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경북대학교 의정활동연구회 주최로 열린 경북대학교 청년 토크쇼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는 산업화 이래 '대한민국 제3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수십 년간 공고히 해왔던 도시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주거, 일자리, 임금 구조, 문화 향유 등 '삶의 기반'이 될 사회적 인프라 문제가 심화하며 도시 경쟁력이 저하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대구가 직면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지역 청년들은 과연 어떤 미래를 꿈꾸고, 무엇을 '삶'의 기본적 요소로 여기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대구 청년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경북대 의정연구회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 후보군을 초청해 도시 미래 비전을 묻는 '청년 토크쇼'를 기획한 것이다. 정치권의 약속이 선거철 구호에 그칠지, 실제 변화를 이끌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토크쇼를 주최한 박신규 경북대 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은 "나 역시 대구에서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는 청년 중 한 명"이라며 "청년이 왜 지역을 떠나는지 이야기하고,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정치권 인사들과 직접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청년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남일보가 경북대와 함께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토크쇼' 시리즈를 통해 청년들이 체감하는 대구의 현실을 전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인사들이 어떤 해답을 강구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구는 신청년 세대가 지역 변화를 이끌어야만 재도약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각종 정치적 문제가 그들을 가로막아선 안 됩니다."
4일 오전 9시, 경북대에서 열린 '청년 토크쇼'의 첫 주자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었다. 학생들이 무작위로 6·3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토크쇼 참석을 요청했고, 이 전 위원장이 가장 먼저 응답을 하면서 토크쇼 첫 주자가 됐다.
경북대 의정활동 연구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이 전 위원장은 청년 유출과 지역 정치 구조, 대구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전 위원장은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신이 체감한 대구의 위상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대학 졸업 이후 서울에서 생활하다 4~5년 전 대구로 돌아와 보니 내가 성장했던 대구와 지금의 대구가 너무 달라져 있었다"며 "도시의 위상이 예전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구 위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짚어달라는 주최 측의 질문에 이 전 위원장은 '청년 유출'을 꼽았다. 십수년간 지속된 청년층 이탈이 지역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는 미래 성장 동력의 구심점이 될 청년 세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통계를 보면 1년에 6천300명이 대구를 떠났다. 청년이 지역에 남아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가장 시급한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기득권 중심의 '배경 문화'를 지목했다. 이러한 문화가 개인의 도전과 창의성을 제한하는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형성해 지역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청년들의 '탈대구' 현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던 문화가 있었다. 특히 대구가 그런 색채가 짙었다"며 "이제는 집안 배경보다 개인이 무엇을 하고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를 보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는 창의적인 인재와 새로운 시도가 많을수록 성장한다"며 "청년들이 자신의 생각과 능력으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4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경북대학교 의정활동연구회 주최로 열린 경북대학교 청년 토크쇼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이날 이 전 위원장은 대구의 정치 구조에 대한 자성적인 목소리도 냈다. 특정 정치 세력으로 표가 집중되는 대구의 정치 전통이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정책 추진 동력을 떨어뜨려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의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이 30년 넘게 최하위권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결국 정치의 문제라고 본다"며 "대구경북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라는 자부심이 강했고, 그 과정에서 특정 정치 세력에 표가 몰리는 정치 전통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쟁이 약해지면 시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동기가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지방의 예산 확보나 기업 유치, 인프라 투자 역시 정치적 권한을 가진 인물들의 역할과 직결되는 만큼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예산을 확보하거나 기업을 유치하고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내는 일은 결국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며 "경쟁이 약한 구조에서는 시민을 바라보기보다 다른 정치적 계산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정말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을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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