을 목표로 한다. 주행시험장 외곽 인도 1.2㎞에 걸쳐 건립되는 19호기의 발전 규모는 약 1메가와트피크(㎿p)로, 640와트(W) 판넬 1천562개가 쓰인다. 이곳에서는 매년 1.3기가와트(GW)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는 연간 365가구의 전력소비량과 맞먹는 것으로,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1기를 한 시간 넘게 가동해야 나오는 전력량이다.
대구시민햇빛발전소는 시민이 출자한 자금으로 햇빛(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생산된 전력을 전력회사(한국전력)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수익금은 출자한 시민에게 돌려주거나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및 에너지 교육·복지 등 공익사업에 활용된다. 발전소를 짓는 주체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안심햇빛협동조합, 달구벌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활동 중이다.
한편 대구는 시민 주도 태양광발전소 건립 운동이 태동한 곳이다. 2007년 전국 1호 시민햇빛발전소도 수성못 일원에 건립됐다. 이후 숨고르기 과정이 있었지만 2021년부터 발전소 건립 움직임이 다시 불붙으며 현재 19호기 가동을 앞두게 됐다. <사>누구나햇빛발전 정현수 회장은 "시민햇빛발전소의 기본 정신은 자신이 쓸 전력(에너지)을 직접 생산하자는 것이다. 이는 전력 자립의 시작"이라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AI시대, 시민주도 태양광발전소 건립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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