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8개 특별·광역시 미분양 현황. <출처 한국은행>
올 들어 9월까지 대구지역 종합건설업체 폐업 수가 최악의 건설경기를 보낸 지난해보다도 두 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으로 촉발된 대구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속 공사 착공 면적 급감과 중대재해 처벌 강화까지 맞물리며 경영 환경이 악화된 건설사들이 줄줄이 도산이나 사업 포기로 폐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남일보가 1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KISCON을 통해 최근 10년 간 건설사 폐업 규모를 확인한 결과 올해 9월까지 폐업한 대구 건설사는 종합공사업 18개, 전문공사업 67개다. 문제는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규모다.
전문건설업체와 달리 종합건설업체 폐업 수는 연간 10곳 미만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9월말까지만 폐업 수가 18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발발한 미분양과 건설경기 침체기는 물론 2022년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시작된 건설기업 유동성 위기 때 보다 올해 폐업 수가 더 많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10년 간 대구 종합건설업체 폐업 수는 2016년 4곳, 2017년 6곳, 2018년 4곳, 2019년 7곳, 2020년 5곳, 2021년 6곳, 2022년 2곳, 2023년 15곳, 2024년 9곳이었다. 미분양 주택 1만호를 넘기며 주택경기가 얼어 붙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올해 폐업 수가 두 배나 더 많다.
폐업 수가 가장 적은 2022년은 2021년부터 이어진 집값 상승과 신규 공급이 연간 3만호를 넘나들면서 건설업이 호황기를 누린 시기다.
올해 종합건설업체 폐업은 대구 미분양이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많은데다 8월까지 주거용 공사 착공 면적이 지난해 대비 70% 급감할 만큼 지역 내 공사 일감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업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공사비 등 건축원가와 금융비용 상승 등 악화된 경영 환경도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대구 북구의 한 종합건설사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더 이상 채무를 변제할 수 없어 도산을 이유로 폐업했고, 대구 중구 종합건설사는 착공 물량 감소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지난 7월 사업을 포기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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