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대구 최초 어린이집 ‘성서어린이집’, 시니어클럽으로 전환…저출산이 만든 공공시설 ‘세대 교체’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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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03 18:14  |  발행일 2025-12-03
정원 163명→32명까지 감소
휴원 1년여 만에 노인기관으로 전환
“인구구조 변화 반영한 대표 사례”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 성서어린이집. 1993년 개원 당시 163명에 달했던 원아는 저출산으로 지난해 32명까지 감소했고, 현재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구경모기지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 성서어린이집. 1993년 개원 당시 163명에 달했던 원아는 저출산으로 지난해 32명까지 감소했고, 현재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구경모기지

2021년 성서어린잊비 그린리모델링 사업 완공식 당시 모습. 대구 달서구청 제공

2021년 성서어린잊비 '그린리모델링 사업 완공식' 당시 모습. 대구 달서구청 제공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 성서어린이집 놀이터. 1년 넘게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탓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다. 구경모기자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 성서어린이집 놀이터. 1년 넘게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탓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다. 구경모기자

30년 넘게 '대구 보육'의 한 축을 담당해온 지역 최초 어린이집인 '성서어린이집'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저출생으로 인한 원아 감소로 휴원한 지 1년여만이다. 성서어린이집이 폐원한 자리엔 내년 6월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인 '달서시니어클럽'이 들어설 예정이다. 씁쓸한 풍경이다.


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달서구청은 지난해 9월부터 휴원 중인 대구 성서어린이집(달서구 성서서로 89)을 리모델링해 내년 6월부터 '달서시니어클럽' 건물로 활용한다.


이는 저출생과 고령화 가속화로 노인 중심 인프라가 점차 활성화한 영향이 컸다. 대구시와 보건복지부에 확인 결과, 대구지역 어린이집 아동 수는 2020년 4만9천29명에서 2025년 3만1천249명으로 최근 5년간 36% 줄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층은 40만7천명→47만6천명으로 17% 늘었다.


성서어린이집은 1993년 성서국가산단 내 근로자들의 보육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대구 최초 어린이집이다. 개원 당시 정원은 163명에 달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저출생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아 수는 2023년 69명, 지난해 32명까지 감소했다. 결국 폐원 수순을 밟게 됐다.


그간 성서어린이집 시설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달서구청은 최근 달서시니어클럽 상황에 눈을 돌렸다. 두류3동 달서시니어클럽 건물의 경우 공간이 좁고 노후화돼 프로그램 확대나 인력 배치에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노인 일자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고령층 전용 시설 확보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지역 내 보육 수요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노인일자리 거점으로 기능을 재배치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었다"고 했다.


계명대 이재용 교수(도시계획학과)는 "이번 사례는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공공시설의 역할과 우선순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유휴 보육시설을 고령층 기반시설로 전환하는 흐름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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