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회식당의 대방어 회. 최근부터 대방어를 메인메뉴로 내놓고 있다. 대방어 회가 나오기 전에는 에피타이저가, 그 이후로 중간중간 소요리가 상을 가득 채운다.
"알려지면 곤란하다." "보도가 되지않았으면 한다."
기자로 일하면서 심심치 않게 듣던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함께 간 식당을 기사로 소개한다고 하자 친구가 걱정과 함께 전한 말이다. 맛집이나 가수 등 '나만 알고 싶은' 것들이 있다. 친구에겐 이곳이 그런 것이다. 이곳은 동인회식당이다.
상호명은 직관적이다. 대구 동인동에 자리잡은 생선회를 파는 음식점. 친구가 처음에 약속장소를 알려줬을 땐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한 동인동의 횟집인줄만 알았다. 식당에 들어서니, 아니 식당 앞에 서니 그냥 동네 횟집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느꼈다.
가게 주인이자 셰프가 그 계절에 나는 생선을 골라 내놓는다. 이 이유로 계절마다 이 식당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최근부터는 대방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뭐랄까, 형용하지 않아도 되는 대방어의 맛. 이렇게 회라는 음식은 기본에 충실하다.
방어회를 만나기 전, 에피타이저가 몇 가지 준비돼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두부와 시금치 무침, 관자와 브로콜리, 안키모(아귀 간) 등이 나왔다.
동인회식당의 소요리. 샐러드와 얇은 닭튀김이 그릇에 담겨있다.
그리고 한껏 기름이 오른 대방어가 숙성회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때부터는 일행과의 오가는 이야기와 술잔으로 상을 채우면 된다. 중간중간 소요리가 나온다. 샐러드, 도톰한 가자미무침과 튀김이 대방어로 향하는 젓가락의 속도를 조절한다.
이곳을 '가성비 오마카세'라고 하는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상 단일메뉴를 셰프가 내어준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성비라는 낱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동인회식당은 동인회식당일 뿐, 다른 수식어는 필요하지 않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다. 주류를 꼭 주문해야한다. 저렴하지는 않다. 그러나 조건을 모두 압도하는 분위기, 맛, 그리고 친절이 셰프의 손끝에 묻어 느껴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동인동에서 저녁을 보내야 한다면 동인회식당을 추천한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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