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개 특별·광역시 미분양 현황. <출처 한국은행>
올해 들어 대구 종합건설업체들의 줄폐업이 심상치 않다.
9월 말 기준 종합공사업 18곳, 전문공사업 67곳이 문을 닫았다. 특히 종합건설업체 폐업 수는 예년 흐름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최근 10년간 대구의 연간 종합건설업체 폐업은 대체로 10곳을 넘지 않았다. 2016년 4곳, 2017년 6곳, 2018년 4곳, 2019년 7곳, 2020년 5곳, 2021년 6곳, 2022년 2곳, 2023년 15곳, 2024년 9곳이었다. 올해는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18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과거 위기 국면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급증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졌고 2022년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는 건설사 유동성 경색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 시기에도 대구 종합건설업체 폐업은 지금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대구 미분양 주택이 1만호를 넘어서며 지역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는데,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사 물량 감소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올해 8월까지 대구 주거용 건축물 착공 면적은 전년 대비 약 70% 줄었다. 착공이 줄었다는 것은 몇 달 뒤, 몇 년 뒤의 공사 매출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중소 종합건설사 입장에서는 일감 공백이 곧바로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진다. 대구는 전국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집계돼 왔다. 분양이 막히면 시행사는 공사를 미루고, 금융권은 PF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한다. 결국 공사 수주를 기다리던 지역 업체들부터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된다.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공사비는 크게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겹쳤고 금융비용 역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이후 안전관리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매출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실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북구의 한 종합건설사는 채무 상환이 어려워 도산을 사유로 폐업했다. 중구의 또 다른 종합건설사는 착공 물량 감소로 일감이 끊기자 지난 7월 사업을 정리했다.
업계에서는 "공사가 있어야 인력을 유지하고 금융권과 관계도 이어갈 수 있는데, 수주 자체가 막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공급 물량이 3만호를 넘나들던 때와 비교하면 현재의 시장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공급이 급감한 이후에도 미분양 재고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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