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관위 회의와 6·3 지방선거 공천 면접 심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지방선거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을 이른바 '한국시리즈 방식'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현역 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먼저 예비경선을 거친 뒤 현역과 맞붙는 사실상 '결선 투표' 방식이다. 각 후보진영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식이 '현역 프리미엄'을 강화할지, 약화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최종 후보 이달 말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경북도지사 경선 방식을 발표했다. 경북도지사 경선에는 현역인 이철우 도지사를 비롯해 김재원 최고위원, 백승주 전 의원, 이강덕 전 포항시장, 임이자 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이상 가나다순) 등 총 6명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이들은 전날까지 서류·면접 심사를 거쳤다.
공관위는 앞서 예고한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을 최초로 경북에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방식은 현역을 제외한 5명이 예비경선을 거치고 이후 선출된 한 명의 후보가 이 도지사와 다시 맞붙는 것이 핵심이다. 각 후보들을 대상으로 '컷오프'(공천배제)는 하지 않는다.
예비경선은 선거인단 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가 각각 적용된다. 예비 경선 투표는 18∼19일 시행된다. 이후 선출된 한 명은 이 도지사와 최종 경선을 치른다. 21∼25일 후보 토론회와 26∼28일 본경선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29∼30일 선거인단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왜 경북에 한국시리즈냐
보수진영의 심장부로 불리는 경북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이번에도 도전자만 6명에 달하는 격전지로 분류된다. 당 공관위는 이들이 한 번에 다자 경선을 치를 경우 표가 분산돼 최종 후보의 대표성이 떨어지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위적인 컷오프(공천배제)가 부를 극심한 당내 반발을 피하는 동시에, 도전자들 간 치열한 예비경선을 통해 관심을 확대시키는 '컨벤션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에 대해 "가장 강한 후보를 국민 앞에 세우기 위한 공정한 경쟁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에서 강팀을 가려내는 방식처럼 도전자들 사이에서 먼저 경쟁을 통해 가장 강한 후보를 선출한 뒤 최종 승부를 하는 구조"라며 "정치는 경쟁을 통해 발전하며, 경북은 그 모범을 보여줄 지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국시리즈식 경선 관련 그래픽. AI 생성이미지
◆ 현역에게 유리? 불리?
지역 정치권에선 현역인 이 도지사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해석과 반대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유리하다는 입장은 비현역 5명은 예비경선부터 조직과 메시지, 자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 도지사는 최종 승부만 준비하면 되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지적한다. 즉 경선 일정을 고려하면 현역은 체력을 비축한 채 결선 국면에 들어가고, 도전자들은 예선 통과 과정에서 상처를 입거나 지지층을 소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예비경선 때 선거인단 70% 반영 방식은 조직 기반이 약한 후보에게 더 높은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역에게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자구도의 경우 표심이 흩어질 수 있지만 예비경선을 통과한 '최후의 1인'은 흩어져 있던 '반(反)이철우' 표심을 온전히 흡수하며 강력한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돌풍을 일으킨 도전자와의 1대 1 진검승부가 오히려 현역에게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방식은 현역에겐 예선 면제의 이점을 주는 동시에, 도전자 진영에는 '단일후보 프리미엄'을 부여하도록 해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숨은 관전 포인트는 현역 의원
이번 경선의 숨은 관전 포인트는 경북지역 현역 의원들이다. 표면적으론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속내는 역시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시선은 이미 이번 선거를 넘어 차차기 도지사 선거를 향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상 도지사가 새로 선출되면 재선, 3선까지 도전하는 관례상 최소 8년에서 길게는 12년까지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다. 즉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젊거나 체급이 비슷한 새 인물이 지사에 오를 경우 자신들의 차기 도지사 도전 길이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실 한 보좌진은 "당협위원장이 경선에 영향을 줘선 안 되겠지만 막후에서는 유불리에 따라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차차기 선거를 노리는 일부 의원들 입장에선 이 도지사가 3연임하는 편이 자신들의 정치 행보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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